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하려는데 어떤 그래픽카드를 사는게 좋을까요?'

PC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일 것이다. 물론 정답은 없다. 어떤 게임을 어느 정도의 해상도와 옵션에서 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그래픽카드도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가벼운 온라인 게임을 즐기고자 한다면 성능 좋은 내장 그래픽으로도 충분할 것이고, 고사양의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는 10만원 내외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할 것이다. 반대로 높은 사양의 PC 게임을 고해상도에서 돌리고자 한다면 GTX760급 이상의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장착해야 한다.

그렇다면 PC 게임과 온라인 게임을 1920X1080 이상의 해상도에서 중간 옵션으로 무난히 돌릴 수 있는 적절한 가격대의 그래픽카드는 없을까? 아마 20만원 내외의 제품이라면 유저들의 이 같은 고민을 속 시원하게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소위 메인스트림급이라 불리는 20만원 내외의 그래픽카드는 지나치게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은 성능으로 게임은 물론 각종 어플리케이션 구동과 동영상 감상 및 편집 등 다양한 작업을 하기에 적합하다.

현재 20만원에 판매되는 대표적인 그래픽카드로 AMD 라데온 HD7850과 엔비디아 지포스 GTX650Ti 부스트(BOOST)를 꼽을 수 있다. 양사의 대표 선수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두 모델은 다른 라인업의 제품들과 비교해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 소음이나 발열 등 환경적인 스트레스가 크지 않고, 적절한 오버클럭 능력까지 갖춘 것으로 알려져 게임 유저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해당 라인업에서 인기 순위 1위(다나와 자료 근거)를 달리고 있는 'SAPPHIRE 라데온 HD 7850 OC D5 2GB Dual-X'와 '이엠텍 XENON 지포스 GTX650 Ti BooST MAXX D5 2GB Twin Cool'의 특징과 성능 비교를 통해 어떤 제품이 게임 유저들에게 적합한지 알아봤다.

 '사파이어 HD 7850 OC 2GB'와 '제논 GTX650 Ti BoosT 2GB'는 어떤 제품?

AMD가 지난 2012년에 내놓은 라데온 HD7850은 메인스트림급 제품 중에서도 특히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지난 1년간 꾸준히 판매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AMD의 베스트셀러 모델이다. 현재 1GB와 2GB 모델이 판매되고 있으며, 약 3만원의 가격 차이를 보여준다.

테스트에 사용된 'SAPPHIRE 라데온 HD 7850 OC D5 2GB Dual-X'는 현재 RADEON HD7850 2GB 라인업을 통틀어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라데온 HD7850의 레퍼런스 클럭인 860MHz(GPU)/4800MHz(메모리)보다 높은 920MHz/5000MHz로 작동한다. 또한 256bit의 2GB 메모리를 탑재해 고해상도에서 빠른 속도를 보여주고, 듀얼 쿨링 솔루션으로 발열을 해소했다.

엔비디아의 지포스 GTX650 Ti Boost는 올해 3월 발표한 이후 좋은 성능과 안정성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에 안착한 제품이다. 라데온 HD7850과 마찬가지로 1GB와 2GB 모델이 공존하고 있으며, 약 3만원 정도의 가격 차이가 난다.

'이엠텍 XENON 지포스 GTX650 Ti BooST MAXX D5 2GB Twin Cool'은 GTX650Ti Boost 시리즈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제품으로 본래 클럭인 980MHz(GPU)/6008MHz(메모리)보다 약간 높은 1006MHz/6108MHz로 작동한다. 위의 RADEON HD7850보다 적은 대역폭인 192bit의 2GB 메모리를 사용하고, 이엠텍이 자랑하는 고성능 듀얼 쿨링 팬을 달아 발열과 소음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성능은 어느 정도일까?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RADEON HD7850과 GTX650Ti Boost은 가격대가 비슷한 만큼 성능도 거의 비슷하고, TDP(열 설계 전력)도 130W와 134W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메모리 대역폭이나 클럭의 차이는 있지만, 가격대나 전력 소모량은 거의 같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테스트를 그래픽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PC 게임을 통한 성능 테스트로 두 제품 간의 차이를 자세히 살펴봤다.

<테스트 사양>

- CPU : AMD A10 5800K
- 메인보드 : ASROCK FM2A85X Pro
- 메모리 : G.SKILL 8GB DDR3-2133 (4GBX2)
- SSD(HDD) : 인텔 335 시리즈(240GB)
- Power : FSP AURUM 시리즈 Gold 600

3D MARK11 그래픽 점수 (Performance / Extreme)

먼저 3D MARK11을 통해 두 제품의 대략적인 그래픽 성능을 알아봤다. 참고로 3D MARK11은 퓨처마크(FutureMark)사의 벤치마크 툴로 그래픽 성능은 물론 시스템의 전체적인 성능을 측정하는데 있어 가장 범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인 테스트인 Performance 모드와 최대한 부하를 주는 Extreme 모드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다소 상반된 결과가 도출됐다. 퍼포먼스 모드에서는 RADEON HD7850이 지포스 GTX650Ti Boost에 비해 약 10% 이상 앞서는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최고의 부하를 주는 Extreme 모드에서는 오히려 지포스 GTX650Ti Boost가 근소하게 앞섰다.

3D MARK FireStrike (DX11)

역시 퓨처마크에서 가장 최근에 출시한 3D MARK 2013 중 데스크톱PC의 성능을 알아보는데 사용되는 FireStrike를 돌려봤다. 마찬가지로 일반 모드와 Extreme 모드로 성능을 측정한 결과 모든 상황에서 라데온 HD7850이 약 10% 이상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바이오쇼크 : 인피니티 (2560X1440 / UltraDX11)

고사양 게임으로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의 성능 측정에 주로 사용되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티의 벤치마크 툴을 가장 높은 해상도인 2560X1440와 UltraDX11의 옵션으로 돌려봤다. 그 결과 RADEON HD7850이 35.4 프레임을 기록해 약 2프레임 가량 앞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구동할 때 원활하게 돌릴 수 있는 기준을 30프레임으로 잡는다. 두 제품 모두 최고 해상도에서 평균 프레임이 30을 넘겼기 때문에 게임을 하는데 큰 문제가 없는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구간에 따라 약간의 끊김 현상은 있었기에 감안할 필요는 있다. 또한 그래프에는 표시하지 않았지만 같은 옵션으로 1920X1080의 해상도에서 돌렸을 때 52~54 프레임을 기록했다. 만일 해상도를 약간만 낮춰서 플레이 한다면 더욱 자연스러운 게임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더트 쇼다운 (2560X1440 / 4xMSAA / High)

레이싱 게임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더트 쇼다운(DiRT SHOWDOWN)에서 2560X1440의 해상도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마찬가지로 RADEON HD7850이 71.2 프레임을 기록해 67.9 프레임을 기록한 지포스 GTX650Ti Boost에 근소하게 앞선 결과를 보여줬다.  물론 수치상으로는 약간 앞서기는 했으나, 두 제품 모두 높은 프레임을 기록했기 때문에 실제 게임을 할 때는 거의 차이를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다.

툼레이더 (2560X1440 / TressFX On)

주인공 라라의 흩날리는 머리결로 화제가 됐던 툼레이더 역시 상당한 하드웨어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으로 하이엔드 그래픽카드의 테스트에 주로 이용된다. 16:9 비율의 최고 해상도인 2560X1440으로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앞선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라데온 HD7850이 약간 높은 점수를 보이긴 했으나, 큰 차이로 볼 수 없는 수준이다.

하지만 결과와 상관없이 두 제품 모두 2560X1440의 고해상도에서 TressFX 옵션을 켠 상태로는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일 이 제품으로 해당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1920X1080 정도의 해상도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크라이시스3 (2560X1440 / High)

여느 게임 못지 않게 최고의 하드웨어 사용을 요하는 크라이시스3를 최고 해상도인 2560X1440으로 돌려봤을 때 다른 게임 벤치마크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다. 라데온 HD7850이 30.2 프레임으로 근소하게 앞선 것. 두 제품 모두 어느 정도의 플레이는 가능하지만, 역시 끊김없는 구동을 위해서는 해상도를 한 단계 낮출 것을 권한다.

성능은 '사파이어 HD 7850', 가격은 'XENON GTX650 Ti BOOS'가 근소하게 앞서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보면 20만원 대 제품인 AMD 라데온 HD7850과 엔비디아 지포스 GTX650Ti Boost로 고사양 게임도 어느 정도 구동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게임에 따라 2560X1440의 최고 해상도에서 높은 옵션으로 진행이 어려운 경우도 있었지만,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1920X1080 정도의 해상도라면 어지간한 게임은 큰 어려움 없이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치상으로 보면 AMD 라데온 HD7850이 게임 구동시 조금 더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물론 그 차이가 미비해 사용자가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지만, 수치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HD7850에서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제품이 더 좋다라고 섣불리 단정 지을 수는 없다. 현재 'SAPPHIRE 라데온 HD 7850 OC D5 2GB Dual-X'가 다나와 최저가 20만 8900원에 판매되고 있고, '이엠텍 XENON 지포스 GTX650 Ti BOOST MAXX D5 2GB Twin Cool'은 19만 9000원에 판매 중이다. 9000원 정도 차이가 나는 셈이다. 테스트 결과로 봤을 때 성능 차이도 5~10% 사이로 가격과 성능 모두 미비한 차이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성능에 조금이라도 더 비중을 둔다면 'SAPPHIRE 라데온 HD 7850 OC D5 2GB Dual-X'를, 가격에 비중을 둔다면 '이엠텍 XENON 지포스 GTX650 Ti BooST MAXX D5 2GB Twin Cool'를 고르는 게 더 이득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선택은 소비자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