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대표 김본환)는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의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 개정에 대한 헌법소원 심판 청구서를 오늘(31일) 접수한다.

청구인단으로는 '표현의 자유'(헌법 제21조)와 '직업의 자유'(헌법 제15조) 등의 기본권 피해를 입게 될 로톡의 광고주 변호사 회원을 비롯해 향후 로톡 서비스를 이용할 의사가 있는 대한변협 소속 변호사, 기존⋅잠재 변호사 회원을 보호하기 위해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가 함께 이름을 올렸다. 모두 60명의 변호사(법인 로앤컴퍼니 제외)다.

청구서에 따르면 지난 5월 3일 대한변협 이사회를 통과해 오는 8월 4일부터 시행 예정인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이하 개정 광고 규정)은 크게 다음 네 가지 측면에서 위헌성이 다분하다. 1)과잉금지 원칙에 반하고, 2)신뢰보호 원칙을 깨뜨렸으며, 3)평등 원칙에 어긋나며, 4)명확성 원칙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법률유보의 원칙 위반, 자유경제질서 조항 위반 등도 함께 제기됐다.

로앤컴퍼니 관계자는 "법을 업으로 삼는 변호사 단체가 법의 근간이 되는 헌법 원칙을 여러 차례 어겨가며 규정 개정을 강행했다"며 "헌법소원 제기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1)과잉금지 원칙 위반 : 직업의 자유⋅표현의 자유 제한

우리 헌법(제15조)은 "모든 국민은 직업선택의 자유를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직업의 자유를 보장한다. 이러한 직업의 자유는 '자신이 원하는 직업 내지 직종을 자유롭게 선택하는 직업선택의 자유와 그가 선택한 직업을 자유롭게 수행할 수 있는 자유(영업의 자유)를 포함'(96헌마109 결정 등)한다.

또한 우리 헌법(제21조 제1항)은 언론⋅출판의 자유를 규정하여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 여기서 의사 표현의 매개체는 어떠한 형태건 제한이 없고(2000헌가9 결정), 광고 역시 언론·출판의 자유에 의한 보호를 받는다(96헌바2 결정). 상업적 광고 표현도 보호 대상(99헌마143 결정 등)이다.

그런데 개정 광고 규정은 변호사들이 로앤컴퍼니의 로톡 서비스 등을 통하여 사건을 수임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수행할 직업 수행의 자유 등을 제한하는 동시에, 로톡 서비스 등을 통하여 광고할 수 있는 자유 등을 제한한다. 이 제한들이 과잉금지원칙 위반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1]

변협이 광고 규정을 개정하며 내세운 목적은 정당하지도 않고, 수단이 적합하지도 않으며, 침해가 최소화되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법익의 균형성도 현저히 깨져있었다.

[목적의 정당성] 대한변협은 로톡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법률시장 교란의 위험을 막고 공정한 수임질서 정착 도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검찰은 두 차례에 걸쳐 로앤컴퍼니가 변호사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즉, 변협의 개정 목적은 전제 사실부터 잘못됐다.

[수단의 적합성] 개정안을 통해서는 '공정한 수임질서 유지'라는 목적을 전혀 달성할 수 없다. 변협의 주장이 성립하려면 '로톡이 공정한 수임질서를 깨뜨린다'는 근거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변협은 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로톡은 국민들에게 필요한 법률 서비스에 대한 투명한 정보를 제공하고 폭넓은 변호사 선택권을 부여하는바, 이러한 정보 비대칭성의 해소는 법률 시장을 보다 공정하게 만드는 데 기여한다. 로톡이 사라진다면 정보 비대칭성이 심해져, '공정한 수임질서'는 더욱 악화할 것이다.

[침해의 최소성] 이번 개정안은 변호사의 온라인 광고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 등 선진국 어디에서도 로톡과 같은 '정액 광고비' 매출을 규제하는 나라는 없다. 이는 우리 헌법이 새로운 제도를 만들거나 개정할 때 그 침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정한 '침해의 최소성'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유례없는 포괄적인 금지다.

[법익의 균형성] 오는 8월부터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변호사는 광고할 자유가 침해(표현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 침해)되고, 소비자가 법률 시장에 관한 정보를 편리하게 얻을 수 있는 통로가 차단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는 막대하다.

로톡 서비스의 월간 방문자 수는 약 100만 명(2021년 5월 기준)이다. 소비자들이 법률 서비스 광고 플랫폼의 순기능, 즉 법률시장에 존재하는 정보의 비대칭성 내지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해소에 만족하고 있으며, 편리하게 법률 서비스를 검색할 수 있게 되면서 기존에는 변호사를 찾지 않았던 많은 사람들이 변호사의 조력을 구하기 위하여 법률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2)신뢰보호 원칙 위반 : 보호할 가치가 있는 신뢰이익

신뢰보호 원칙은 법치국가원리에 근거를 두고 있는 헌법상 원칙이다. 개정 시 구법 질서에 대한 보호 가치가 있고, 법률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가 커서 새로운 입법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 목적이 당사자와의 신뢰 파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면 구법 질서에 대한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지난 2014년 만들어진 로톡 서비스는 현재 2,000만 명이 넘는 의뢰인들과 4,000명에 가까운 변호사들이 자유롭게 만나며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런 규모의 서비스를 완성시키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막대한 시간과 자본을 투여했다.

대한변협과 서울변회는 두 차례에 걸쳐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가 변호사법을 위반했다"고 고발했지만, 검찰은 "억측에 불과하다"며 불기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로톡과 유사한 서비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변호사법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이 나왔다. 대한변협 역시 지난 10년간 8차례에 걸쳐 "로톡의 광고는 허용된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내렸다.

3)평등 원칙 위배 : 로톡과 다른 플랫폼과의 차별

이번 개정안은 로톡 이용 변호사와 다른 광고 플랫폼 이용 변호사 간의 차별 취급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위헌이다.

이 사건 규정 제5조 제1항에 따라 변호사 등이 광고·홍보·소개를 의뢰하거나 참여 또는 협조하여서는 아니 되는 대상의 요건은 두 가지로 ① 변호사 또는 소비자 누구로부터든 경제적 대가를 받을 것 ② 법률상담 또는 사건 등을 소개, 알선, 유인하기 위하여 변호사 등과 소비자를 연결하거나 변호사 등을 홍보, 소개하는 행위를 할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위 경제적 대가의 예시는 광고비를 포함하고 있어, 그 실질이 변호사법상 허용되는 광고비인지 허용되지 않는 중개수수료인지 여부를 따지지 않고 똑같이 금지하고 있다. 따라서 법률 플랫폼은 물론 법률상담 관련 키워드 검색 광고를 판매하는 포털사이트 광고는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또한 위 규정에 의하면 채팅 법률 상담을 서비스하는 네이버 엑스퍼트를 운영하는 네이버도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같은 주체가 운영하는 네이버 키워드 광고에 대한 광고 등 의뢰와 참여, 협조도 금지된다.

그런데 대한변협은 추가 보도 자료를 통해 네이버, 구글, 다음 등에서의 광고는 허용된다고 밝혔다. 이는 로톡 이용 변호사를 네이버, 구글, 다음 등 다른 플랫폼 광고 이용 변호사와 차별하는 것이다.

4)명확성 원칙 위배 : '참여' 또는 '협조'의 문제

대한변협은 이 사건 규정 제5조 제2항은 "변호사 등은 다음 각호의 행위를 하는 자(개인·법인·기타단체를 불문한다)에게 광고·홍보·소개를 의뢰하거나 참여 또는 협조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면서 이를 어길시 징계라고 밝히고 있다.

"참여" 또는 "협조"가 징계의 요건이지만, 무엇이 참여인지 협조인지를 정의한 조항은 없다. "적용기준이 모호하고 자의적 적용이 가능하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우려는 이미 현실화됐다. 최근 대한변협은 로앤컴퍼니의 로톡 서비스는 이 사건 규정 제5조 제2항에 의하여 금지된다고 하면서도 변호사가 자신의 홈페이지, 유튜브, 블로그 및 포털사이트(예컨대 네이버, 구글, 다음 등)를 통하여 광고를 하는 것은 금지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로톡을 운영하는 로앤컴퍼니 김본환 대표는 "이번 대한변협의 광고 규정은 당초 변호사 광고에 관한 규정을 도입했던 정보 비대칭성 해소를 통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외면하는 시대착오적인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통해 개정된 변호사 광고 규정의 위헌성을 확인받고, 로톡 이용자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청구서 작성을 주도한 법무법인 강한의 남기정 변호사(사법연수원 26기)는 "왜 온라인 광고 플랫폼이 공정한 수임 질서를 해친다고 보는지 알 수 없다"며 "누가 봐도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 광고 플랫폼을 통해 자신을 알리고 고객과 대화하려는 젊은 변호사들의 노력을 '법률시장 교란', '불공정 수임 행위'로 몰아가는 것은 직역단체에 걸맞는 태도가 아니다"고 덧붙였다.

로톡은 로앤컴퍼니가 2014년 출시한 법률 플랫폼으로 변협에 등록된 변호사의 10%가 넘는 약 4,000명이 가입돼있다. 이번 대한변협의 개정 광고 규정과 관련해 로앤컴퍼니는 이번에 청구한 헌법소원 이외에도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및 행정소송 등을 검토해 변호사 회원 보호와 사업권 보장을 위해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