PC 케이스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눈 높이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불과 1~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2~3만원 내외의 미들타워 제품이 전체 케이스 판매량의 90% 이상을 차지했으나, 이러한 판매 패턴이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이다. 미들타워 못지 않게 미니타워 타입 제품의 판매량이 크게 높아졌고, 여기에 게이밍PC 구축을 원하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10만원 대 이상의 고가 케이스를 구매하는 경우도 눈에 띄게 늘었다.
그렇다면 PC 케이스 트렌드가 몇 년새 빠르게 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CPU와 그래픽카드의 소형화 및 발열 감소를 첫 번째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궁극적으로 케이스 디자인의 다각화를 이끌어냈고, 케이스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각도 조금씩 바뀌는 계기가 된다. 최근 뛰어난 확장성을 갖춘 큐브 타입의 미니타워 케이스가 인기를 끄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풀이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10만원 대 고가 케이스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반 유저들이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을 구매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케이스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것이 아깝다는 인식이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근래에는 굳이 하이엔드 유저가 아니더라도 고가 케이스에 관심을 갖는 유저들이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이미 상향 평준화 되어버린 PC 주요 부품에 대한 투자 대신 케이스에 더 많은 투자를 함으로써 시각적인 만족도는 높이고, 쿨링이나 소음 등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상대적으로 보급형 제품들에 비해 판매량 면에서 크게 뒤지기는 하지만,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렉탈 디자인은 어떤 브랜드인가?
'ALWAYS WITH THE DESIGN(언제나 디자인과 함께)'을 슬로건으로 하는 프렉탈 디자인(Fractal Design)은 지난 2007년, 스웨덴의 풍요로운 항구 도시이자 예술의 도시이기도 한 예테보리(Gothenburg)에서 만들어진 북유럽 스타일의 브랜드로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실용성, 합리적인 가격을 두루 갖춘 다양한 PC 관련 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설립 2년 뒤인 2009년 Define R2 시리즈가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이듬해 북미와 대만 타이페이에 지사를 설립하게 되고, 2011년에는 신제품 Arc 및 Core 시리즈 케이스로 북유럽의 대표 케이스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다. 2012년에는 파워서플라이를, 2014년에는 수랭쿨러 등을 생산하면서 명실공히 PC 종합 솔루션 브랜드로 거듭나게 된다.
프렉탈 디자인은 유행을 쫓아 제품을 만들기 보다는 자신만의 개성을 강조한 고풍스러운 디자인과 높은 성능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점 때문인지 일반 유저보다는 하이엔드 유저를 타켓으로 하는 고가 제품이 많고, 가격대도 케이스의 경우 모두 10만원 이상으로 상당히 비싼 편이다. 하지만 디자인에 대한 유저들의 만족도가 워낙 뛰어나 재구매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고, 품질을 인정받아 다수의 글로벌 PC 관련 매체들에게 어워드를 수상받기도 했다.
프렉탈 디자인, 이런 제품들 출시된다
프렉탈 디자인은 지난 4월부터 국내 하이엔드 PC 주변기기 유통의 대표주자로 할 수 있는 이노베이션 티뮤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 출시되는 품목은 케이스, 수랭쿨러, 쿨링 팬 등 크게 3종으로 나뉜다. 대표 제품은 케이스로 북유럽 특유의 깔끔한 디자인과 두꺼운 섀시 및 우수한 마감처리를 통한 튼튼한 내구성을 자랑하는 것이 특징이다.
프렉탈 디자인의 케이스는 디파인(Define), 아크(ARC), 노드(Node), 코어(Core) 등 총 4가지의 세부 브랜드로 분류되는데, 그 중 디파인은 저소음 케이스로 세계 유수의 하드웨어 포럼에서 극찬을 받은 프렉탈 디자인의 대표 제품으로 잘 알려졌다. 깔끔함과 고급스러움을 동시에 지닌 디파인 R5 시리즈는 상단 커버를 비롯해 모듈형 드라이브 베이 등 다양한 편의성을 갖춘 제품이다.
특히 소음이 적은 것으로 유명한데, 이는 전면 도어를 비롯해 사이드 패널에도 고성능 차음재를 부착했으며, 패널 두께도 상당히 두껍기 때문이다. 참고로 디파인은 소비자들의 취향을 고려해 극저소음을 위한 메탈 패널 모델과 튜닝까지 겸비한 윈도우 패널 모델로 나뉘어져 판매되고 있다. 소음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민감한 소비자라면 메탈 모델을, 시각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유저라면 윈도우 모델을 사용하면 된다.
또한 3.5인치 확장 베이와 5.25인치 확장 베이를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탈부착할 수 있으며, 전면 도어는 열리는 방향이 자유롭게 조절되게 만들었고, 사이드 패널에는 쉽게 오픈할 수 있도록 ‘Quick Release’ 시스템을 채용하는 등 사용자의 편의를 고려한 부분도 돋보인다.
쿨링에 중점을 두고 설계된 아크(ARC) 시리즈도 돋보인다. 각각 미들타워와 빅타워, 미니타워 타입으로 출시된 아크 시리즈는 케이스 전면과 상단에 넓은 타공망을 적용해 쿨링에 탁월한 효과를 보여준다. 여기에 3단계로 조절되는 팬 컨트롤러를 내장해 팬의 RPM을 사용자가 직접 조절할 수 있게 했고, 일체형 수냉 쿨러 설치가 가능해 오버클럭커를 위한 하이엔드 PC를 구성하기에도 적합하다.
참고로 미들타워와 빅타워의 경우 현존하는 모든 일체형 수냉 쿨러 설치가 가능하며, 미니타워의 경우에는 최대 280mm까지 설치할 수 있다. 또한 소음과 쿨링을 모두 잡아주는 140mm 크기의 대형 쿨링 팬을 탑재했고, 자유로운 탈부착이 가능하도록 HDD 케이지 시스템을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미니멀한 느낌을 선호하는 사용자라면 노드(NODE) 시리즈가 제격이다. 작지만 세련된 느낌을 자랑하는 노드 시리즈는 디자인과 공간활용성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어진 제품으로 HTPC의 용도로 쓰기에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총 3가지 모델이 출시되는데, 이 중 804 모델은 2중 챔버 방식으로 쿨링 효과를 높이고, 선정리가 간편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인테리어 효과와 함께 튜닝에도 적합하도록 윈도우 패널을 장착한 것도 돋보인다. 함께 출시된 605 및 304 모델은 모듈 장착 방식으로 공간 활용성 및 조립 편의성이 우수한 제품으로 알려졌다.
끝으로 코어 (CORE) 시리즈는 실용적인 케이스를 원하는 유저를 위해 출시된 제품으로 전면 메탈 브러쉬 디자인과 뛰어난 냉각 효율이 특징이다. 다른 제품과 마찬가지로 튜닝을 위한 윈도우 사이드 패널이 탑재됐고, 에어홀과 쿨링 팬, 냉각 라디에이터(240/280), 팬 컨트롤러 등 쿨링 시스템도 잘 갖춰졌다. 여기에 430mm의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넣을 수 있는 넉넉한 내부 공간과 깔끔한 케이블 정리를 위한 홀 구성, 각 부분의 먼지 필터 장착 등 남다른 특징으로 매력을 어필한 제품이다.
다음으로 수랭쿨러인 켈빈(KELVIN) 시리즈도 출시했다. T12과 S24, S36 등 총 3종으로 출시된 켈빈은 120, 240, 360mm 등 라디에이터의 다양한 라인업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특히 국내 유일의 고급형 360mm 라디에이터 제품(S36)은 극강의 오버클럭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적합한 제품이다. 또한 북유럽 특유의 세련되고 심플한 자켓, 라디에이터 디자인으로 외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잡았고, 피팅 변경, 수로 추가 (VGA)를 통해 커스텀 요소를 포함한 것도 특징이다.
끝으로 저소음에 중점을 둔 쿨링 팬도 Silent R3, Venturi, Dynamic 등 총 3종으로 출시했다. 그 중 VENTURI 모델은 떨림으로 인한 소음 방지용 러버 부착으로 소음이 상당히 낮고, DYNAMIC은 풍량과 소음의 적절한 밸런스를 위해 만들어진 제품, SILENT R3 는 Fractal의 가장 기본적인 팬으로 저소음 특화됐다.
티뮤와 프렉탈 디자인의 만남, 시너지 낼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 프렉탈 디자인은 일반 유저들이 접근하기에는 가격적으로 다소 부담스러운 제품이 많다. 케이스의 평균 가격이 10만원을 훌쩍 넘기에 쉽사리 손이 가기는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제품 자체의 품질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유통사인 이노베이션티뮤의 수준높은 A/S가 결합됐기 때문이다.
티뮤는 그간 고성능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온 경험이 있다. 불모지와 같았던 한국 메모리 시장에서 고성능 메모리인 지스킬을 판매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었고, 마찬가지로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커세어의 제품을 대표 게이밍 기어로 만들어 놓기도 했다. 이밖에 팀그룹이나 비트피닉스 등 내로라하는 글로벌 브랜드의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었던 것도 티뮤의 한 발 앞선 마케팅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큰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프렉탈 디자인은 이번에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들인 만큼 어떤 식으로 마케팅을 풀어가야 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적어도 고사양 하드웨어인 프렉탈 디자인이 고성능 PC 주변기기의 대표 유통사인 티뮤를 만났다는 점만으로 첫 단추는 제대로 끼웠다고 봐도 좋을 것이다. 다가오는 여름철 PC의 안전을 위해 업그레이드를 계획하고 있는 유저라면 쿨링과 소음에 특히 강한 프렉탈 디자인에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