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의 여러 유형 중 우측 숫자 키패드가 없는 ‘텐키리스 키보드’라는 것이 있다. 전체적인 레이아웃은 그대로 유치한 채 우측 부분만 잘라낸 형태이기 때문에 일반 키보드와 차이가 없으며, 공간 활용도가 뛰어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오른손 동선이 짧아지는 효과가 있어 마우스 컨트롤이 중요한 게이머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휴대성도 우수해 점차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추세이다. 하지만 전용 숫자 키패드가 없어 숫자 입력이 많은 사무 환경에서는 다소 불편하다. 분리된 숫자 키패드를 갖다 쓰기도 하지만 키감이 만족스럽지 못하고, 장점이었던 공간 활용 가치도 사라진다. 한미마이크로닉스는 이러한 기존 텐키리스 키보드의 단점을 해결한 신개념 키보드 ‘MANIC EX89 텐키리스PRO 게이밍기계식 RGB’를 출시했다. 키 배열 변형 없이 우측 공간을 최대한 활용, 숫자 키패드를 살려 냄으로써 숫자 입력이 매우 빠르고 자유로운 것이 이 제품의 특징이다. 내구성 좋고, 타건감이나 입력 정확도가 우수한 ‘마닉 2세대 기계식 스위치’를 써 손 끝에 전달되는 ‘손맛’도 뛰어나다. 89개의 키만으로 104/106키보드를 대체해 쓸 수 있으므로 게이밍은 물론이고, 가정과 사무실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 마이크로닉스 MANIC EX89 텐키리스PRO 게이밍기계식 RGB

‘MANIC EX89 텐키리스PRO 게이밍기계식 RGB’는 키 스위치에 따라 3가지 제품으로 구분된다. 찰랑찰랑한 키감으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청축을 비롯해 조용하고 부드러운 적축, 그리고 청축과 적축의 장점을 모두 모은 갈축 등이 있다. 스위치만 빼면 나머지는 모두 동일하므로 선호하는 키 스위치에 따라 원하는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본 리뷰는 청축 스위치가 장착된 제품으로 진행했다.

우측 숫자키패드가 없는 텐키리스 레이아웃을 가지고 있어 일반 키보드보다 작다. 가로 폭은 35.8cm로, 44~45cm가 넘는 일반 104/106 키보드보다 크기가 크게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텐키리스 키보드의 공통적 특징인 컴팩트한 크기는 공간이 좁은 책상에서도 여유롭게 쓸 수 있다. 모니터 밑으로 수납이 가능해 PC를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학습을 하거나 기타 업무를 볼 수 있다. 14~15인치대 노트북과 함께 써도 답답하지 않은 데스크 환경을 제공한다. 무엇보다 숫자 키패드의 부재로 우측 공간을 추가 확보할 수 있어 마우스의 이동 면적이 늘어난다. 마우스 작업이 많은 게임, 디자인 편집에 더욱 유용하다.

미니멀리즘을 바탕으로 한 깔끔한 디자인도 마음에 든다. 어떤 분위기에도 잘 어울리는 블랙과 화이트의 매력적인 조합은 고급스러움을 한층 강조한다. 군더더기 없는 심플함이 더해져 키보드 그 자체로도 훌륭한 인테리어 소품 역할을 해낸다.

사용 중 키보드 밀림을 방지하기 위해 바닥에 고무 재질의 피트를 덧붙였다. 바닥에 밀착되어 빠른 조작에도 안정감을 유지한다. 또한 키보드 뒤쪽에는 높낮이 조절을 위한 레버가 있다. 레버를 펼치면 뒷부분을 살짝 들어올림으로써 적당한 각도를 만들어낸다. 손목에 부담을 덜어주므로 장시간 타이핑시 피로감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 높낮이 조절 레버는 고무 재질을 덧붙여 레버를 접거나 펼칠 경우 모두 바닥에 착 달라붙는 밀착감을 유지한다.

PC와 USB로 연결된다. 케이블은 패브릭 소재를 사용해 엉킴과 단선 문제를 최소화한다. 불필요한 신호를 제거하기 위해 중간에 노이즈 필터를 부착했다. 케이블 길이는 약 1.2m 넉넉해 PC가 테이블 아래에 있어도 여유롭게 연결할 수 있다.

키보드의 주작업공간인 QWERTY 자판의 레이아웃은 기존 텐키리스와 거의 차이가 없다. 다만 이 제품이 강조하는 부분은 우측 영역이다. PgUp/PgDn, Del/Ins, Home/End와 같은 편집키가 있는 우측 위쪽 공간을 최대로 활용해 기존 3열에서 4열로 키 레이아웃을 바꿨다. 그리고 여기에 0부터 9까지 숫자키를 할당했다. 104/104 키보드에서 쓸 수 있는 숫자키를 부활시킴으로써 숫자 입력이 많은 회계 등 사무 환경에서 보다 편리하게 쓸 수 있다. 물론 PgUp/PgDn, Del/Ins, Home/End 키도 쓸 수 있다. 언제든 [Fn+백스페이스]를 눌러 숫자키와 편집키 모드 전환이 가능하다. 활용도는 낮지만 이따금 쓰게 되는 ScrLk/Pause/PrtSc 등의 키는 Fn키와 F10/F11/F12 키의 조합을 이용하면 된다. 이처럼 키는 89개로 크게 줄었지만 기존 104/106키의 편리함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Fn키와 상단 펑션키를 이용한 멀티미디어 기능도 편리함을 더한다. Fn+F1 키를 누르면 플레이어가 자동 실행되며, 볼륨 조절은 물론이고, 재생/일시정지/ 트랙이동 등을 핫키를 통해 쉽게 제어할 수 있다.

대부분 키보드에 적용된 스텝 스컬쳐 2 구조를 적용했다. 키 위치에 따라 높낮이가 다른 인체공학적인 구성으로 편안한 타이핑을 돕는다. 키캡은 안쪽으로 들어간 원통형 구조로 손끝에 닿는 부담을 줄였다. 키캡과 손끝이 순간적으로 맞닿는 면적이 넓어지므로 물리적 충격을 덜고, 장시간 타이핑에서도 피로감을 줄여준다.

스페이스키를 포함해 엔터, 시프트 등 좌우 길이가 긴 일부 키에는 스테빌라이저를 적용했다. 축의 뒤틀림을 방지하는 스테빌라이저는 적은 힘으로 어느 부분을 눌러도 정확하게 입력 처리가 되도록 돕는다. 따라서 키를 누르는 방향과 위치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타이핑 오류 문제를 해결한다. 누르는 위치에 따라 압력이 비슷하게 전달되므로 피로감도 적다.

각각의 키캡은 ABS 재질을 사용했으며, 이중사출 방식으로 뽑아내 내구성이나 손끝에 닿는 촉감이 뛰어나다. 각인이 거의 반영구적으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으며, 키 스위치에서 발광하는 LED 불빛이 또렷하게 전달되어 가시성을 높여준다. 한글 부분까지 이중사출로 깔끔하게 처리했다.

기존 마이크로닉스 키보드와 마찬가지로 2세대로 업그레이드된 ‘마닉(MANIC) 기계식 스위치’를 사용했다. 한미마이크로닉스가 직접 개발에 참여해 국내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마닉 스위치는 테스트 절차를 강화해 내구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6천만회에 이르는 꽤 긴 수명을 가지고 있으며, 쫀득한 느낌의 타건감을 선호하는 게이밍 시장 특성을 고려해 디자인되었다. 타건음 또한 경쾌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키 스위치는 기존 체리 호환 방식의 기계식 키보드와 큰 차이가 없어 키보드를 바꾸더라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지금까지의 기계식 키 스위치 특성을 유지하면서 키를 눌렀을 때의 확연한 구분감이나 키압과 키감 등이 우수한 편이다.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클릭 타입의 청축 스위치를 쓴 것으로, 키를 누르는 중간에 걸리는 느낌이 있으며, 딸각 소리가 특징이다. 기계식 키보드의 입문용으로 많이 추천된다. 키 입력이 확실하게 느껴져 FPS나 RTS 장르의 게임용으로 적합하다. 다만 소음을 유발해 여러 명이 함께 있는 사무실과 같은 곳에서는 부담스럽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한마마이크로닉스는 우선 청축 외에 적축과 갈축 스위치를 적용한 제품도 내놓고 있다. 적축은 딸각거리는 소리 없이 부드럽게 들어가는 리니어 타입 스위치이다. 키 입력이 매우 부드럽고, 조용해 타이핑이 많은 환경에서 쓰기에 적합하다. 그만큼 손 끝에 전달되는 압력도 낮아 타이핑에 따른 피로도도 매우 적은 편이다. 청축과 적축의 장점을 모두 모든 갈축은 키를 누르면 입력시 청축처럼 구분감은 있지만 적축처럼 가볍고 상대적으로 조용하다. 키 스위치만 다를 뿐 크기나 형태, 성능과 기능은 모두 동일하므로 취향에 따라 청축과 적축, 갈축 중에서 선택하면 된다.

이 제품의 외형적인 하이라이트는 RGB LED이다. 평상시에는 절제된 듯한 디자인으로 모던한 느낌을 주지만 PC 전원이 켜지는 순간 키보드 전체에 화려한 빛이 쏟아져 또 다른 반전 매력을 보여준다. 각각의 키 스위치는 RGB LED를 품고 있으며, 단일 컬러가 아닌 무한대에 가까운 16만8천 색상의 RGB 라이트로 환상적인 빛의 향연을 연출한다. 물론 키캡 위에 인쇄된 문자 위로 빛이 투과되어 어두운 곳에서 오타 없는 정확한 타이핑을 도와준다.

RGB LED는 14가지에 이르는 애니메이션 효과로 밤 하늘 오로라와 같은 극적인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레인보우, 웨이브, 숨쉬기, 별빛, 계단, 번짐, 라이징 등 다양한 효과를 FN+F9키의 조작으로 쉽게 변경할 수 있다. 그날 기분에 따라 원하는 RGB 모드로 공간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 물론 LED의 밝기, 그리고 애니메이션의 속도, 방향도 FN키를 통해 제어가 가능하다. 다음은 ‘MANIC EX89 텐키리스PRO 게이밍기계식 RGB’’의 다양한 LED 효과를 담은 영상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RGB로 각 키의 LED 컬러를 지정할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모드도 지원한다. 총 5가지의 사용자 모드 저장이 가능하다. 특정 게임에서 주로 쓰는 키에 대한 강조를 위해 사용하면 효과적이다.

이 밖에도 전체 키에 대한 무한 동시 입력(안티고스팅 기술)이 적용되어 여러 개의 키를 동시에, 그리고 빠르게 입력해도 정확하게 적용된다. 순간적으로 많은 키를 동시에 눌러야 하는 대전 액션 게임이나 리듬 게임에 효과적이다. 금융권 사이트나 공인인증서 등에서 키보드 보안 프로그램과 충돌 문제가 없도록 6키 모드도 제공된다. 1000Hz에 이르는 폴링레이트, 즉 PC와 키보드 간에 초당 1천번의 데이터를 주고받는 빠른 속도를 보여준다. 빠른 입력과 정밀한 컨트롤이 요구되는 게임에서는 필수적인 기능이다. 윈도우키 잠금 기능도 있어 게임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이상 살펴본 바와 같이 ‘마이크로닉스 MANIC EX89 텐키리스PRO 게이밍기계식 RGB’는 콤팩트 크기로 공간 활용성이 뛰어나면서도 숫자키를 포함한 104/106 키보드의 편리함을 그대로 살려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레이아웃으로 사용자의 편리함을 더한 혁신적인 제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숫자키패드의 부재로 그동안 텐키리스 키보드 구매를 꺼려했던 많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는, 키보드의 패러다임을 바꾼 제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