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국내 파워서플라이 시장을 대표하는 키워드 중 하나로 FSP를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주목할 만한 브랜드 정도로 인식됐으나, 하반기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더니 어느새 파워 시장의 핵심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실제로 FSP는 국내 유통사인 스파클텍을 통해 올 한해 다양한 신제품을 쏟아냈다. 대표 제품인 하이퍼(HYPER) K 및 M 시리즈를 필두로 중급형 시장을 겨냥한 하이드로(Hydro) 시리즈, 하이엔드 시장을 위한 하이드로(Hydro) G, 보급형 및 PC방 시장을 타켓으로 하는 HYN 등 여러 라인업의 제품을 내놓으며 점유율을 높여갔다.

여느 파워서플라이 업체들이 경기 침체 및 KC 자율안전인증에 대한 비용 부담 등으로 신제품 출시에 매우 소극적었던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출시된 신제품들이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만들어진 탓에 정격 출력과 안정성을 선호하는 시대적 흐름에 잘 부합된다는 평을 들으면서 단시일 내에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된다.

또한 하이엔드부터 엔트리급까지 라인업을 늘리면서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게이밍 시장 외에 보급형 및 PC방 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을 거두며, 역대 최고 매출을 연일 갱신하고 있다. 이제는 '국내에서 가장 인지도 있는 파워'를 언급할 때 항상 첫 번째 혹은 두 번째로 언급되고 있을 정도다.

▲ FSP 총판인 렉스쿨(REXCOOL)의 이영재 차장

이에 FSP 총판인 렉스쿨(REXCOOL)의 이영재 차장을 만나 올 하반기 FSP 파워의 성과는 어땠고, 주로 어떤 고객들에게 인기가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봤다. 참고로 렉스쿨은 국내 대표 파워서플라이 총판 중 하나로 FSP의 파워를 비롯해 렉스쿨 브랜드의 케이스/파워 등을 PC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게이밍PC의 필수품으로 성장하고 있는 하이퍼K 시리즈

올 하반기 FSP의 빠른 성장에 견인한 대표적인 모델로 하이퍼(HYPER)K를 꼽을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하이퍼K는 가격대비 성능이 뛰어난 제품으로 알려져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출시 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입소문이 나면서 3분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다. 특히 하이퍼K가 지포스 GTX 1060급의 게이밍 그래픽카드에 적합하다는 소문이 나면서 매월 2배 이상의 성장을 거두게 된다. 동일한 가격대의 제품으로는 드물게 80플러스 EU 인증을 받은데다, 85% 이상의 높은 효율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동일한 가격대의 파워서플라이 판매량은 그리 높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믿을 수 있는 파워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영재 렉스쿨 차장은 "하이퍼K 모델의 판매량은 폭발적이라 말해도 좋을 만큼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가격대비 성능이 워낙 좋다는 입소문이 나서인지 9월을 기점으로 매월 큰 폭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현재 9월에 비해 약 4배 정도 더 많이 판매되고 있다"라며, "하이퍼K의 판매량은 500W 모델이 80%, 600W 모델이 20% 정도로 500W가 월등히 높고, 이 수요는 내년 1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리니지 이터널과 같은 신작 게임에 대한 수요가 있는데다, 인텔과 AMD에서 각각 신형 CPU가 내놓으면서 업그레이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라고 밝혔다.

FSP 하이퍼K 시리즈가 이처럼 많은 인기를 얻는 이유로 안정적이고, 불량률이 적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실제 국내 유통사인 스파클텍에 따르면 본 제품의 불량률은 0.1% 미만으로 어떠한 제품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은 편이라고 한다. 그러다 보니 재구매율이 상당히 높은 것은 물론 일반 유저는 물론 딜러들 사이에서도 만족도가 상당 높다.

게다가 서비스를 확실히 보장해주기 때문에 더욱 믿고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하이퍼K의 서비스 기간은 5년으로 동급 파워서플라이와 비교해 무척 길다. 여기에 스파클텍의 빠르고 전문적인 서비스가 더해져 더욱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영재 렉스쿨 차장은 "스파클텍은 무엇보다 불량에 대해 철저하다. 지금까지 많은 파워 브랜드의 제품을 유통해왔지만, 스파클텍처럼 불량에 빠르게 대응하는 업체는 본적이 없다. 일례로 모든 불량 건은 스파클텍에서 직접 처리한다. 1개가 됐든, 10개가 됐든 FSP 파워에 대한 불량은 스파클텍의 전문 엔지니어들이 직접 대응하기 때문에 그만큼 빠를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무엇보다 문제가 생기면 덮기에 급급한 일부 업체들과 다르게 스파클텍은 불량의 원인을 직접 파악하고 본사에 빠르게 수정 요청을 하기 때문에 사소한 문제조차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오늘날 FSP가 안정적인 파워의 대명사가 될 수 있었던 이면에는 작은 문제라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총판은 유통에만 집중할 수 있어 시너지가 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라고 밝혔다.

PC방서 고공행진 이어가고 있는 'FSP ATX500-50HYN'

흥미로운 점은 3분기를 기점으로 FSP 모델의 PC방 판매량이 큰 폭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스파클텍이 올초 출시한 보급형 정격 파워 'FSP ATX500-50HYN'이 PC방 업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FSP의 파워 중에서도 상당히 저렴한 편에 속하는 'FSP ATX500-50HYN'은 보급형PC와 PC방 등을 타켓으로 출시된 모델이다. 동일한 가격대의 모델 중 드물게 액티브(Active) PFC가 들어간 정격 파워로 최대 84%의 높은 효율을 자랑하고, 각종 안전장치를 탑재해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PC방에서 본 제품을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렉스쿨에 따르면 현재 국내 PC방용으로 판매되는 파워서플라이 중 약 절반 정도는 HYN 모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저가 파워를 선호하는 그간 PC방 시장의 흐름에 비춰봤을 때 상당히 의외라 할 수 있다. 이는 바꿔 말하면 안정적이고 믿을 만한 파워를 구매하고자 하는 PC방 업주들이 갈수록 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영재 차장은 "올 하반기 'FSP ATX500-50HYN' 모델의 PC방 판매량은 당초 예상을 훨씬 웃돌고 있다. 3, 4분기를 기점으로 판매량이 엄청나게 늘어 현재는 수량이 모자랄 정도다. PC방에 조립PC를 납품하는 프렌차이즈 업체는 물론 PC방 업주들에게 직접 문의가 오는 경우도 많다"라며, "정확한 판매량을 밝히기는 어렵지만 지난 3분기에는 예상보다 너무 많이 판매돼 재고가 부족한 상황이 이어졌다. 타사 제품으로 돌려보려고도 했지만 다들 HYN 모델만 고집하는 바람에 예약을 걸어놓고 기다리는 경우도 많았다"라고 밝혔다.

'FSP ATX500-50HYN'의 또 다른 인기 요인으로 앞서 소개한 하이퍼K와 마찬가지로 낮은 불량률을 꼽을 수 있다. 렉스쿨에 따르면 HYN 모델은 기존에 PC방에 판매되던 보급형 파워서플라이와 비교해 불량률이 현저히 낮다. 실제 판매된 수량이 수 만 개임에도 불구하고 불량으로 입고된 제품은 20개가 채 안 된다고 한다.

이영재 차장은 "사실 HYN 제품은 처음 출시됏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그리 주목을 받지 못했다. 최근 출시된 파워에 비해 외관이 그다지 볼품이 없어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사용해 본 업주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어느 순간 폭발적으로 판매량이 늘기 시작했다"라며, "3만원 대의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액티브PFC를 탑재한 정격 모델인데다, 불량률이 워낙 적어 '믿을 만한 제품'이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물론 PC방용 파워가 따로 정해진 건 아니지만 역대 PC방에서 많이 판매된 파워 중 불량률이 가장 적은 제품이 아닌가 생각한다. 더 지켜봐야 겠지만, 판매 수량에 비해 초기 불량이 거의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놀라운 일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