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곰TV 스튜디오. 영하 10도의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수십 여명의 게임 유저들이 모여들었다. 도타2(DOTA2) 넥슨 스폰서십 리그 시즌2의 결승전 경기를 보기 위해서다. 이날 치뤄진 경기에서는 MVP 피닉스(PHOENIX)와 5인큐(5InQ)가 맞붙었고, 막판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 끝에 MVP 피닉스가 우승을 거머쥐며 스튜디오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이날 곰TV 스튜디오는 몰려든 관객으로 자리가 모두 찬 것은 물론 많은 유저들이 입장하지 못해 발길을 돌리는 진풍경도 연출됐다. 도타2의 인기가 결코 적지 않음을 단적으로 보여준 경기였던 셈이다.

지난 10월에 정식 서비스를 오픈한 도타2(DOTA2)는 미국의 게임업체 밸브(Valve)가 개발한 AOS 게임으로 현재 국내에서 부동의 PC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의 대항마로 불릴 정도로 많은 게임 유저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국내 게임 시장에서 절대강자로 자리잡은 리그오브레전드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지만, 해외 시장에서는 빠르게 성장하며 LOL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이 기대되는 게임이다.

도타2는 리그오브레전드와 유사한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5명의 플레이어가 한 팀으로 이루어지며, 상대 진영을 공격해 중심 건물을 파괴하면 승리를 거둔다.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영웅은 총 100여 종에 달하며, 공격 형태에 따라 근접과 원거리 타입의 영웅을 고를 수 있어 다양한 전술 구사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유수의 게임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게임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AMD는 게이밍 하드웨어의 선두주자 답게 도타2에도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도타2를 국내에 서비스하고 있는 넥슨과 제휴를 맺고 'AMD 도타2 아마추어리그'를 개최하는 등 도타2의 저변 확대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타2는 기존 AOS 게임과 달리 화려한 그래픽 효과를 자랑하는 만큼 꽤 높은 PC 사양을 요구한다. 공지된 권장 사양은 인텔/AMD 듀얼코어 2.8GHz CPU와 4GB 메모리, 엔비디아 지포스 8600/9600GT 혹은 AMD 라데온 HD2600/3600 그래픽카드 등으로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다. 하지만 경쟁 게임인 리그오브레전드가 내장 그래픽인 AMD APU 시스템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갔던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PC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도타2 권장사양>
CPU : 인텔/AMD 듀얼코어 2.8GHz
메모리 : 4GB
그래픽카드 : NVidia GeForce 8600/9600GT, ATI/AMD Radeon HD2600/3600
HDD : 8GB
운영체제 : 윈도우7

이에 현재 인기리에 판매 중인 다양한 가격대의 그래픽카드를 통해 도타2를 원활하게 돌릴 수 있는 제품은 무엇이며, 이들 제품의 가격대비 성능은 어떤지에 대해 알아봤다. 도타2의 권장 사양이 지포스 8600/9600GT나 라데온 HD2600/3600인 만큼 어느 정도의 성능을 갖춘 그래픽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현재 메인스트림급 그래픽카드 중 가장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으로 20만원 내외에 판매 중인 AMD 라데온 R9 270과 엔비디아 지포스 GTX650Ti Boost가 있고, 10만원 내외의 제품 중에는 AMD 라데온 HD7770과 지포스 GTX650 등이 있다. 이 4종의 그래픽카드를 통해 도타2에 최적화된 그래픽카드는 무엇인지 테스트해봤다.

도타2에 어울리는 그래픽카드는?

도타2는 벤치마크를 위한 별도의 테스트 구간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실제 플레이를 통해 프레임을 체크하는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제 대전에서는 워낙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에 객관적인 테스트가 사실상 어렵다. 그러므로 듀토리얼 과정 중 실제 전투와 유사한 구간을 반복해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측정했다.

참고로 도타2는 비디오 설정의 고급 옵션을 통해 여러 가지 그래픽 옵션을 설정할 수 있다. 안티앨리어싱을 비롯해 반사 효과와 물 효과 안개 효과, 그림자 효과, 텍스처 품질 등을 켜고 끌 수 있고, 일반 옵션에서는 해상도와 수직 동기화 여부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옵션 효과 설정을 통해 많게는 약 30% 내외의 성능 차이를 기대할 수 있다.

<테스트 사양>
- CPU : AMD A10 5800K
- 메인보드 : ASRock FM2A88X EXTREME6+ 디앤디컴
- 메모리 : G.SKILL 8GB DDR3-2133 (4GBX2)
- SSD(HDD) : 인텔 335 시리즈(240GB)
- Power : FSP AURUM 시리즈 Gold 600
- 드라이버 : 카탈리스트 13.12 / 지포스 331.82

1920X1080 해상도에서는?

먼저 1920X1080 해상도에서 모든 옵션을 켠 상태와 끈 상태의 두 가지 방식으로 테스트를 진행해봤다. 옵션을 켰을 때의 결과를 살펴보면 AMD R9 270이 가장 높은 91.5프레임을 기록했고, 다음으로 GTX650Ti Boost가 뒤를 이었다. 또한 출시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난 라데온 HD7770은 72.1 프레임으로 좋은 점수를 기록했고, GTX650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점수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다.

다음으로 모든 옵션을 꺼놓은 상태에서 플레이를 했을 때 모든 제품들이 30% 이상의 성능 향상을 보여줬다. 이번 결과 역시 앞서와 마찬가지로 R9 270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으며, 10만원 대 제품 중에서는 HD777이 GTX650과 비교해 약 35%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1680X1080 해상도에서는?

해상도를 한 단계 낮춰 1680X1080에서 게임을 진행해봤다. 해상도를 한 단계 낮췄을 때 모든 제품들이 약 10% 가량 성능이 높아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테스트 결과 전체적인 양상은 위와 비슷했다. 20만원 내외의 제품 중에서는 R9 270이 106점으로 가장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고, 10만원 대 제품간 대결에서는 HD7770이 압도적인 차이로 GTX650을 앞섰다.

끝으로 1680X1080에서 옵션을 꺼놓은 상태로 플레이를 해봤다. 역시 모든 결과가 앞서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줬다. R9 270과 GTX650Ti Boost가 높은 점수를 기록했고, 뒤이어 HD7770과 GTX650 순으로 결과가 나왔다.

'AMD 라데온 HD7770' 정도면 고해상도에서도 무난한 플레이 가능

모든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보면 DOTA2를 고해상도에서 옵션을 켠 상태로 원활하게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10만원 내외의 그래픽카드가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2560X1440 정도의 해상도에서 플레이를 한다면 1920X1080 해상도보다 약 10~20% 가량의 프레임 차이가 발생한다.

이러한 결과로 미뤄봤을 때 AMD 라데온 HD7770이 현재로써는 도타2를 즐기기에 가장 무난한 제품이 될 것이다. 1920X1080(옵션 On) 해상도를 기준으로 네 제품의 가격대비 성능은 HD7770이 가장 높다. 현재 라데온 HD7770의 평균 가격은 12만원 내외이며, 인기 제품들의 경우 11만원 초반에 구입이 가능하다.

지포스 GTX650도 평균 최저가가 11만원 내외로 HD7770에 비해 1만원 가량 저렴하다. 하지만 벤치마크 결과에서는 시종일관 30% 정도의 차이를 보여줬다. 다시말해 가격은 1만원 차이지만, 성능 차이는 그 이상이었던 것이다. 그만큼 AMD 그래픽카드가 도타2에 최적화가 잘 되어있음을 보여주는 예이기도 한다.

결과에서 알 수 있듯 도타2는 일반 온라인 게임에 비해 그리 높은 사양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대게 30프레임을 원활한 게임을 위한 기준으로 잡는데, R9 270이나 GTX650Ti Boost는 말할 것도 없고 하위 제품들도 대부분 높은 해상도와 옵션에서 50프레임 이상을 기록했다. 이 정도면 게임을 돌리는데 지장이 전혀 없는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AMD 라데온 HD7770 정도의 제품이라면 어떠한 해상도와 높은 옵션에서도 최적의 상태로 도타2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