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분기마다 스토리지 업계가 유심히 들여다보는 데이터가 있다. 데이터 스토리지 및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벡블레이즈(Backblaze)가 정기적으로 발표하는 HDD에 대한 불량율 보고서가 그것이다. HDD는 속도나 소음 등 성능도 따져봐야 하지만 수명을 간과할 수 없다. 고장 없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어야 좋은 HDD로 인정 받기 때문에 어느 제조사, 어떤 제품이 보다 안정적인지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HDD 스펙에 평균무고장시간(MTBF, Mean Time Between Failures)이 표기되어 있지만 이것만 봐서 얼마나 안심하고 쓸 수 있는지 알기 어렵고, 실제 경험과 차이가 크다. 이런 이유로 백블레이즈가 매번 발표하는 HDD 불량률에 대한 보고서는 HDD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지침이 되고 있다.

▲ 데이터 스토리지 및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벡블레이즈(Backblaze)

백블레이즈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클라우드 스토리지, 개인 및 비즈니스 백업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데이터센터를 통해 대규모의 스토리지를 확보,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데이터센터에 사용된 각종 드라이브에 대한 회사별, 모델별 연간 고장율을 공개한다. 벤치마크 등 특정 환경에서 진행된 테스트 결과가 아닌, 실제 사용 환경에서 발생된 데이터이고, 일반 사용 조건보다 더 까다롭다는 서버 환경에서 얻은 데이터이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매우 신뢰성 높게 평가하고 있다.

수집된 데이터도 매우 방대하다. 백블레이즈는 2013년 4월부터 데이터센터의 HDD 통계를 매일 기록하고 저장했다. HDD 제조사, 모델명, 일련번호, 상태(작동 또는 실패), 그리고 해당 드라이브에서 보고된 SMART 속성 등을 날짜 별로 저장한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약 8천 8백만 건의 항목이 기록되어 있으며, 데이터의 양만 약 23GB에 이른다. 그리고 백블레이즈는 매년 그리고 분기마다 자사의 블로그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일반에게 공개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 관계자는 물론이고, 소비자도 이를 통해 특정 브랜드 혹은 특정 제품에 대한 내구성/신뢰도 등을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HDD 구매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HGST, 불량율 1% 미만 기록… 평균치에 크게 밑돌아
가장 최근에 발표된 보고서는 지난 2월 1일 발표된 2017년 4분기에 대한 드라이브 불량율 보고서이다.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말 기준으로 93,240의 HDD가 운용되고 있으며, 이 중 1.935대는 부트 드라이브로, 91,305개는 데이터 드라이브로 사용되고 있다. 이 중 91,305개 데이터 드라이브에 대한 불량율이 보고서에 수록되어 있다. 다만 테스트 목적으로 사용된 드라이브와 통계를 보다 정확하게 내기 위해 한 모델의 드라이브 수가 45개 미만인 경우에는 제외하고 있다. 따라서 여기에 해당하는 62개를 뺀 91,243개 드라이브에 대한 통계치를 아래와 같이 공개했다.

여기서 주목해서 볼 부분이 연간 제품고장율(AFR, Annualized Failure Rate)이다. 이 항목이 0%인 것은 2017년 4분기에 해당 모델의 드라이브에 오류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HGST(모델명:HUH728080ALE600)과 Toshiba(모델명:MD04ABA500V,MD04ABA400V), WDC(모델명:WD30EFRX)가 여기에 해당한다. 다만 드라이브 수가 타 드라이브에 비해 수량이 적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드라이브 제조사별로 보면 단연 HGST가 눈에 띈다. 불량율 0%인 모델 외에 수 천대 그리고 1만대 이상 사용된 모델에서도 불량율은 1% 미만으로 매우 낮았다. Seagate는 8개 제품 중 2개만, WDC는 3개 중 1개만 1% 미만에 포함되었다. 한편 Seagate ST4000DM005의 경우 불량율이 29.0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총 60대의 드라이브 동작 일수가 1,255일이고, 불량 건수도 1건인 것을 감안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은 2017년말 기준으로 운용되고 있는 드라이브에 대한 2013년 4월(백블레이즈가 처음 드라이브 불량율을 분석하기 시작한 시기)부터 2017년 12월까지 불량율 차트이다. 특정 기간(2017년 4분기)에 대한 불량율을 담고 있는 위 표와 달리 아래 표는 사용되고 있는 드라이브의 전체 기간에 대한 불량율이다.

여기서도 HGST 제품의 불량율이 타사 제품 대비 매우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 기간 동안 불량율이 1% 미만인 제품은 총 4개로, 이 중 3개는 HGST사 제품이다. 타사와 달리 모델에 따른 불량율 편차도 HGST가 낮아 제품에 관계없이 전반적으로 내구성이나 신뢰성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모델명이 HMS5C4040BLE640인 드라이브 사용일수가 타 제품 대비 상당히 높지만 불량율은 0.,53%로 매우 낮았다.

아래는 위 차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업체별 드라이브 불량율이다. HGST가 가장 낮게 나타났으며, 평균 불량율인 2%에 크기 밑도는 수치이다.

다음은 백블레이즈가 발표하는 지난 3년(2015년부터 2017년)간 동일 모델에 대한 연도별 불량율 변화를 담은 표이다. 여기에서도 타사 제품은 연도별 불량율 변화가 크게 나타났지만 HGST 그리고 HGST의 전신인 Hitachi의 4TB 제품은 3년 내내 1% 미만의 불량율을 나타내 주목을 받고 있다.

HGST, 매년 현저히 낮은 불량율 보여
이처럼 2017년도 불량율 통계 보고서를 보면 HGST사의 드라이브가 제품군 불량율 편차가 적을 뿐 아니라 전체 불량율도 매우 낮게 나타났다. 그리고 이는 2017년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다. 아래는 2016년말에 백블레이즈가 발표한 데이터이며, 여기에서도 HGST사 제품 6개 중 5개가 불량율 1% 미만으로 나타났다. 업체별 평균 불량율에서도 평균치에 크게 밑돌았다.

2015년 12월 31일 기준으로 작성된 불량율 차트(2013년 2월~2015년 4분기)에서도 HGST의 높은 내구성과 신뢰도는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타사 대비 불량율은 매우 낮게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수년간 백블레이즈를 통해 현장에서 발생되는 드라이브 불량율이 발표되면서 시장 판도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내구성과 신뢰성 높은 HDD로 HGST를 추천하는 글을 어렵지 않아 찾을 수 있으며, 입소문을 타면서 서버 환경은 물론이고, 일반 PC에서도 HGST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HGST HDD를 국내 유통하는 에스지컴퓨터는 “최근에는 SSD의 영향으로 백업으로서 HDD 역할이 크게 강조되면서 드라이브의 내구성과 신뢰성을 많이 따지는 추세이다”며, “HGST는 최초로 HDD를 개발한 회사로, HDD 관련 다양한 원천 기술을 특허로 가지고 있으며, 최근 백블레이즈에 의해 HGST의 품질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최근 들어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밝혔다.

불량율 0% 기록
HGST 8TB Ultrastar He8 HUH728080ALE600(SATA3/7200/128M)

8TB 대용량 HDD이다. 자석 입자를 디스크 표면에 수직 방향으로 배열함으로써 단위 면적당 데이터 집적도를 높인 수직 자기 기록방식(PMR)을 사용했다. 또한 내부 충전재로 기존 공기가 아닌 헬륨 가스를 사용해 발열 문제를 덜고 동작 신뢰도를 향상시킴으로써 8TB 대용량을 구현했다. 연간 최대 550TB의 작업 부하를 처리할 수 있도록 탄탄하게 설계되었으며, 면적 대비 구현할 수 있는 용량이 높아 비용을 절감시킨다. 최대 12Gb/s 전속 속도를 지원하는 SAS 방식과 6Gb/s의 SATA III 인터페이스를 지원하기 때문에 기존 스토리지에 적용하기 쉽다. 드라이브에 남아 있는 모든 데이터를 암호화된 방식으로 즉시 삭제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생성되는 암호키로 뛰어난 보안성도 제공한다.

3년간 불량율 1% 미만 달성
HGST 4TB Deskstar HMS5C4040ALE640 (SATA3/32M)
4TB 용량을 담은 HDD이다. 엔터프라이즈 제품군에만 있는 RV 센서를 장착해 진동 때문에 발생되는 성능 저하 문제를 획기적으로 줄여준다. 따라서 NAS와 같은 극한 환경에서도 최상의 성능을 발휘한다. 갑작스러운 전원 차단으로 HDD가 손상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단계 전원 차단 기술을 써 데이터 쓰기 작업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헤드가 기록판을 긁는 불상사를 막아준다. 다섯가지 전력모드로 세밀하게 전원을 관리함으로써 저전력과 내구성을 동시에 실현했으며, 두 개의 액추에이터를 사용해 데이터 읽기 및 쓰기 정밀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데이터 서버, 8/12TB로 교체 가속화
백블레이즈의 통계 보고서를 보면 드라이브 불량율 외에 용량에 따른 트렌드도 함께 볼 수 있다. 백블레이즈는 주기적으로 용량이 낮은 드라이브를 보다 큰 용량의 드라이브로 교체하기 때문이다. 아래 표는 이러한 용량 변화를 한눈에 보여준다.

2017년 한해 동안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4TB 크기의 드라이브이며, 3TB는 일부 사용되었다가 하반기부터는 사라졌다. 8TB가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으며, 12TB도 점차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따라서 올해는 8TB가 기존 4TB 자리를 대신하고, 10~12TB가 차세대 주력 드라이브로 떠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