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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벽 깰까? 인터넷 연결 필요 없는 웨어러블 번역기 ‘일리(ili)’한국어→일어 단방향 번역… 해외여행에 최적화
이준문 기자  |  jun@newsta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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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10:4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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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설국열차에서 기억에 남는 장면 중 하나는 배우 송강호씨가 쓴 실시간 통·번역기이다. 일부 비속어는 오류를 일으키긴 했지만 실시간에 가깝게 통역함으로써 언어가 다른 두 사람 사이를 완벽하게 이어줬다. 아직은 먼 미래의 얘기 같지만 이미 시중에는 여러 번역기가 나와 실생활에서 활용되고 있다.

일본 스타트업 기업인 로그바가 국내 시장에 선보인 ‘일리(ili)’는 인터넷 연결 없이 어디서든지 쓸 수 있는 번역기이다. 가볍고 작은 크기로 휴대가 간편하고, 인터넷 연결 없이 버튼을 누르고 말하면 바로 번역된 결과가 스피커로 출력되어 언어장벽 없이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누구나 쓸 수 있는 쉬운 사용법, 그리고 비교적 빠른 번역 기능을 제공하며, 해외 여행에 최적화된 번역기술을 넣어 언어장벽 불편을 덜어준다.

   
▲ 로그바 일리(ili)의 구성품

휴대 및 사용에 최적화된 디자인
‘일리(ili)’ 개발사인 로그바는 이 제품을 웨어러블 번역기로 소개하고 있다. 장갑이나 안경, 옷처럼 흔히 봤던 형태는 아니지만 목에 걸어 간편히 휴대하고, 필요할 때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태는 매우 간결하고 단순하며, 가볍다.

   
 
슬림한 바(bar) 타입이다. 한손으로 쥐기에 적합하다. 모서리 부분을 라운드로 디자인해 그립감도 좋다. 버튼의 위치는 엄지나 검지로 쉽게 누를 수 있는 곳에 있다. 번역에 사용되는 메인 버튼은 중간에 있어 오른손잡이나 왼손잡이 모두 쓰는데 문제는 없다. 측면 버튼은 필요에 따라 검지나 엄지를 이용하면 된다.

   
 
목에 걸어 휴대할 수 있도록 밑에는 작은 고리 부분이 있다. 함께 제공되는 목걸이를 연결하면 된다. 여행 중에는 목에 건 상태로 휴대하다가 번역이 필요하면 즉시 이용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디자인이다.

   
 
   
 
목에 걸어도 전혀 부담이 없도록 매우 가볍게 만들었다. 제품 스펙에 표기된 무게는 42g이며, 가정용 저울로 쟀더니 43g으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 바지나 셔츠 주머니에도 쏙 들어갈 만큼 매우 가볍고, 작아 소지품을 최대한 줄여야 하는 여행에 최적이다.

   
 
내부에는 충전 가능한 배터리가 내장되어 있으며, 측면에 있는 마이크로USB(5핀)를 이용해 충전하면 된다. 배터리는 완충하면 일반적인 조건에서 약 3일간 사용할 수 있어 충전으로 인한 불편은 없다. 연속으로 계속 사용할 경우 2시간 가량 쓸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USB포트는 업데이트 용으로도 활용된다. 일리는 일본어 번역 외에 영어, 그리고 올해 안에는 중국어도 지원할 예정이며, PC에 연결하면 최신 번역엔진으로 업데이트를 할 수 있다.

   
 
   
 
버튼은 3개로 구성되어 있다. 앞쪽에 보이는 커다란 원형 버튼이 번역에 사용된다. 버튼을 누르고 말을 한 다음 버튼에서 손을 떼면 번역결과가 반대편 스피커로 출력된다. 크고 누르기 쉽게 되어 있어 쓰는데 불편함은 없다.

   
 
버튼 위로는 마이크와 동작 상태를 알려주는 LED가 있다. 개발사인 로그바 측은 고감도 마이크를 사용했으며, 노이즈 제거 기능과 함께 사용자의 말을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감도가 최적화되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백화점 매장이나 지하철과 같이 어느 정도 소음이 있는 곳에서도 제법 음성 인식이 잘 되는 편이었다.

   
 
측면에 있는 두 개의 버튼 중 위쪽은 전원 버튼이다. 길게 누르면 전원이 켜지고 꺼진다. 여행 중에는 켜 있는 상태로 휴대하면 된다. 보관 등 장기간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전원을 꺼 두는 것이 좋다.

   
 
아래 버튼은 인식확인 기능을 갖고 있다. 내가 말한 문장을 일리가 제대로 인식했는지 확인할 때 쓴다. 버튼을 누르면 자신이 말한 문장을 한국어로 들려준다.

기기 반대편에는 스피커가 있다. 번역된 결과가 출력되는 곳이다. 마이크가 있는 반대편에 있어 상대방에서 보다 또렷하게 음성이 전달되는 효과가 있다.

   
 
이보다 쉬울 수 없다... 버튼만 누르면 번역
사용법은 매우 간단하다. 기기 조작이 서투른 노년층도 해외여행에서 충분히 쓸 수 있을 정도이다. 중앙에 있는 번역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원하는 문장이나 단어를 얘기하면 된다. 그러면 잠시 후 일본어로 번역되어 출력된다. 스마트폰 번역기처럼 인터넷 연결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기기 내에 번역엔진이 고스란히 탑재되어 있으며, 고속으로 동작하는 마이크로프로세서에 의해 실시간에 가깝게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하고, 결과를 알려준다.

실제 써보니 번역 결과는 매우 빠르고 만족스러운 편이다. 2~3개의 단어로 구성된 간단한 문장의 경우 거의 실시간에 가깝게 번역이 된다. 참고로 로그바는 최단 0.2초만에 번역이 된다고 밝히고 있다. 문장이 조금 길어질 경우 다소 시간이 걸리지만 대체로 2초를 넘기지 않는 편이다. 상대방과 대화할 때 0.5초의 짧은 시간이 매우 길게 느껴지는데 일리는 빠른 순발력을 보임으로써 이런 공백을 최소화했다.

다음은 ‘일리(ili)’이 번역 기능을 담은 영상이다. 짧은 문장에 대해서는 제법 빠르게 번역해낸다.

다음은 상대방에게 번역된 결과를 다시 알려주는 ‘반복기능’과 내 음성이 제대로 인식되었는지 확인하는 ‘인식재생 기능’의 동작을 담은 영상이다.

해외여행에 최적화된 번역 엔진 탑재
커뮤니케이션에 최적화된 직관적인 디자인도 이 제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이다. 일리를 입 높이로 들어올리고, 버튼을 눌러 말을 하면 번역된 음성이 뒤쪽 스피커를 통해 상대방에서 바로 전달된다. 따라서 번역기를 쓰더라도 상대방과 눈을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고, 마이크와 스피커의 방향이 커뮤니케이션에 최적화된 위치에 있어 번역기 사용으로 인한 이질감이나 불편함이 거의 없다.

또한 일리는 해외여행에 최적화된 엔진을 탑재함으로써 여행 환경을 고려한 번역 결과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로 “깎아주세요”는 물건 가격을 낮추거나 칼로 잘라내는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여행에서는 전자의 의미로 주로 쓰이기 때문에 즉시 ‘Discount please’의 의미인 ‘負ける’로 번역한다. 이런 이유로 로그바 측은 비즈니스 협상이나 의료 현장, 거래업체 미팅 등에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도 간단한 의사소통으로는 문제가 없다. 한편 맥도날드, 버거킹, 스타벅스 등 해외여행시 주로 이용하는 고유명사도 잘 알아듣는다.

일리는 지원 언어로 일본어와 영어 중 언어를 선택해 쓸 수 있다. 여행 목적지에 맞춰 모드를 전환해 쓰면 된다. 연내에는 중국어도 지원할 계획이다. PC로 최신 번역엔진을 내려 받아 업데이트를 할 수 있다.

다만 단점이라면 단방향 번역만 제공한다는 점. ‘한국어→일어’ 또는 ‘한국어→영어’만 가능하다. 입력언어를 한국어 이외의 언어로 바꿀 수 없다. 이에 대해 로그바의 요시다 타쿠로 CEO는 처음에 일리를 양방향으로 개발했지만 활용도가 떨어져 단방향으로 출시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여행 현지에서 양방향으로 사용해보니 번역기를 상대방에게 건네주기 부담스럽고, 매번 사용법을 설명해 줘야 할 뿐 아니라, 매장과 같은 복잡한 곳에서는 거부하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는 이유 때문이다. 따라서 요시다 타쿠로 CEO는 전하고 싶은 말을 전한다는 점에 집중해 단방향으로 만들게 되었으며, 그 결과 번역속도가 빨라지고, 디자인도 보다 단순해지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일어나 영어를 전혀 못하는 경우 “가방을 잃어버렸어요”, “표 사는 법을 모르겠어요”와 같이 상대로부터 설명을 들어야 하는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한계에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번역 앱이 많이 나와 있다. 심지어는 무료로 풀리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 해외 여행에서 쓰기에는 한계가 있다. 우선 스마트폰 앱을 실행해야 하며, 화면상의 버튼을 찾아 눌러야 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다. 스마트폰이 번역에 최적화된 디자인이 아니다 보니 마이크를 향해 말을 하고, 스피커가 있는 부분을 다시 상대방을 향해 돌려야 한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별거 아닌 듯 보이지만 상대방과 대화를 하는 상황, 특히 초면에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경우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아주 짧은 공백도 서로에게는 매우 긴 시간으로 느껴지게 된다. 게다가 스마트폰 앱은 대부분 인터넷 연결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여러가지 제약도 뒤따른다. ‘일리(ili)’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 개발된 인터넷 접속이 필요 없는 순간인식 음성번역기로, 실제 해외여행시 매우 간편하고 쉽게 활용할 수 있다. 단방향 번역만 가능해 100% 만족할 수 없지만 향후 기술 개발로 영화 설국열차의 실시간 번역기 수준으로 업그레이드가 기대되는 제품이다.

‘일리(ili)’는 5월 국내에 정식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24만 9000원이다. 해여외행을 자주 가지 않는다면 다소 부담되는 가격이다. 현재 일본 내에서는 13개 공항에서 대여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으니 국내에서도 빠른 시일 내에 대여가 가능해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번역기를 이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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