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게임 및 PC 시장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로 배틀필드4의 출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게임 마니아들의 로망으로 불리는 배틀필드는 새 작품이 출시될 때마다 항상 뜨거운 관심으로 모으며 FPS 게임의 대표주자로써 입지를 굳건히 다져왔다.

특히 최근 출시된 배틀필드4는 더 새로워진 프로스트바이트3 엔진을 탑재해 영화를 방불케하는 화질로 항상 새로움을 추구해왔던 게임 유저들의 탄성을 자아내고 있다. 이런 관심에 힘입어 배틀필드4는 출시 당일 PC 게임으로는 드물게 포털 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저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이슈에 목말라 있던 PC 업계에는 가뭄의 단비와 같이 반가운 소식일 수밖에 없다.

이미 많은 매체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배틀필드4를 PC에서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서는 고사양의 부품으로 구성된 시스템이 필요하다. 배틀필드4의 해상도 및 옵션별 그래픽카드 성능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얼마 전 게재된 '배틀필드4에 적합한 그래픽카드는?' 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테스트 결과를 살펴보면 1920X1080의 해상도에서 최고 옵션으로 게임을 돌렸을 때 280X의 경우 51.4 프레임을, GTX770은 49 프레임을 기록했다. 하지만 해상도를 2560X1440으로 올렸을 때는 두 제품 모두 30프레임 이하의 점수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게임을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한 기준으로 30 프레임을 잡는데, 두 제품 다 이를 못 미쳤던 것이다. 배틀필드4의 요구 사양이 얼마나 큰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일 것이다.

물론 그래픽 품질에 대한 미련을 버린다면 60만원 내외의 중급 사양PC에서도 어느 정도 실행은 가능하다. 테스트 결과를 통해 유추해 봤을 때, 1920X1080의 해상도에서 중간 이하의 옵션으로 실행한다면 10만원 초반 대의 라데온 HD7770이나 지포스 GTX650 정도의 그래픽카드로 50 프레임 내외로 플레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실적인 영상이야 말로 배틀필드4의 백미임을 감안했을 때, 이를 포기하는 것은 게임 마니아로써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결국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효과를 볼 수 있는 알짜배기 시스템을 맞추는 것이 배틀필드를 즐기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 될 것이다.

여기서 또 한가지 고민이 생긴다. AMD CPU와 AMD 그래픽카드로 구성된 플랫폼으로 갈 것이냐, 인텔 + 엔비디아의 조합으로 갈 것이냐에 대한 문제가 그것이다. 그래픽카드로만 보자면 최근 출시된 AMD 제품에 더 눈길이 가지만, CPU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인텔 플랫폼도 고민된다.

그렇다고 인텔 CPU + AMD 그래픽카드의 조합으로 가자니 이 역시 무언가 어색한 느낌이 든다. 아마 하이엔드 게임PC를 조립하려는 유저라면 이 같은 고민을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인텔로 갈까? AMD로 갈까?'에 대한 지극히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고민을 말이다. 특히 배틀필드4와 같은 대작 게임을 위해 PC를 구입하는 유저들은 더욱 갈등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에 최근 잘 나가는 인기 CPU와 중고급형 그래픽카드의 조합이 배틀필드4에서 어떤 성능을 보여주는지, 그리고 이들의 가격을 고려했을 때 어떤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이득인지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알아봤다.

AMD 플랫폼 vs 인텔 & 엔비디아 플랫폼

테스트는 AMD CPU와 AMD 그래픽카드를 조합한 AMD 플랫폼과 인텔 CPU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조합한 플랫폼으로 나눠서 진행했다. 참고로 배틀필드4는 별도의 벤치마크 툴이 없기 때문에 캠페인 모드에서 같은 구간을 반복하며 프레임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테스트를 했다. 또한 챕터에 따라 프레임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다른 벤치마크 결과들과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미리 밝혀두는 바이다.

대상 제품으로 CPU는 AMD의 8코어 프로세서인 FX 8350과 이보다 클럭이 낮은 AMD FX 8300, 6코어 프로세서인 FX 6300, 그리고 인텔의 4코어 프로세서인 코어i5 4세대 4670K과 듀얼 코어 프로세서 코어i3 4세대 4130을 선정했다. 그래픽카드는 가장 최근 출시된 AMD 라데온 R9 280X와 270X, HD7850 2GB, 그리고 엔비디아 지포스 GTX760과 GTX660, GTX650Ti Boost를 사용했다. 그래픽카드는 모 두 레퍼런스 제품을 썼다.

또한 모든 테스트는 전체 사양을 고려해 1920X1080 해상도에서 높음 옵션으로 진행했다. 최고 옵션으로 실행할 경우 프레임이 급격하게 저하되기 때문에 테스트에 사용된 그래픽카드로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테스트 사양>
- CPU : AMD FX 8350 (4.0GHz) / AMD FX 8300 (3.3GHz) / AMD FX 6300 (3.5GHz)
인텔 코어i5 4세대 4670K (3.4GHz) / 인텔 코어i3 4세대 4130 (3.4GHz)
- 그래픽카드 : 라데온 R9 280X / 270X / HD7850 2GB
엔비디아 지포스 GTX760 / GTX660 / GTX 650Ti Boost
- 메인보드 :ASRock 970 PRO3 R2.0 디앤디컴 / ASRock Z87 KILLER 디앤디컴
- RAM : 8GB (삼성전자 DDR3 4G PC3-12800 X2)
- SSD : Plextor M5 Pro Series (128GB)
- 파워서플라이 : FSP FSP600-50HPN 85+
- 운영체제 : 윈도우7 64bit

'AMD FX 8350 + R9 280X' vs '인텔 코어i5 4세대 4670K + 지포스 GTX760'

가장 먼저 AMD의 8코어 CPU인 FX 8350과 최근 출시돼 높은 인기를 얻고 있는 R9 280X로 맞춰진 시스템과 인텔 코어i5 4세대 4670K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760으로 구성된 시스템의 성능을 비교해봤다. 그 결과 'AMD FX 8350 + R9 280X'의 조합이 83 프레임을 기록해 57 프레임의 '인텔 코어i5 4세대 4670K + 지포스 GTX760' 조합에 비해 약 40% 이상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두 플랫폼의 가격을 비교하자면 AMD FX 8350이 다나와 최저가를 기준으로 19만 7100원, 280X의 약 37만원 (다나와 최저가 평균 가격)으로 약 56만 7000원이다. 또한 인텔 i5 4670K가 23만 1000원, 지포스 GTX760의 가격이 30만 6000원(다나와 인기 순위 상위 10개 제품의 평균 가격)으로 53만 7000원이다.

메인보드의 가격은 선택 하기에 따라 워낙 천차만별이라 따로 포함하지 않았다. 가격으로 보자면 AMD 플랫폼이 약 3만원 더 비싼 셈이다. 하지만 성능까지 같이 고려한다면 AMD 플랫폼의 성능이 훨씬 좋기 때문에 결국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 앞서고 있는 것.

참고로 두 플랫폼의 만원 당 성능은 AMD 플랫폼이 1만원 당 1.46점, 인텔+엔비디아 플랫폼이 1.06점으로 40% 가량 더 좋다. 배틀필드4가 그래픽카드의 종류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는데다, 멀티코어를 지원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결과가 도출됐을 것으로 보인다.

'AMD FX 8300 + R9 270X' vs '인텔 코어i5 4세대 4670K + 지포스 GTX660'

다음으로 제품의 등급을 한 단계 낮춰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AMD 조합은 FX 8300 CPU와 R9 270X 그래픽카드를 사용했으며, 인텔과 엔비디아의 조합은 앞서와 동일한 인텔 코어i5 4세대 4670K 프로세서와 지포스 GTX660 그래픽카드를 썼다. 그 결과 역시 AMD 플랫폼이 62 프레임, 인텔+엔비디아 플랫폼이 46 프레임으로 AMD 플랫폼이 약 35% 가량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두 플랫폼의 가격을 비교해 보자. AMD FX 8300이 다나와 최저가 14만 4200원, R9 270X가 약 25만 1600원으로 합쳐서 39만 5800원이다. 인텔과 엔비디아 플랫폼의 경우 인텔 i5 4670K가 23만 1000원, 지포스 GTX660 (다나와 인기 순위 상위 10개 제품의 평균 가격)이 약 21만 7700원으로 합이 44만 8700원이다. AMD 플랫폼의 가격이 5만 2900원 더 저렴하다.

가격대비 성능은 어떨까? 위와 마찬가지로 두 플랫폼의 만원 당 성능을 계산해 보면 AMD 플랫폼이 1만원 당 1.56점, 인텔과 엔비디아 플랫폼이 1.02로 AMD 플랫폼이 무려 50% 이상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절대 성능은 물론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도 AMD의 조합이 월등히 높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AMD FX 6300 + HD7850 2GB' vs '인텔 코어i3 4세대 4130 + GTX650Ti Boost 2GB'

끝으로 중보급형 시스템의 성능을 측정해봤다. AMD 플랫폼은 6개의 코어를 탑재한 AMD FX 6300 프로세서와 가격대비 성능의 최강자로 불리는 라데온 HD7850 2GB 그래픽카드로 구성했다.

이에 대항할 플랫폼으로는 최근 출시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인텔 코어i3 4세대 4130 프로세서와 엔비디아 지포스 GTX650Ti Boost 2GB를 선정했다. 그 결과 앞선 두 테스트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줬다. 성능의 편차가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AMD 플랫폼이 약 23% 더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두 플랫폼의 가격을 비교해봤다. 먼저 AMD FX 6300의 가격은 12만 4300원, 라데온 HD7850 2GB 그래픽카드의 가격은 약 19만 8000원(다나와 인기 순위 상위 10개 제품의 평균 가격)으로 합계는 32만 2300원이다. 또한 인텔 코어i3 4세대 4130은 11만 8800원, 엔비디아 지포스 GTX650Ti Boost 2GB의 평균 가격은 약 18만 4700원으로 합은 30만 3500원이다.

가격만 놓고 보자면 인텔 플랫폼이 1만 8800원 가량 더 저렴하다. 하지만 위와 마찬가지로 가격과 성능을 전반적으로 고려한다면 역시 AMD가 더 우수하다. AMD 플랫폼의 만원 당 성능은 1.48점이고, 인텔과 엔비디아 조합은 1.28로 AMD가 더 높다. 결국 세 번의 조합 모두 AMD가 승리한 셈이다.

배틀필드4, 가격대비 성능을 고려하면 AMD 플랫폼도 좋은 선택

지금까지 배틀필드4를 통해 각 플랫폼 별 성능에 대해 알아봤다. 아래의 표를 통해 위의 내용을 정리해보자면 하이엔드 CPU와 VGA의 조합에서는 'AMD FX 8350+ R9 280X'가 '인텔 코어i5 4세대 4670K + 지포스 GTX760'의 조합에 비해 성능과 가격대비 성능 등 모든 면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으며, 중고급형 제품끼리의 조합에서는 'AMD FX 8300 + R9 270X'이, 중급형 제품의 조합은 'AMD FX 6300 + 라데온 HD7850 2GB'를 사용했을 때 경쟁 플랫폼보다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CPU + VGA	성능	가격	1만원당 성능
AMD FX 8350 + R9 280X	83	56만 7000원	1.46
인텔 코어i5 4세대 4670K + 지포스 GTX760	57	53만 7000원	1.06
AMD FX 8300 + R9 270X	62	39만 5800원	1.56
인텔 코어i5 4세대 4670K + 지포스 GTX660	46	44만 8700원	1.02
AMD FX 6300 + 라데온 HD7850 2GB	48	32만 2300원	1.48
인텔 코어i3 4세대 4130 + 지포스 GTX650Ti Boost 2GB	39	18만 4700원	1.28

이 같은 결과는 아무래도 그래픽카드의 성능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배틀필드4가 멀티코어를 지원하는 게임이라고는 하지만, 역시 그래픽카드에 따른 성능의 차이가 두드러진 게임이다 보니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 물론 수많은 CPU와 그래픽카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각각의 조합에 따라 성능의 차이가 상당할 것이고, 어떤 조합으로 가느냐는 소비자들의 선택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배틀필드4는 이미 알려진 바처럼 AMD 멘틀 API를 지원하는 첫 게임이다. 그러다보니 당연히 AMD 하드웨어에 최적화 되어있을 수밖에 없다. 배틀필드4 및 이후 나올 신작 게임들이 멀티코어와 AMD의 멘틀을 지원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AMD CPU와 그래픽카드의 조합도 합리적인 선택의 하나로 주목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