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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에게 듣는 PC 케이스 선택의 노하우디자인 외에도 호환성과 쿨링, 섀시 등 다양한 부분 고려해야
홍진욱 기자  |  honga@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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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0.20  13:4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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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PC 케이스는 소위 '깡통'이라 불리며 천대 아닌 천대를 받았다. 그도 그럴것이 CPU나 그래픽카드 등의 부품과 달리 케이스는 PC의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그저 조립만 가능한 저렴한 제품이면 상관없다'는 인식이 많았다. 이에 기능성을 고려한 중급 케이스보다 1만원 대의 저렴한 보급형 제품이 더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근래들어 깡통이라 불리던 케이스의 위상이 조금씩 바뀌어가고 있다. 디자인에 대한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과거에 비해 크게 높아진데다, 기능과 확장성에 대한 요구도 커짐에 따라 무조건 저가 제품을 고르기 보다는 PC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줄 수 있는 실속형 제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는 것. 이에 최근에는 3~4만원 대의 제품이 케이스 시장의 주류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를 보면 인기 순위 상위권에서 1만원 대의 보급형 제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케이스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시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수 많은 케이스 중 어떤 것을 골라야 할까? 현재 판매 중인 케이스만 해도 수 천 여종에 달하기 때문에 딱히 이거다 싶은 제품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물론 평소 PC에 관심이 많거나 조립을 자주 해봤던 유저라면 선호하는 브랜드와 필요한 기능 및 가격대를 고려해 쉽게 고를 수 있겠지만, 조립이 서툰 초보자들에게는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물론 인기 순위와 유저들의 의견을 종합해 구매하는 방법도 있지만 본인의 PC에 맞는 기능과 확장성, 구매 가격 등을 꼼꼼히 따져보고 용도에 맞는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과연 케이스를 구매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고, 최근의 트렌드는 무엇인지 케이스의 이모저모를 지엠코퍼레이션(GMC, 이하 지엠씨)의 손충무 디자인 팀장과 주우철 마케팅 과장을 통해 들어봤다. 참고로 두 사람은 오랜 기간 지엠씨에서 근무한 베테랑으로 중급형 케이스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풍(風) 케이스를 비롯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탑텐 등 다양한 제품을 히트시킨 바 있다.

케이스는 쉽게 만들어진다? "NO. 수 많은 시행착오와 노력의 산물"

'케이스는 쉽게 만들 수 있다' 이 같은 생각을 하는 유저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PC 케이스는 반도체 기반의 CPU나 그래픽카드, 메모리와 비교했을 때 출시 주기도 빠르거니와 종류도 훨씬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제작이 쉬워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하나의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 그리고 비용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클 것이다. 이미 만들어진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경우라면 조금 다를 수 있으나 지엠씨처럼 디자인 및 개발을 직접 하는 회사들은 하나의 모델을 출시하기까지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한다.

   
▲ 하나의 케이스가 완성되기 위해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타켓층에 맞게 제품의 디자인과 사양을 결정하고, 목업을 만들어 출시 여부를 논의한다. 그렇게 양산이 결정되면 최종 디자인과 개발, 금형 과정을 거치고, 만들어진 샘플로 부품간 호환성 및 확장성 여부 등 여러 가지 사항을 꼼꼼하게 따진다. 얼핏 들으면 별반 대단할 게 없어 보이지만, 문제는 비용과 시간이다. 개발과 금형에 들어가는 비용이 결코 적지 않은데다, 많은 수정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적게는 6개월에서 많게는 1년 이상의 시일이 소요된다.

특히 대부분의 케이스는 중국 공장을 통해 생산되기에 더 오랜 시간이 수밖에 없다. 즉 국내에서 디자인을 하면 이를 토대로 중국 공장에서 생산이 진행되는데, 이 때 수정을 위해 여러 차례 샘플을 교환이 이루어진다. 이 과정이 개발자들의 입장에서는 가장 힘든 시기라고 한다. 의도한 대로 100% 만들기도 어렵거니와 막상 만들어졌다 해도 다른 부품과 호환성을 일일이 따져야 해서 여러 번 수정을 거칠 수밖에 없다. 또한 운 나쁘게(?) 춘절이나 노동절 같은 장기 휴무일과 겹치기라도 한다면 출시 일정은 더욱 늦춰지기 마련이다. 이처럼 혹독한 과정 속에 버려지는 제품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에 말 그대로 '선택받은 유전자'만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는 것이다.

   
▲ 손충무 지엠코퍼레이션 디자인 팀장

손충무 지엠코퍼레이션 디자인 팀장은 "모든 제품이 그렇겠지만, 케이스 역시 완성품이 양상되기까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모든 부품과 호환성 여부를 일일이 체크하고, 통풍이나 내구성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만들기 가장 까다로운 부품 중 하나가 아닌가하는 생각도 든다"라며, "하나의 케이스가 만들어지기까지 대략 40~50장 정도의 스케치가 필요하다. 어려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트렌드와 유저의 성향 등을 면밀히 분석해 디자인을 해야한다는 점에서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또한 만드는 도중 흡사한 콘셉트의 제품이 나와 전면 수정하는 일도 있고, 타켓층과 가격까지 생각해야 하는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케이스 구매시 어떤 부분을 눈 여겨 봐야 할까요?

케이스 역시 다른 부품과 마찬가지로 구매시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가격대를 미리 정해 놓는다면 선택의 폭이 줄어들겠지만, 기능이나 디자인, 확장성 등을 구매의 기준으로 삼는다면 고민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특히 케이스는 그래픽카드나 CPU 쿨러, 파워서플라이의 장착 가능 여부와 HDD, ODD, SSD 등의 주변기기와 타 부품 간 간섭 여부 등 호환성을 잘 따져봐야 하고, 여기에 심미적인 요소와 내구성도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어찌보면 모든 부품 중 가장 고민을 많이 해야 하는 품목이기도 하다.

손충무 팀장은 구매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확장성을 꼽았다. 디자인을 보고 마음에 들어 제품을 구매했지만, 그래픽카드 혹은 CPU 쿨러의 크기 때문에 조립이 어렵거나 하드디스크와 그래픽카드 간 간섭으로 고생을 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손충무 팀장은 "A/S 센터에 들어오는 문의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그래픽카드와 호환성 문제다. 특히 사이즈가 큰 하이엔드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유저라면 케이스의 내부 공간이 충분한 지를 상품 정보나 문의를 통해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설마 안 맞겠어?'라는 생각으로 제품을 구매했다가 반품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이런 피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미리 정보를 습득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쿨링도 눈 여겨 봐야할 사항 중 하나다. 내장 그래픽을 사용하는 경우라면 걱정이 덜하겠지만,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면 내부 온도가 크게 높아지기 때문에 공기 순환이 잘 되는 케이스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무조건 팬이 많다기 보다는 흡입과 배출이 제대로 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일반적인 케이스의 쿨링은 앞면을 통해 흡입된 공기를 뒷면으로 배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때 앞면을 통해 외부 공기가 제대로 흡입되지 못하면 당연히 내부 온도는 상승할 수밖에 없고, 다른 부품의 내구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이러한 점을 감안한다면 앞면에도 별도의 쿨러가 장착됐거나, 쿨러가 없더라도 흡입을 위한 충분한 공간이 마련돼 있어야 한다.

또한 구매하고자 하는 제품이 하단 파워 장착 방식인지, 상단 방식인지도 잘 고려해야 한다. 사실 최근 케이스 시장의 대세가 하단 파워 방식이다 보니 무조건 '하단 파워 방식이 좋다'는 인식이 있지만, 두 방식 간 장단점이 분명해 딱히 어떤 게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예를들어 상단 파워 방식의 경우 파워서플라이가 케이스의 쿨링에도 어느 정도 도움을 주기 때문에 내부 쿨링에 있어서는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반면 하단 파워 방식은 파워서플라이의 팬이 케이스의 바닥면에 위치하기 때문에 케이스의 쿨링에는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 즉 케이스와는 상관없이 독립 쿨링을 하게 된다. 당연히 파워서플라이의 부담이 그만큼 줄게 되고 내구성도 늘어난다. 하지만 그만큼 케이스 내부의 공기 배출 효과는 줄어들 수 있다. 이에 하단 파워 방식의 케이스를 고른다면 배출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 PC의 건강을 위해 케이스의 쿨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주우철 마케팅 팀장은 "최근 저전력, 저발열 부품이 늘면서 과거에 비해 온도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쿨링은 중요한 문제다. 특히 케이스 내부의 뜨거운 공기가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면 PC 전체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더욱 그렇다"라며, "만일 하단 파워 장착 방식의 케이스를 사용하고자 한다면 배출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제품, 예컨대 쿨러가 2~3개 정도 장착된 케이스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당장은 큰 문제가 없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품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열은 PC의 최대 적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덧붙여 "원활한 쿨링을 위해서는 케이스 뒷면과 벽면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 케이스와 벽이 너무 가까이 붙어있다 보면 배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흡입부에 먼지 유입을 막아주는 필터가 달린 제품을 고를 것을 권한다. 쾌적한 내부 환경을 위해 필터는 꼭 필요한 요인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내구성을 위해 섀시도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0.5T 이상의 두께를 가지고 있어 큰 문제는 없지만, 너무 얇은 두께로 만들어졌다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섀시가 지나치게 얇은 제품을 사용할 경우 강판이 휘거나 진동으로 인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간혹 도색이 벗겨져 염료가 떨어져 나오는 경우도 있고, 조립이 불편할 수 있다. 때문에 소위 고수라 불리는 사용자들은 특히 섀시에 많은 신경을 쓴다.

주우철 팀장은 "단가 문제로 인해 과거에 비해 섀시가 많이 얇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설계 기술력 향상으로 충분한 강성 확보와 진동 방지를 고려하므로, 1만원 대 초반의 저가 제품이 아닌 이상 큰 걱정을 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PC의 이동이 잦은 환경이나 고성능 부품들이 장착될 PC라면 가급적 두꺼운 제품이 장기적으로 유리한 점은 고려하기를 권장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입출력 포트와 전원 버튼의 위치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대부분의 케이스는 베젤 앞면 또는 상단에 사운드 입출력 포트와 USB 포트, 전원 버튼 등이 위치해 있다. 사실 '위치가 뭐가 중요하겠어?'라고 넘기는 유저들도 많지만, 오래 사용하다 보면 이 위치에 따라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질 수 있음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예를 들어 PC를 책상 밑에 두고 사용하는 경우라면 편의를 위해 상단에 포트가 있는 것이 좋고, 책상 위에 두고 쓰는 경우라면 앞면 혹은 하단에 위치하는 것이 사용상 편의성이 높다.

손충무 팀장은 "많은 소비자들이 케이스 구매 시 간과하는 부분 중 하나가 바로 전원 버튼과 포트의 위치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모바일 기기의 사용 빈도가 늘어난 요즘 포트의 위치도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다. PC를 거치할 위치를 미리 정하고 그에 맞는 제품을 구매해야 한다. 책상 위에 PC를 두고 쓰는데 포트나 버튼이 상단에 있으면 불편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책상 밑에 놓고 쓰는데, 포트가 전면에 있으면 그만큼 허리를 더 숙여야 하기 때문에 이 역시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A/S와 관련된 부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물론 A/S라는 것이 다소 주관적인 부분도 있어 '어디가 좋다'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급적 많은 소비자들의 의견과 사례를 읽어보고 평이 좋은 회사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

주우철 팀장은 "국내 케이스 업체들의 A/S는 해외에도 소문 나 있을 정도로 뛰어나기 때문에 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름 없는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만일을 위해 평이 좋은 업체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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