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립PC를 구매하는 유저 중 상당수는 위와 같은 궁금증을 가질 것이다. PC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알아서 적당한 사양의 견적을 내겠지만, 한정된 금액으로 최적의 구성을 원하는 대부분의 게임 유저들에게 조립PC의 구성은 언제나 고민스러운 문제다.
물론 대부분의 PC 쇼핑몰이 게임에 특화된 조립PC를 별도의 상품으로 판매하지만, 기왕이면 전문가를 통해 1:1로 상세히 상담받고, 더 나아가 내 PC가 어떤 식으로 조립되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고 싶은 건 비단 모든 소비자의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 이기수 검빨컴퓨터 대표
최근 인터넷 방송을 통해 PC 조립 및 견적을 유저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BJ가 있어 화제다. 바로 B&R 시스템의 이기수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광주광역시에서 검빨컴퓨터(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계동 839-10)라는 조립PC 매장을 운영 중인 이기수 대표는 몇 년 전부터 '컴맹이당'이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TV와 유튜브 실시간 방송을 진행해 두터운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드물게 조립PC에 대해 방송은 물론 PC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시청자들과 공유하는 몇 안 되는 BJ라는 점에서 여느 BJ와는 확실한 차별화를 이뤘다는 평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기수 대표가 운영하는 검빨컴퓨터 역시 PC 유저들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검빨컴퓨터는 지방에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튜닝PC 등을 조립하는 매장으로 타 지역에서도 주문이 밀려들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이기수 대표는 현재 '컴맹이당'이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방송을 진행 중이다
과연 BJ로써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고, 검빨컴퓨터가 여느 매장과 어떤 점이 다른지 이기수 대표를 직접 만나 일문일답 형식으로 이야기를 들어봤다.
검빨컴퓨터에 대해 소개해달라.
올해로 오픈한 지 만 3년째 되는 검빨컴퓨터는 조립PC 전문 매장으로 주로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는 PC를 조립해 판매하고 있다. 일반 보급형 조립PC부터 고사양의 게이밍PC, 최근 유행하는 튜닝PC까지 다양한 조립PC를 판매 중이다.
특히 소비자들이 원하는 사양을 온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상담하고 용도와 가격 대에 맞는 제품을 추천해 준다. 뿐만 아니라 조립 과정을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선 정리나 튜닝에 대한 부분까지 바로바로 요청을 받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더욱 안심하고 구매할 수 있다.
구체적인 매출은 밝하기 어렵지만, 현재 월 평균 50~60여 대 정도를 PC를 조립한다. 사실 혼자서만 매장을 운영하다 보니 이래저래 어려운 점도 많다. 하지만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할 수 있고, 이런 점들이 입소문이 나서 주문량도 꾸준히 늘어 오히려 즐겁게 일하고 있다.
검빨컴퓨터가 여느 조립PC 매장과 다른 점이 있다면?
인터넷 방송을 통해 고객과 소통하면서 PC를 조립한다는 점을 가장 큰 차별화 포인트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내 PC가 어떻게 조립될까?' 혹은 '과연 믿고 살 수 있을까?'라는 걱정을 하기 마련이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어떤 식으로 PC를 조립할까?'라고 궁금해하는 유저들도 많다.
이런 유저들을 위해 조립부터 선 정리, 포장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보여줌으로써 누구라도 안심하고 조립PC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때문에 고객 만족도도 무척 높을 뿐만 아니라 재구매율이 특히 높은 편이다.
▲ 깔끔한 선정리는 기본이다
고사양PC에 대한 판매량이 높다는 점도 차별화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동네에 자리잡은 1인 매장은 보급형PC를 위주로 조립하는 경우가 많은데, 검빨컴퓨터는 하이엔드 게이밍PC의 주문이 많고 LED가 적용된 튜닝PC의 주문량도 높은 편이다. 그래서인지 적지 않은 손님들이 오버클럭을 적용해달라고 요청한다.
사실 극한의 오버클럭이 적용된 제품보다는 가급적 안정적인 제품을 더 추천하는 편이다. 물론 소비자가 요청하면 다소 무리해서 오버클럭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시스템의 사양에 맞춰 지나치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성능을 높인다.
깔끔한 선 정리와 철저한 포장 역시 검빨컴퓨터만의 특징이 아닐까 한다. 특히 포장에 많은 공을 들이는 편인데, 이는 조립PC의 특성상 배송 중 파손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인터넷 방송을 통해 전국 유저들과 소통을 해다 보니 광주 지역 못지 않게 서울, 경기권을 비롯한 전국에서 주문이 들어온다. 게중에는 먼 곳에서 직접 찾아오시는 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택배로 배송을 하기 때문에 이중삼중으로 포장을 한다.
▲ 에어캡으로 이중삼중 포장해 배송 중 파손되는 경우를 최대한 줄였다
그렇다고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건 아니다. 에어캡으로 내부의 빈 공간을 가득 채우고, PC의 외부 그리고 박스 겉면까지 모두 감싸 최대한 충격을 줄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고가의 PC 제품, 던지지 마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문구도 반드시 붙인다. 이 때문인지 배송으로 인한 파손은 거의 없다.
인터넷 방송은 언제부터 시작했나?
방송은 2011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컴맹이당이라는 이름으로 쭉 이어오고 있다. 처음에는 회사를 다니면서 취미로 소소하게 시작한 것이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매장은 물론 집에도 방송을 위한 전문 장비를 갖춰 놓고 있으며, 출근 후 방송을 켜는 것으로 하루의 일과를 시작하고 퇴근까지 쭉 방송을 켜놓고 일한다. 일주일에 거의 대부분은 10시 이후까지 야근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하루의 시작과 끝을 방송과 함께 한다고 보면 된다.
PC라는 아이템의 특성상 소위 먹방이나 얼쩡 BJ들의 방송에 비해 아주 인기가 많을 수는 없지만, 낮에는 평균 100명 내외, 저녁에는 200~300명 정도가 꾸준히 시청할 정도로 나름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오랫동안 방송을 해서인지 매일 들어오는 애청자도 많고, 이렇게 친해진 사람들이 광주 근교에 여행을 올 때 매장에 들르는 경우도 많다.
컴맹이당 방송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가장 큰 이유는 당연히 평소 방송을 통해 접하기 힘든 PC에 대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고, 이를 조립하는 과정을 직접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인터넷 방송을 보는 유저들의 상당수는 PC 자체에 관심이 없지만, 여전히 PC를 좋아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보니 PC를 주로 하는 컴맹이당 방송이 더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친근한 동네 형 같은 이미지도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현재 인터넷 방송에는 여러모로 출중한 BJ들이 많다. 연예인 뺨치는 외모에 현란한 말솜씨를 가진 BJ들이 워낙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외모나 말솜씨로만 보자면 분명 이런 BJ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컴맹이당을 찾는 시청자들은 오히려 스스럼 없이 대화하고 함께 어울릴 수 있을 정도의 편안한(?) 외모와 어투에서 친근감을 느낀다고 한다. 언제나 옆집 형처럼 편안하게 대하기 때문에 유독 남성 유저들이 많고, 방송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켜놓고 있는 소비자들도 꽤 있다. 대부분은 직장인들과 개인사업자들로 사실상 가족이라고 봐도 좋은 사람들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소비자는?
검빨컴퓨터를 통해 견적을 문의하고 PC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대부분 기분 좋게 마무리 되는 경우가 많다. 그도 그럴 것이 궁금한 점은 채팅창을 통해 바로 물어보고, 조립 과정과 오버클럭 과정도 실시간으로 보여주니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1500만원 상당의 업그레이드를 했던 손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초 400~500만원 수준의 오버클럭 PC를 주문했는데, 추가로 그래픽카드와 모니터를 계속 업그레이드를 하시더니 나중에는 무려 1500만원 수준의 커스텀PC를 맞추게 됐다. 매장을 시작한 이후로 가장 고가의 PC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안타까운 경우도 있었다. 한 번은 PC 조립을 끝내고 고객에게 택배를 발송한 적이 있는데, 며칠 후 제대로 작동도 안되고 내부에서 계속 탄 냄새가 난다고 연락이 온 것이다. 알고 보니 포장을 위해 PC 내부에 넣어 둔 에어캡을 빼지 않은 상태에서 전원을 켜서 부품과 에어캡이 타버린 것이다. 분명 발송 전에 몇 번이나 이야기했는데, 설레는 마음에 바로 켰다가 이런 일이 생긴 것이다. 다행히 큰 화재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PC를 못 쓰게 되어 판매자 입장에서도 너무 안타까웠다.
어떤 부품들을 주로 선호하나?
CPU의 경우 인텔과 AMD가 5:5 정도로 비슷한 수준이다. 원래는 인텔이 압도적으로 많았는데, 얼마 전에 라이젠이 출시되면서 AMD의 주문량도 크게 늘었다.
메인보드와 그래픽카드는 MSI의 제품을 가장 선호한다. 특히 메인보드의 경우 판매되는 수량의 약 70% 정도가 MSI의 제품이다. 물론 추천해 주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에는 소비자들이 직접 요청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특히 중보급형 제품에서는 MSI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다. 추가로 RGB LED를 통한 시각적인 효과를 중시하는 고객에게는 ASUS의 메인보드를 추천한다.
▲ 메모리로는 바이픽스에서 유통 중인 티포스(T-Force) 메모리를 주로 선호한다
메모리는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티포스(T-Force) 제품을 많이 사용한다. 판매 중인 조립PC의 약 70% 정도는 티포스 제품을 사용한다. 이전에는 아벡시아의 LED 메모리를 많이 썼지만, 하반기부터는 주로 티포스 제품을 사용한다. 티포스 제품 중에서도 특히 나이트 호크(Night Hwark)를 가장 선호하고, 다음으로 델타(Delta), 벌칸(Vulcan) 순으로 사용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선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고, 디자인 면에서도 고객들의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쿨러와의 간섭도 거의 없어 조립하는 입장에서도 무척 편하다. 게다가 LED 기능이 추가돼 시각적인 부분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고, 2개만 꽂아도 마치 풀뱅크를 사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라 매우 만족스럽다.
여기에 호환성 부분도 충분히 믿을 만하고, 유통사인 바이픽스의 서비스 평도 좋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물론 다른 메모리를 주문하는 경우라면 이에 맞춰주지만, 그렇지 않다면 대게 티포스 메모리를 추천하는 편이다.
이밖에 SSD는 주로 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제품을, 하드디스크는 도시바의 제품을 많이 쓴다. 파워서플라이는 마이크로닉스의 제품을 가장 많이 사용하지만, 높은 오버클럭이 적용되는 고사양 제품이라면 슈퍼플라워나 커세어의 파워를 사용하기도 한다.
앞으로의 계획 및 소비자들에게 한 마디
소비자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조금 더 다양한 콘텐츠를 준비 중이다. 아직까지 구체적으로 밝히기는 어렵지만, 소비자들과 함께하는 PC 조립 방송도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할 예정이고, 오프라인 모임도 종종 가질 생각이다.
언제나 그래왔듯 검빨컴퓨터는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개개인에 최적화된 PC를 맞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워낙 오래 전부터 방송을 해왔기 때문에 돈벌이의 수단이라기 보다는 친한 친구들과 대화하는 기분으로 즐기면서 하고 있다.
굳이 PC를 구입하지 않아도 좋으니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방송을 찾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C 시장에 몸 담고 있는 사람으로써 조립PC의 대중화에 작으나마 기여를 할 수 있다면 그걸로 더 바랄게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