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제대로 즐기려면 필요한 것이 최소 2가지 이상이다. 우선 고성능 프로세서와 그래픽카드다. 코어 i7, 지포스 GTX 1080급 이상 또는 라데온 RX 480 등을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즐기는 게임이 쾌적한 환경에서 즐기길 원하기 때문이다. 프로세서는 최소 프레임 유지는 물론, 물리연산이나 기타 프로그램 구동에 힘을 실어준다. 그래픽카드는 화려한 그래픽 효과를 그려내 디스플레이에 보여주는 역할을 전담한다. 여기에 로딩 시간 단축을 위해 SSD를 추가하거나 고출력 파워서플라이, 메인보드 등을 더하면 된다.

그러나 이렇게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고성능 시스템은 크기에 대한 고민을 남긴다. 프로세서와 메인보드는 어떻게 크기를 줄일 수 있다지만 그래픽카드는 예외다. 일반적인 지포스 GTX 1080 또는 GTX 1080 Ti급 그래픽카드만 봐도 20cm 이상 긴 길이와 묵직한 무게를 자랑한다. 비레퍼런스 규격이라면 기판이 높거나 혹은 슬롯을 과도하게 활용한다. 자연스레 큰 케이스가 필요하게 되고 공간을 차지한다. 소형 플랫폼으로 즐길 생각은 꿈에도 못한다.

작은 크기에 적당한 게이밍 환경을 즐기고 싶은 게이머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나마 프로세서에 탑재되는 내장 그래픽 성능이 과거에 비해 향상됐다는 것은 위안 삼을 일이다. 그럼에도 아직 풀HD 해상도와 적당한 그래픽 효과로 초당 60 프레임 이상 원활히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슬림 케이스 또는 소형 베어본 등을 주력으로 삼는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그나마 과거에는 이들 플랫폼에 맞는 로우 프로파일(LP) 그래픽카드가 간간히 출시되어 목마름을 해소해줬지만 어느 순간 선택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마지막으로 선택할 수 있던 카드는 지포스 GTX 950 기반이었다. 문제는 현재 차세대랍시고 지포스 10 시리즈가 출시된지 1년이 다 되어 가는데, 전세대 그래픽카드에 비빌 곳이 없었다는 것.

하지만 이야기는 달라졌다.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 1050 Ti OC D5 4GB LP가 출시됐기 때문이다. 차세대 준중급 그래픽 프로세서를 탑재하면서도 슬림 케이스와 베어본 등에 탑재 가능하도록 LP 방식을 채택한 이 그래픽카드는 사양도 기존과 동일해 소형 플랫폼 PC에서 제대로 된 게이밍 및 엔터테인먼트 환경을 구축하고 싶은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 1050 Ti OC D5 4GB LP
제조공정	14nm FinFET
코어 클럭	1303MHz / Boost 1417MHz
메모리	GDDR5 4GB (128bit / 7Gbps)
쿠다 코어	768개
출력 포트	DVI x 2, HDMI 2.0 x 1, 디스플레이 포트 x 1
TDP	75W
전원 포트	없음
가격	16만 9800원 (3월 16일 인터넷 최저가 기준)
제품 문의	갤럭시코리아 (http://www.galax.kr)

지포스 10 시리즈의 기운이 LP로...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 1050 Ti OC D5 4GB LP의 가장 큰 특징은 타 그래픽카드와 비교해 극단적으로 짧은 길이와 높이다. 이를 통해 소형 PC 플랫폼으로 분류되는 ITX나 m-ATX 기반 슬림/베어본 케이스에 장착 가능하다. 작은 그래픽카드지만 두 개의 냉각팬과 탄탄한 방열판을 탑재한 점이 돋보인다. 한정된 공간 내에서 최적의 냉각 효율을 보여주기 위한 결과다.

▲ 극한까지 소형화가 이뤄진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 1050 Ti OC D5 4GB LP

▲ 높이가 낮은 LP 브라켓이 패키지에 기본 제공된다

길이는 166mm, 높이는 69mm, 두께는 34mm 수준이다. 일반적인 그래픽카드 길이가 250mm 전후, 짧아도 180~200mm 가량이므로 이 제품이 얼마나 작아졌는지 알 수 있다. 높이 또한 타 그래픽카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작아졌으니 그만큼 소형 케이스에도 탑재 가능하다. 하지만 2슬롯 구조이기에 1슬롯만 제공되는 베어본 또는 소형 케이스라면 탑재가 어려우니 미리 확인할 필요가 있다.

기본 브라켓은 일반형이지만 패키지 내에 LP 규격 브라켓을 함께 제공한다. 그래서 LP 케이스에 장착하려면 이 브라켓을 미리 조립한 다음에 진행해야 된다. 분해는 DVI 단자 양 옆에 있는 고정 나사를 제거하는 식이다. 일반 드라이버로 제거할 수 없으므로 여기에 맞는 공구를 쓰도록 하자.

▲ 작아도 듀얼 냉각팬 탑재로 장시간 구동 안정성을 확보했다

냉각팬을 살펴보자. 50mm 규격의 냉각팬 2개를 배치해 장시간 구동 안정성을 확보했다. 저소음 설계로 몰입감을 최대한 해치지 않도록 한 점이 특징. 무엇보다 LP 기판이지만 2개의 냉각팬을 탑재한 점은 좋게 평가할 부분이다. 이는 방열판을 길게 설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방열판이 길어 1개의 냉각팬으로는 발열 억제에 한계가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려면 좌우 대칭형으로 1개씩 배치하는게 효과적이다.

▲ 대형 방열판 중앙에는 구리 베이스와 함께 메모리 냉각을 위한 서멀 테이프도 부착했다

방열판 높이는 3cm에 달한다. 때문에 그래픽카드 자체의 무게도 묵직한 편. 그만큼 발열 억제 해결을 위해 노력한 흔적이다. 방열판 상단은 공기 접촉 면적을 넓히기 위해 요철 형태의 바람 통로를 만들어 두었다. 이 사이에 찬 공기가 지나가면서 온도를 낮추거나 유지시킨다.

재질은 알루미늄인데, 중앙에 그래픽 프로세서가 닿는 부분 일부를 구리로 만들었다. 구리는 열 전도가 빨라 냉각 솔루션으로 많이 채용하는데, LP형 그래픽카드임에도 방열판 일부에 구리 베이스를 쓴다는 것은 의외다. 작기 때문에 택했으리라 예상은 되지만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엔 최적의 솔루션이다. 구리 베이스 주변에는 메모리의 열을 방열판에 전달하기 위한 서멀 테이프가 부착되어 있다.

▲ DVI와 HDMI, DP 단자 등 영상출력 단자를 충실히 제공한다

GALAX 지포스 GTX 1050 Ti OC D5 4GB LP는 총 3개의 영상출력 단자가 제공된다. DVI, HDMI, 디스플레이 포트(Display Port)가 각각 1개씩 장착됐다. 모두 최신 규격으로 DVI를 제외한 나머지 두 단자는 최대 4096 x 2160 해상도를 지원한다. DCI 4K 규격이다. 일반 4K 모니터 해상도인 3840 x 2160은 충분히 처리 가능한 영역이다.

DVI만 유일하게 2560 x 1600 해상도까지 지원한다. 일반 WQHD 해상도 모니터에 사용하면 된다. HDMI와 DP 단자도 마찬가지. 많이 쓰이는 단자를 1개씩 제공하면서 TV나 프로젝터, 모니터 등 거의 대부분의 최신 영상장비들과 호흡을 맞춘다.

사양과 구성 모두 ‘지포스 GTX 1050 Ti’와 다르지 않아

지포스 GTX 1050 시리즈는 합리적인 게이머를 겨냥한 그래픽 프로세서로 쿠다코어 수와 메모리 구성 등에 따라 GTX 1050과 GTX 1050 Ti로 나눈다. 같은 넘버링이지만 성격은 확연히 다르다. 그렇지만 새로운 아키텍처와 작동 속도 등의 개선으로 성능은 기존 대비 우위에 있다. 그 중 GTX 1050 Ti는 이전 세대 중급 그래픽카드, GTX 960을 대체하는 성격이 짙다.

그 결과, 그래픽 프로세서의 성능 자체로 보면 QHD 또는 4K 게이밍 보다 1280 x 720에서 1920 x 1080 수준의 해상도에서 최적의 성능을 구현하는 정도다. 이는 메모리 용량이 4GB로 여유롭지만 128비트 인터페이스이기에 고해상도 영역에서는 한계를 보인다. 대신 작동 속도를 높여 빠른 처리를 구현한 점이 약점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효과가 있다.

▲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1050 Ti OC D5 4GB LP의 기판 구성

작지만 속은 알차다. 좁은 공간에 부품을 효율적으로 배치했기에 가능한 설계가 이뤄졌다. 여느 그래픽카드와 마찬가지로 전원부와 그래픽 프로세서, 메모리 등으로 이뤄져 있으나 불필요한 공간을 줄였다. 그 결과 LP 규격을 따르지만 일반 제품과 동일한 성능을 낼 수 있게 되었다. 전원부는 3페이즈(2+1) 구성으로 그래픽 프로세서와 메모리에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한다. 발열이 많은 MOSFET에는 별도의 방열판을 올려둔 점도 인상적이다.

기판 약간 우측에는 지포스 GTX 1050 Ti(GP107-400) 그래픽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다. 그 주변으로 GDDR5 메모리 또한 4개가 탑재된다. 총 4GB로 32비트 x 4모듈(1GB) 구성이다.

▲ 파스칼 아키텍처 기반의 지포스 GTX 1050 Ti. 이 제품에서는 보조전원 없이 작동한다

GALAX 지포스 GTX 1050 Ti OC D5 4GB LP는 약간의 오버클럭도 이뤄져 있다. 본래 레퍼런스는 작동속도가 1290MHz다. GPU 부스트가 작동하면 최대 1392MHz까지 상승한다. 게이머가 즐기는 게임의 부하 정도에 맞춰 속도를 조절, 최적의 성능을 제공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 그래픽카드는 1303MHz로 속도를 조금 높였다. 이에 맞춰 GPU 부스트 속도도 함께 올라가며, 최대 1417MHz로 작동하게 된다.

4GB 용량의 GDDR5 메모리는 일반 동급 제품과 마찬가지로 7Gbps(1750MHz)로 작동한다. 때문에 성능 저하 없이 쾌적한 게이밍을 즐길 수 있다.

▲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1050 Ti OC D5 4GB LP의 GPU-Z 정보

세부 사양을 보면 이렇다. 쿠다코어 768개, 텍스처 유닛 48개, 렌더링 파이프라인(ROPs)은 32개다. 지포스 GTX 950과 흡사하다. 그렇기에 고해상도와 화려한 그래픽을 앞세운 고사양 게임보다 풀HD 해상도급에서 무난한 게이밍 환경을 경험하기 위한 그래픽카드라고 보는 것이 맞겠다.

성능 측정

GALAX 지포스 GTX 1050 Ti OC D5 4GB LP는 14nm FinFET 공정과 파스칼 아키텍처의 장점을 작은 크기에 고스란히 담았다. 과거 LP라면 크기를 위해 성능을 희생한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과연 차이는 없는걸까? 벤치마크와 PC 게임 등을 실행해 그래픽 가속 성능을 측정해 봤다. 비교할 그래픽카드로 지포스 GTX950과 지포스 GTX960을 각각 선택했다.

<테스트 사양>
- CPU : 인텔 코어 i7 5960X
- 메인보드 : 에이수스 X99-DELUXE
- RAM : 크루셜 DDR4-2400 32GB (8GB x 4)
- SSD : 인텔 750 시리즈 1.2TB
- 파워서플라이 : 시소닉 SS-1200XP 1,200W
- 운영체제 : 윈도10 프로 64비트
- 드라이버 : 지포스 378.66 게임 레디 드라이버

3D MARK (FireStrike)

DirectX 11 처리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 3D MARK FireStrike 벤치마크를 실행했다. 테스트는 Standard에서 진행됐다. Extreme과 Ultra 항목이 존재하지만 각각 QHD와 UHD 해상도로 실행되기에 지포스 GTX 1050 Ti의 성격에 맞지 않다. 최적의 성능을 확인하기 위해 풀HD 해상도에서 그려지는 Standard 항목을 선택했다.

테스트 결과,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1050 Ti OC D5 4GB LP는 두 그래픽카드 대비 성능적 우위를 보여준다. LP로도 출시된 바 있는 지포스 GTX 950과의 성능 차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약 20% 이상 차이가 나타나는데, LP 기반 그래픽카드지만 최적의 게이밍 성능을 제공하는 모습이다. 지포스 GTX 960과 비교하면 폭은 줄지만 조금 나은 성능을 보여줬다.

3D MARK (TIME SPY)

이어 DirectX 12 그래픽 처리 성능을 확인하는 3D MARK TIME SPY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전에도 지원했지만 지포스 10 시리즈는 아키텍처의 변화와 함께 DX12 지원을 강화했다. 그 중에서 두드러지는 부분은 비동기 컴퓨팅(Asynchronous Compute). 그래픽 프로세서의 자원을 능동적으로 활용해 효율성을 높여주는 작업으로 이 벤치마크에서는 해당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각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확인해 보니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1050 Ti OC D5 4GB LP가 전반적인 우위를 점하는 모습. 자세히 보면 GTX 950과의 격차는 두드러지나 GTX 960과의 차이는 크지 않다. 하지만 쿠다 코어의 차이로도 근소한 차이의 우세를 보여주는 만큼, DX12 게이밍 성능도 어느 정도 제공한다고 보는 것이 좋겠다.

GTA V (DX11)

이번에는 게이밍 테스트를 진행했다. 먼저 실행한 것은 GTA(Grand Theft Auto) V로 기본 설정은 높음에 맞추고 자체 제공되는 벤치마크 테스트를 활용했다. MSAA는 제외되지만 비등방 필터링은 8X, 나머지 그래픽 옵션은 높음으로 설정된다.

갤럭시 GALAX 지포스 GTX1050 Ti OC D5 4GB LP는 평균 65 프레임을 기록했다. 작은 그래픽카드지만 동일한 그래픽 프로세서가 탑재된 일반 규격 제품과 차이가 없는 모습이다. LP로도 판매되는 지포스 GTX 950 2GB의 성능이 48 프레임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1세대 차이임에도 큰 성능 향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RISE OF THE TOMB RAIDER (DX12)

DirectX 12 기반 게임인 RISE OF THE TOMB RAIDER도 실행됐다. 그래픽 설정은 높음,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에 설정했다. 프레임 측정은 자체 제공되는 벤치마크 항목에서 진행됐다. 점차 윈도 10 운영체제 활용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게이밍 환경도 DX12로 이어질 것이기에 이뤄진 테스트다.

GALAX 지포스 GTX1050 Ti OC D5 4GB LP는 측정 결과, 38 프레임을 기록했다. 게이밍 몰입감을 해치지 않는 최소 수준인 30 프레임 이상은 유지해 준다. 지포스 GTX 950은 같은 환경에서 평균 24 프레임을 그려냈다. 약 50% 가량의 성능 차이를 보여준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전력 소모

GALAX 지포스 GTX1050 Ti OC D5 4GB LP는 별도의 보조 전원 연결이 필요 없다. 그래픽 프로세서 자체의 열설계전력(TDP)는 75W인데, 이는 PCI-Express 슬롯이 전달하는 한계 수치와 일치한다. 기본 제공되는 전력으로도 충분한 성능을 낸다는 의미인데, 이는 14nm FinFET 공정과 새 아키텍처를 통해 이뤄낸 결과라 하겠다.

3D MARK 테스트 중 측정한 테스트 결과도 이를 잘 반영한다. 코어 i7 5960X(140W TDP)라는 고출력 시스템에서도 총 208W를 쓰는 것으로 측정됐다. 약 60W 가량의 전력 소모가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GTX 950과 GTX 960과 비교해도 큰 차이를 드러낸다.

이제 소형 PC에서도 지포스의 성능과 기능을 느낀다

짧은 길이로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 GALAX 지포스 GTX1050 Ti OC D5 4GB LP. 크기는 일반 제품 대비 절반에 불과하지만 특유의 성능은 고스란히 담고 있다. 때문에 소형 PC 플랫폼에서도 화려한 그래픽까지는 아니지만 무난한 게이밍 경험이 가능해졌다. 그 동안 슬림 케이스 또는 베어본 등을 쓰던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 그래픽카드의 존재 자체가 반가울 것이라 생각된다.

가격도 무난한 편이다. 이 제품의 인터넷 최저가는 약 16~18만 원대에 형성되어 있는데, 성능 하락이 없는 지포스 GTX 1050 Ti와 비슷한 가격대에 구매 가능한 수준이다. 작다고 가격이 더 높다거나 구성이 아쉽다거나 하는 일은 없는 것 또한 장점이다.

지금까지 소형 플랫폼에서 마땅한 그래픽카드를 찾지 못했거나 혹은 소형 플랫폼에 장착할 그래픽카드를 찾는다면 GALAX 지포스 GTX1050 Ti OC D5 4GB LP가 현명한 해법이다. 적어도 AMD를 제외한 타 프로세서에 탑재된 내장 그래픽의 지긋지긋한 그래픽 감속 성능에서 해방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