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는 성능에 따라 최상위 라인업과 고급형, 중급형, 보급형 등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AMD 라데온 R9 290X나 엔비디아 지포스 GTX780Ti 등을 최상위 라인업으로 분류하고, AMD 라데온 R9 280 혹은 지포스 760급의 제품을 고급형으로 나눈다. 반면 메인스트림급으로 불리기도 하는 중급형 시장은 다른 라인업에 비해 제품의 범위가 상당히 넓은 편이다. AMD R9 270/R7 260, HD7770을 비롯해 지포스 GTX 660/650Ti/650 등의 제품이 이에 속한다. 물론 정해진 기준은 따로 없다.

▲ SAPPHIRE 라데온 HD 7770 1GB (이미지 출처 : 다나와)

이 모든 라인업 중에서 중급형, 특히 10만원 초반대의 제품군은 언제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다른 제품들에 비해 가격 부담이 덜하고, 어지간한 온라인 게임은 충분히 돌릴 수 있을 정도의 성능을 갖춰 가장 대중적인 제품으로 꼽힌다. 10만원 초반의 그래픽카드로 고사양의 PC 게임을 구동하기는 어렵지만, 최근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는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은 높은 옵션에서도 충분히 가능해 일반 게임 유저는 물론 PC방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가장 판매량이 많은 메인스트림급 그래픽카드를 고르라면 엔비디아 지포스 GTX650과 AMD 라데온 HD7770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장 최근에 출시된 AMD 라데온 R7 시리즈도 중급형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아직까지 초기이다보니 종류가 많지 않아 완전히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이엠텍 HV 지포스 GTX650 OC Edition 1GB (이미지 출처 : 다나와)

그러다보니 10만원 초반대의 엔비디아 지포스 GTX650과 AMD 라데온 HD7770은 출시된 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현재 판매되고 있는 중급형 그래픽카드 중 가격대비 성능은 물론 와트당 성능 면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내로라하는 그래픽카드 제조사에서 높은 클럭과 독창적인 쿨링 솔루션을 적용한 다양한 변종 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현재 인기있는 온라인 게임 중 꽤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몇몇 게임과 일반 PC게임을 통해 두 제품의 성능을 알아보고, 흔히 말하는 가격대비 성능비 면에서 어떤 제품이 우수한지 살펴봤다.

게임 통해 알아본 'GTX650 vs HD7770', 가격대비 성능은?

<테스트 사양>

- CPU : AMD A10 5800K
- 메인보드 : ASRock FM2A88X EXTREME6+ 디앤디컴
- 메모리 : G.SKILL 8GB DDR3-2133 (4GBX2)
- SSD(HDD) : 인텔 335 시리즈(240GB)
- Power : FSP500-50HPN 85+

테스트 시스템은 AMD A10 5800K 프로세서와 ASRock FM2A88X EXTREME6+ 디앤디컴 메인보드의 조합으로 선택했다. 메모리로는 이노베이션티뮤가 유통하는 지스킬의 8GB DDR3-2133 (4GBX2)을 선택했고, 파워서플라이는 스파클텍이 내놓은 FSP600-50HPN 85+를 장착했다.

참고로 GTX650의 TDP(열 설계전력)은 64W, HD7770은 80W로 두 제품 모두 100W 미만이기에 정격 400~500W 정도의 파워서플라이라면 무난하게 쓸 수 있다. 물론 CPU나 기타 부품의 장착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GTX650/HD7770을 탑재한 어지간한 시스템의 출력이 250W를 넘기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500W를 넘는 높은 용량의 파워서플라이는 필요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테스트에 사용된 그래픽카드는 모두 레퍼런스 제품으로 GTX650이 1058MHz의 코어 클럭과 5000MHz의 메모리 클럭으로 작동하고, 1GB 메모리를 탑재했다. 반면 HD7770은 1000MHz의 코어 클럭과 4500MHz의 메모리 클럭으로 작동하고, 메모리 용량은 1GB다.

3D MARK FireStrike

먼저 그래픽카드의 성능 측정에 가장 많이 쓰이는 FutureMark사의 벤치마크 프로그램 3D MARK FireStrike를 돌려 그래픽 점수를 알아봤다. 결과는 라데온 HD7770의 압승이었다. HD7770은 2845점으로 2210점을 기록한 GTX650에 비해 약 30% 가량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물론 3D MARK의 점수가 모든 것을 대변할 수는 없지만, 그래픽 점수를 알 수 있는 가장 범용적인 툴이라는 점에서 높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도타2 (DOTA2)

다음으로 지난 10월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도타2(DOTA2)를 통해 두 제품의 성능 차이를 알아봤다. 참고로 도타2는 밸브(Valve)가 개발한 AOS 게임으로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 도타2는 AOS 게임으로는 상당히 높은 사양을 요구한다. 5:5 상황에서 풀옵션으로 원활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HD7770 혹은 GTX650 이상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듀토리얼 과정에서 1920X1080의 해상도로 두 제품을 돌려 프레임을 측정한 결과 3D MARK와 마찬가지로 HD7770이 크게 앞선 점수를 기록했다. HD7770은 72.1 프레임으로 GTX650에 비해 약 30% 정도 빠른 속도를 보여줬다. 물론 실제 플레이에서 변수가 있을 수 있지만, 70점 이상의 높은 프레임을 기록한 이상 사양이 부족해 고민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블레이드 앤 소울

엔씨소프트가 서비스 중인 블레이드 앤 소울은 온라인 게임 중에서도 무척 높은 사양이 필요해 최고 옵션으로 원활하게 구동하기 위해서는 10만원 대 이상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제품으로 1920X1080의 해상도에서 Ultra 옵션으로 프레임을 체크한 결과 역시 다른 온라인 게임에 비해 힘겹게 돌아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라데온 HD7770은 37.1 프레임을, GTX650은 33.4 프레임을 보여줬고, 두 제품 간 차이는 10% 수준이었다.

아키에이지

블레이드 앤 소울과 함께 고사양 온라인 게임의 대표 주자로 불리는 아키에이지를 돌려 성능을 측정해봤다. 참고로 아키에이지는 엑스엘게임즈가 서비스 중인 MMORPG로 최근 인기가 주춤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많은 유저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대표 온라인 게임 중 하나다. 테스트 결과 라데온 HD7770은 44.7 프레임, GTX650은 37.9 프레임을 보여줘 약 20% 정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이온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역시 온라인 게임 중에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이다.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수년이 지났음에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인기를 자랑하는 MMORPG의 대표 게임 중 하나로 지난 2009년을 전후로 PC 업그레이드 붐을 주도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다.

테스트에서는 라데온 HD7770이 40.9 프레임으로 우위를 점한 가운데, GTX650도 36.3 프레임으로 근접한 점수를 기록했다. 점수 면에서는 HD7770이 높긴 했으나 그 차이가 다른 테스트 결과에 비해 크지 않았다는점은 주목할 만하다.

디아블로3

최근 확장팩에 대한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금 게임 마니아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디아블로3는 10만원 이하의 GT640이나 HD7750 급 제품으로도 큰 문제없이 구동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제품의 테스트 결과 라데온 HD7770가 승리를 거뒀고, 차이는 대략 20% 내외였다.

배틀필드4

현존하는 PC 게임 중 가장 높은 사양을 요구한다는 배틀필드4를 돌려봤다. 사실 배틀필드4는 워낙 높은 사양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래픽 옵션을 조금만 높여도 두 제품으로는 원활한 플레이가 어렵다. 때문에 해상도는 1920X1080에서, 그래픽 옵션은 중간으로 놓고 게임을 실행했다.

테스트 결과는 앞서와 비슷했다. HD7770이 32.3 프레임으로 GTX650을 10% 내외 차이로 앞섰다. 옵션이나 해상도에 타협을 본다면 두 제품으로도 구동이 가능하지만, 제대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AMD 라데온 R9 270 혹은 GTX660 이상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트 쇼다운

레이싱 게임으로 유명한 더트 쇼다운의 벤치마크 툴을 돌려본 결과 HD7770이 큰 차이로 앞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HD7770은 72.6 프레임을 기록해 GTX650에 비해 약 30% 이상의 높은 성능을 보여줬다.

전력 소모 (W)

풀로드시 시스템 전체의 전력을 측정해 두 제품의 전력 소모 차이에 대해 알아봤다. 앞서 말했듯 두 제품의 TDP는 GTX650가 64W, HD7770은 80W로 그리 높지 않은 수준이다. 어떤 시스템을 구성하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인텔 코어 i3 정도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PC라면 200W를 넘는 일이 거의 없기에 400~450W 정도의 파워서플라이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물론 정격 제품을 써야함은 당연한 말이다.

측정 결과 HD7770이 170W, GTX650이 165W로 GTX650이 조금 더 적게 나왔다. 하지만 앞서 성능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보면 와트당 성능 면에서는 HD7770이 확연히 높다. 두 제품의 실제 전력 소모량은 5W 내외의 차이였지만, 성능은 20% 내외였기 때문에 1와트당 성능은 HD7770이 대체적으로 높다고 볼 수 있다.

가격대비 성능은?

소비자들이 중보급형 그래픽카드의 선택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가격대비 성능'일 것이다. 아무래도 10만원 안팎의 적잖은 비용이 지출되는 제품들이다 보니, 성능과 가격을 동시에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앞선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두 제품간 가격대비 성능을 살펴봤다.

가격대비 성능은 현재 판매되고 있는 두 제품 중 인터넷 가격비교 사이트에서 인기 순위 상위 10개 제품의 평균 가격을 조사해 이를 1만원 당 성능으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구했다. 두 제품의 평균 가격은 GTX650이 약 10만 7300원, HD7770이 약 12만 7700원으로 2만원 정도 차이를 보인다. 생각하기에 따라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는 차이다.

먼저 3D MARK 점수로 알아본 가격대비 성능은 라데온 HD7770이 223점, GTX650이 205점으로 HD7770이 높았다. 아울러 도타2도 HD7770이 3D MARK와 비슷하게 10%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아이온은 프레임의 차이가 크지 않다보니 가격이 저렴한 GTX650이 0.1점 가량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이밖에 다른 게임들 역시 비슷한 점수를 보여줬던 점으로 미루어봤을 때 대부분의 게임에서 라데온 HD7770의 가격대비 성능이 GTX650 보다 뛰어난 것을 알 수 있다.

	평균 가격	3D MARK	도타2	아이온
GTX650	10만 7358원	205	5.2	3.3
HD7770	12만 7741원	223	5.6	3.2

온라인 게임을 위한 가격대비 성능의 갑(甲)은 'AMD 라데온 HD7770'

테스트 결과를 종합해 보면 벤치마크 프로그램과 온라인 게임, PC 게임을 돌리기에 가장 적합한 중보급형 그래픽카드는 'AMD 라데온 HD7770'인 것으로 확인됐다. AMD 라데온 HD7770은 성능은 물론 가격대비 성능 면에서도 경쟁 제품인 엔비디아 지포스 GTX650을 누르며 최강자로써 손색이 없음을 보여줬다.

올해도 온라인 게임 시장에는 어김없이 다양한 기대작이 출시될 예정이고, 그래픽카드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이다. 디아블로3의 확장팩이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며, 온라인 게임으로는 상당히 높은 사양을 요하는 검은사막도 머지않아 정식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민게임으로 자리잡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도 패치 후 요구 사양이 높아져 고해상도, 풀옵션에서 원활한 플레이를 하기 위해서는 과거보다 높은 성능의 그래픽카드가 필요하다.

물론 최근 출시된 내장 그래픽 기반의 프로세서 성능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실감나는 영상으로 게임을 즐기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그래픽카드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에 현명한 유저라면 '가격대비 성능'이 좋은 제품이 무엇인지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AMD 라데온 HD7770은 중보급형 그래픽카드를 구매하고자 하는 유저들에게 '온라인 게임을 위한 고민 해결사'로써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