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PC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신제품 중 하나로 AMD가 지난 11월 중순께 선보인 라데온 RX6000 시리즈 그래픽카드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경쟁사 역시 바로 직전에 지포스 RTX3000 내놓은 터라 이번 신제품에 대한 관심이 다른 어느 때보다 뜨거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10월 29일, AMD의 CEO인 리사 수가 빅나비를 처음 공개했을 때 유저들의 반응을 그야말로 폭발적이었다.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성능에 '이제는 라데온을 구매해도 될 때'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수급 문제로 소비자의 뭇매를 맞고 있었던 터라 라데온의 선전이 그 어느 때보다 반가웠던 것이다.

코드명 빅나비로 불리는 AMD 라데온 그래픽카드는 RX6900XT와 RX6800XT, RX6800 등 총 3종으로 출시됐다. 그간 경쟁사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했던 AMD가 절치부심 끝에 내놓은 신제품인 만큼 이전 세대와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에 지난 18일 출시된 AMD 라데온 RX6800XT와 RX6800의 레퍼런스 제품을 통해 달라진 라데온 그래픽카드의 특징과 게이밍 성능에 대해 알아봤다. 참고로 최상위 모델인 라데온 RX6900XT는 오는 12월 8일 출시될 예정이다.

달라진 'AMD 라데온 RX6800 시리즈'

'AMD 라데온 RX6800XT'와 'RX6800'는 새로운 RDNA2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전 세대와 비교했을 때 많은 부분이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7nm의 미세 공정과 128MB에 달하는 인피니티 캐시 메모리, 실시간 레이트레이싱 지원 등은 본 제품의 매력을 어필하기에 충분한 장점이라 할 수 있다.

가장 큰 특징으로 전력대비 성능이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AMD의 발표에 따르면 RDNA 기반의 라데온 RX5000 시리즈의 경우 이전 세대 대비 50% 가량의 전력대비 성능 향상이 있었지만, 이번 신제품은 그보다 더 높은 54%의 전력대비 성능 향상으로 전력과 성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기능으로 SAM(Smart Access Memory) 기능을 꼽을 수 있다. 이는 그래픽카드 메모리에 CPU가 바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인 메모리 액세스 방식에 비해 더 빠른 속도를 구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PCIe 4.0 인터페이스와 함께 사용했을 때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참고로 SAM 기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새롭게 출시된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프로세서와 AMD 500 시리즈 메인보드의 조합으로 시스템을 구현해야 한다. 또한 바이오스에서 이 기능을 활성화해야 하기에 초기 설정이 다소 번거로울 수 있으나, 성능 향상의 폭이 기대 이상으로 크다고 하니 사용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AMD 라데온 RX6800 시리즈' 성능은?

다음으로 벤치마크 및 인기 게임 테스트를 통해 'AMD 라데온 RX6800 시리즈'의 성능을 알아봤다. 테스트는 앞서 말한 SAM 기능을 활성화한 상태에서 진행했으며, 비교 대상으로 경쟁사의 동급 제품군은 RTX3080 및 RTX3070을 선정했다.

<테스트 사양>
CPU : AMD 라이젠9 5900X
MB : ASUS ROG CROSSHAIR VIII FORMULA
RAM : PATRIOT DDR4-3600 CL18 VIPER STEEL
SSD : Seagate 바라쿠다 Q5 M.2 NVMe
PSU : FSP HYDRO G PRO 850W 80PLUS Gold Full Modular

먼저 3D MARK FireStrike와 TimeSPY 테스트를 돌려 그래픽 성능을 알아봤다. 3D MARK FireStrike에서는 'AMD 라데온 RX6800 시리즈'가 지포스 RTX3070 및 RTX3080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라데온 RX6800XT'는 경쟁 제품은 지포스 RTX3080을 25% 가량 앞서는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TimeSPY 테스트에서는 이와는 조금 다른 결과를 보여주었다. 라데온 RX6800XT와 지포스 RTX3080가 거의 비슷한 점수를 기록한 가운데, 라데온 RX6800은 역시 경쟁 제품은 RTX3070보다 약 15% 가량 높은 성능을 기록했다.

다음으로 인기 게임인 파이널판타지 XIV를 UHD(3840X2160)와 QHD(2560X1440)의 해상도에서 울트라 옵션으로 구동한 후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테스트 결과 지포스 RTX3080이 근소하게 RX6800XT를 앞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RX6800과 RTX3070의 대결에서는 RX6800이 모든 해상도에서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사양 게임인 쉐도우 오브 툼레이더를 UHD(3840X2160)와 QHD(2560X1440)의 해상도에서 구동한 후 평균 프레임을 측정해봤다. 테스트 결과 앞서와 마찬가지로 RTX3080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가운데, RX6800XT가 이를 바짝 뒤쫓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라데온 RX6800은 경쟁 모델인 RTX3070보다 소폭 앞서는 점수를 기록했다.

이러한 양상은 토탈워 : 워해머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RTX3080이 가장 높은 프레임을 기록했고, RX6800XT가 근소한 차이로 2등을 차지했다. 반면 중급형 라인업의 싸움에서는 RX6800이 RTX3070을 꾸준히 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끝으로 온라인 게임인 오버워치를 통해 성능을 비교한 결과 라데온 RX6800XT와 지포스 RTX3070은 서로 앞서거니 뒤서거리하며, 근소한 차이를 보여주었다. 다만 RX6800은 RTX3070에 비해 20% 이상 앞서는 프레임을 기록하며, 두 제품 간 적잖은 성능 차이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내가 알던 라데온 맞나?' 괄목할 만한 향상 이뤄낸 'AMD 라데온 RX6800 시리즈'

테스트를 통해 살펴본 'AMD 라데온 RX6800 시리즈'의 성능 향상은 게이머의 마음을 홀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놀라운 수준이라 할 수 있다. 이전 세대인 RX5000 시리즈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향상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물론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지포스 RTX3080과 비교하면 대체적으로 근소하게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두 제품의 가격 차이를 감안한다면 소위 말하는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는 오히려 RX6800XT가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아직까지 국내 수입되는 제품의 수량이 넉넉치 않아 구입이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이제는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도 좋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만큼의 향상을 이뤄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