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D가 스토리지 시장에서 주력 제품으로 급부상하자 업계는 수년전부터 HDD의 미래를 어둡게 내다봤다.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용량 대비 비용을 따지면 HDD는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SSD가 빠르게 추격하고 있지만 테라바이트 이상의 초대용량 시장에서는 여전히 막강한 용량대비 비용을 자랑하며 HDD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격차를 더욱 넓히기 위해 HDD 업계는 갖가지 기술을 내세워 SSD에 맞서는 상황이다.
초대용량 HDD 구현을 위해 적극 나선 업체는 HGST이다. HGST는 2012년 9월 ‘헬리오실(Helioseal)이라는 기술을 처음 공개했다. 기존 공기 충전 방식으로는 점차 늘어나는 용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자 그 대안으로 헬륨 충전 기술을 제시한 것. HGST가 관련 특허를 독점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더 많은 용량을 담을 수 있으며, 발열은 낮추고, 전력효율은 높여 주기 때문에 다수의 HDD가 모여 있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환경에서는 TCO(총 소유 비용)를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HGST는 헬륨 충전 기술을 사용함으로써 10TB 벽을 깬 12TB 초대용량 HDD인 ‘HGST 12TB Ultrastar He12 HUH721212ALE600’을 시장에 내놓음으로써 시장 주도권을 쥐고 있다. 기록 밀도가 더욱 높아 서버 랙 공간을 절약할 수 있으며, TB당 중량도 감소하여 고밀도 배치에 매우 유리하다. 헬륨 충전 기술의 장점인 전력 절감과 낮은 발열에 대한 효과를 누릴 수 있으며, 내구성도 뛰어나 장기간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데이터센터와 같은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는 차세대 스토리지로서, 공간이 넉넉치 않은 일반 기업에서는 NAS를 위한 HDD로서 관심이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다.
HGST는 HDD 업계에서 맏형과 같은 존재이다. HGST는 전신인 IBM이 1956년 세계 최초 HDD를 개발할 정도로 스토리지 분야에서는 역사가 깊다. 관련 특허도 다수 가지고 있으며, 헬륨 충전 기술을 이용한 10TB 시대를 연 것도 HGST이다. 그리고 HGST는 업계 최고 용량이라 할 수 있는 12TB HDD까지 시장에 내놓으며 전통을 지닌 스토리지 기업으로서 기술력을 과시하고 있다.
12TB나 담고 있는 초고용량이라고 해서 외형상 기존 HDD와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모든 HDD가 다 그러하듯 규격화된 3.5인치 폼팩터를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안정적인 동작과 보호를 위해 메탈 재질의 바디를 사용했으며, 단단한 상판 커버는 내부 디스크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다만 일반 공기 충전 방식이 아닌 헬륨가스 충전을 사용하기 때문에 가스 누출로 인한 고장 방지를 위해 기존 HDD보다 하우징 마감 상태가 더욱 꼼꼼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눈에 봐도 상판 커버가 남다름을 알 수 있다. 틈새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우 견고하게 처리되었다.
아래는 유튜브에 공개된 HGST의 헬륨충전(헬리오실) 기술을 쓴 HDD의 분해 과정을 담은 영상이다. 커버를 여는 과정부터 만만치 않다는 것을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사용중 헬륨 가스가 누출될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반대편은 컨트롤러가 포함된 PCB가 장착되어 있다. 부품을 안쪽에 배치해 노출을 최소화했다. 외부에 의한 손상을 최소화한다.
PCB 안쪽을 보면 중앙에 자리잡고 있는 네모난 칩이 메인 컨트롤러이다. 모터 컨트롤러가 우측에 있다. 또한 256MB(2Gb) 용량의 버퍼 메모리가 메인 컨트롤러 좌측에 자리잡고 있다.
PCB 한쪽 끝에는 SATA 및 전원 커넥터가 자리잡고 있다. 최대 6Gb/s 전송 속도를 내는 SATA III 인터페이스를 쓰고 있다. HGST 12TB HDD는 SATA 인터페이스 외에 SAS 인터페이스를 쓴 모델도 있어 필요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한편 제품을 담고 있는 정전기 방지 팩에는 국내 정식 유통임을 알리는 스티커가 붙어 있다. 사후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구입 후 정품 스티커를 떼어내 HDD 표면에 붙이면 된다. 이 모델의 경우 5년이나 되는 넉넉한 보증 기간이 제공된다. 또한 HDD의 물리적 문제로 데이터 복구가 필요할 때 협력업체에 의해 복구 비용을 할인 받을 수 있다. 병행 수입의 경우 이런 혜택이 없기 때문에 정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고밀도 헬륨 충전으로 발열과 소비전력 개선
HDD는 데이터를 기록하기 위해 CD처럼 생긴 디스크를 사용하는데 이를 ‘플래터’라 부른다. 그리고 데이터를 읽고 쓰는 과정에서 플래터는 매우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 HDD 스펙에서 종종 볼 수 있는 ‘7200prm’이라고 부르는 것이 플래터 회전 속도이다. 1분에 7200번 회전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한 장의 플래터만 쓰는 경우는 거의 없고, 용량을 높이기 위해 여러 장의 플래터를 사용한다. 문제는 플래터가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공기 저항이다. 용량이 높을수록 즉, 플래터가 많을수록 공기저항은 높아지며, 이로 인해 발열이 일어나고, 성능이 떨어지는 등 갖가지 문제가 발생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HGST는 초고용량 HDD에 헬륨 충전 방식인 헬리오실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헬륨은 밀도가 약 0.18kg/m3로 보통 공기의 밀도인 1.2kg/m3와 비교해 1/7 수준으로 매우 낮다. 그만큼 내부 저항을 크게 줄일 수 있으므로 플래터가 많아지더라도 문제가 없으며,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쓸 수 있다. 무엇보다 저항으로 인한 발열도 크게 줄어들고 소음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으며, 전력소비도 낮춰준다.
▲ 헬륨 충전은 공기 저항을 줄임으로써 기존 공기 충전 방식에 비해 같은 공간에 더 많은 플래터를 넣을 수 있다. 따라서 용량 확장에 매우 유리하다. (사진 = HGST)
▲ 기존 대비 동일 면적에 저장용량을 50% 가량 증가시킬 수 있다. (이미지 = HGST)
▲ 헬륨으로 인해 플래터 저항이 줄어 회전시 발생하는 열도 줄어든다. (이미지 = HGST)
이 제품도 공기 저항력을 낮춘 고밀도 헬륨 방식을 쓰고 있다. 일반 공기가 아닌 헬륨가스로 속을 채웠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헬륨가스가 새어 나오지 못하도록 단단한 메탈 재질의 커버가 견고하게 장착되어 있다.
또한 고밀도를 구현하기 위해 수직 자기기록 방식(PMR, Perpendicular Magnetic Recording) 방식을 사용했다. 기존 평면형 기록방식(LMR, Longitudinal Magnetic Recording)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로, 2005년 HGST가 처음 도입했다. 면에 2차원 형태로 기록하는 LMR과는 달리 수직(3차원)으로 자성물질을 배열함으로써 기록밀도를 향상시켰다. 헤드가 같은 거리를 지날 때 더 많은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다.
HD영상 3천편… 4k와 VR 등 대용량 콘텐츠도 거뜬한 12테라바이트
용량은 무려 12TB나 된다. 많이 쓰는 4TB의 3배에 해당하는 용량이다. 1편에 4GB 가량되는 HD영화는 3000편이나 저장할 수 있다. 일반 MP3는 300만곡, 고음질 MP3도 120만곡을 담을 수 있다. 한 장에 5MB 정도 되는 고화질 사진도 240만장을 보관할 수 있는 용량이다. 따라서 이보다 파일 용량이 훨씬 큰 4k 영상이나 VR 관련 콘텐츠를 부담 없이 저장할 수 있다.
PC의 SATA 인터페이스에 연결, 윈도우의 디스크 관리 툴을 이용해 초기화를 하고 나면 아래 그림과 같이 쓸 수 있는 용량이 TB로 나타난다. 제품의 스펙에 표기된 12TB에 못 미치는 용량이다. 이는 스토리지를 많이 다뤄본 이들이라면 모두 이해하는 HDD 제조사와 윈도우에서 용량을 계산하는 방식이 달라 생기는 문제이다.
윈도우에서는 용량을 2진법으로 표현한다. 그러나 HDD 제조사는 10진법으로 용량을 표기한다. 이런 이유로 윈도우에서 보면 용량이 더 줄어든 것처럼 보인다. 예를 들어 1TB를 십진수로 처리하면 1,000,000,000,000B(Byte)이지만 이진수로 하면 1,099,511,627,776B(Byte)가 된다. 따라서 HGST는 10진수에 맞춰 12TB 용량을 채웠지만 윈도우는 이를 2진수로 계산함으로써 차이가 발생한다. 또한 여기에는 시스템 영역, 파티션 분할에 따른 공간 등으로 실제 쓸 수 있는 용량은 더 낮게 표시된다. 이는 HGST HDD만의 문제는 아니며, 모든 HDD제조사가 이와 같은 방식으로 용량을 표시하므로 이와 같은 오해가 발생될 수 있다.
한편 10TB나 되는 대용량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다. 음악 파일의 경우 한 곡당 4MB인 MP3를 2백여만 곡 이상 담을 수 있다. DVD 품질의 영상은 3040시간, 4k 초고화질 영상도 352시간이나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 2-Bay로 구성된 일반 NAS의 경우 RAID 0으로 묶어 총 20TB에 이르는 단일 볼륨을 만들어 용량을 더욱 늘릴 수 있다.
HDD의 정보를 볼 수 있는 CrystalDiskInfo를 이용해 HDD의 S.M.A.R.T 정보를 확인해 봤다. S.M.A.R.T.는 Self-Monitoring, Analysis and Reporting Technology의 약자이다. 자가 진단 및 분석, 보고기술을 의미하며, HDD의 신뢰성을 감시하여 잠재적인 실패 가능성을 진단, 보고하는 감시 체계이다. 디스크 회전 속도도 7200rpm으로 정상 표시되고 있다. 한편 이 제품은 거대 용량에 걸맞게 256MB 버퍼 메모리를 사용했다. HDD의 데이터 입출력 속도를 높여주므로 사용자의 체감 속도는 더욱 향상된다.
7200prm/256MB 버퍼로 빠른 속도 구현
실제 성능은 어떨까? HDD 테스트에 사용되는 몇가지 벤치마크 툴을 이용해 살펴봤다. 먼저 CrystalDiskMark를 이용해 성능을 측정했다. 연속 읽기 작업에서 263.8MB/s라는 매우 빠른 속도가 측정되었다. 쓰기 속도도 이와 비슷한 262.9MB/s로 나타났다. 기존 HDD가 200MB/s 안팎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 가량 향상된 셈이다. 물리적인 동작 방식으로 인해 SSD 속도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보급형 SSD와 큰 차이가 없는 속도를 나타내고 있다.
HD Tune Pro를 이용해 속도를 측정해 봤다. 우선 읽기 속도이다. 최대 258.1MB/s 전송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회전하는 플래터(디스크)의 특성상 안쪽으로 갈수록 속도는 떨어지며, 가장 안쪽 읽기 속도도 100MB/s 이상을 나타내고 있다.
쓰기 속도도 큰 차이는 없다. 252.7MB/s 속도부터 시작해 점차 낮아졌다. 역시 가장 낮은 속도도 100MB/s를 넘겼다.
탐색 시간도 매우 양호하다. 읽기의 경우 약 12.4ms, 쓰기는 0.337ms로 나타났다.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동시 다발적으로 액세스하더라도 빠른 속도로 탐색, 전송한다.
파일 크기당 속도를 볼 수 있는 Atto Disk 툴을 이용해 속도를 재 봤다. 8KB부터 64MB에 이르는 파일까지 쓰기, 읽기 모두 250MB/s를 넘겼다. 최대 속도도 앞서 테스트 결과와 같이 260MB/s 넘게 측정되었다. 동영상, 음악과 같은 멀티미디어 데이터는 단위 파일당 크기가 크므로 용량이 큰 데이터도 빠르게 읽고 쓸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헬륨 충전 방식으로 발열 문제도 해결
헬륨 충전방식을 쓴 HDD의 발열 상태를 보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각종 HDD 벤치마크 툴을 연속으로 실행시킨 후 CrystalDiskInfo로 온도를 살펴봤다. 실내 온도가 25도인 테스트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측정해봤지만 43도가 최대치로 나타났다. 비슷한 조건에서 45도가 넘어가는 일반 HDD와 비교하면 확실히 저발열 상태를 유지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365일 24시간 작동하는 NAS 환경에서 발열 문제 없이 안정적으로 쓸 수 있다.
동시에 열화상 카메라로 HDD의 표면 온도를 측정해봤다. 라벨이 부착된 커버 부분은 최대 37도로 측정되었다. 기판이 있는 뒷부분은 칩셋이 부착된 부분만 48도까지 올라갔으며, 그 외 부분은 전면부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 역시 일반 HDD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소음도 거의 없는 편이다. 헤드 이동에 따른 약간의 소리만 들릴 뿐 실생활에서는 소음을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이다. 특히 NAS 인클로저나 PC케이스에 장착하면 이마저 거의 들리지 않는다. 객관적 평가를 위해 idle 상태와 벤치마크 툴을 이용해 Random Access 상태에서 각각 소음을 측정해 봤다. 측정은 스마트폰 소음기 측정 앱을 사용했으며, HDD와 약 10cm 간격을 두고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idle 상태에서는 39dB에서 42dB(주변 소음 포함) 사이에서 소음계가 움직였으나 헤드 이동이 발생되는 Random Access 상태에서는 46~49dB를 나타냈다. 도서관과 같이 매우 정숙한 분위기에서나 인지될 뿐 일상에서는 거의 알아채기 어려울 정도로 소음은 낮게 나타났다.
NAS 등 대용량 스토리지 환경을 고려한 다양한 첨단 기능 적용
HGST는 단지 용량과 속도만 올리지 않았다. 엔터프라이즈 HDD의 극한에 가까운 구동 환경을 고려해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지켜낼 수 있도록 HGST의 다양한 기술을 더했다. HDD는 자기 플래터의 회전으로 인해 약간의 진동이 발생한다. 일반 데스크톱PC에서는 단일 드라이브의 진동이 시스템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지만, 여러 개의 HDD를 동시에 구동하는 NAS 시스템의 경우 각각의 HDD에서 발생되는 작은 진동은 경우에 따라 증폭되어 공명 현상처럼 더 큰 진동을 만들어낸다. 이는 소음을 유발시키고, 시스템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며, 결국 고장이나 성능 저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HGST는 이런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회전진동을 감지하는 Rotational Vibration Safeguard(RVS)를 적용했다.
보안을 위해 자체암호화드라이브(Self-encrypting drive: SED)와 ISE 기능도 들어갔다. 기존 HDD의 경우 기존 데이터를 완전히 삭제하기 위해서는 새 데이터를 덮어 써야 하지만 ISE(Instant Secure Erase) 기능을 이용하면 표준 명령 및 옵션을 사용하여 드라이브 내용을 즉각 삭제할 수 있다. 사용자가 직접 액세스할 수 없는 재할당된 블록이나 예비 블록도 효과적으로 지울 수 있다. 원리는 간단하다. HDD에 데이터를 쓰거나 읽을 때 내부적으로 암호키를 생성한다. 정상적인 드라이브 작동 중에는 모든 내부 데이터가 내부 암호키에 의해 암호화 되거나 또는 해제된다. 만일 사용자가 ISE를 실행시키면 HDD는 내부 암호키를 삭제함으로써 모든 데이터를 읽을 수 없게 만든다. 따라서 매우 효과적인 방법으로 HDD를 초기화할 수 있다.
신뢰와 안정성이 요구되는 엔터프라이즈 환경을 고려, 연간 최대 550TB의 작업부하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했으며, 250만 시간에 이르는 MTBF는 타 HDD와 비교해 높은 신뢰성을 자랑한다. 게다가 5년에 이르는 보증까지 제공되어 소비자는 더욱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이처럼 ‘HGST 12TB Ultrastar He12 HUH721212ALE600’은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스토리지, 전문가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소비자까지 데이터를 효율적이며, 안전하게 저장,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