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발생한 SK하이닉스 중국 D램 생산 공장 화재사건이 PC용 DDR3 메모리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9월 3일까지 최저가 3만2900원~3만3500원을 유지하던 '삼성전자 DDR3 4GB PC3-12800' 가격이 SK하이닉스 중국 공장 화재 사건이 발생 직후 9월 5일 16시 기준으로 3만6800원(평균가 약 4만7000원)까지 올랐다. 하루 사이에 10% 가량 급등한 것이다. 게다가 일부 쇼핑몰은 판매 중지까지 걸어 사실상 최저가에 메모리를 사기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최저가 7만2000원였던 '삼성전자 DDR3 8G PC3-12800'도 7만6000원까지 올랐으며, 3만2000원대를 지키던 'TeamGroup DDR3 4G PC3-12800'도 3만4000원으로 오르는 등 상승폭만 다를 뿐 대부분 가격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 오전 한 업체를 통해 메모리를 주문한 소비자 A씨는 업체로부터 재고가 없다는 메시지와 함께 일방적인 취소를 당했다며, 이후 다른 업체에도 주문을 했지만 대부분 재고가 없다는 말만 들었다고 밝혔다. 또다른 소비자는 당장 수요를 못따라갈 정도로 용산에 메모리가 부족한 것도 아닐텐데 일부 업자들이 물건을 풀지 않아 가격이 오르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털어왔다.

메모리 모듈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계속되는 불황으로 IC 칩 벤더들이 충분히 재고를 확보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난 갑작스러운 화재사건으로 공급 차질이 생기고 있다"며, "2011년 태국 홍수로 인한 하드디스크 가격 폭등 때와 같은 일이 재현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한편 이번 SK하이닉스 중국 우시공장 화재 원인은 공장 내부시스템 문제가 아닌 현장 작업자의 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일부 생산 장비가 당장 가동하기 어려우 정도로 손상을 입어 복구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분간 메모리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전체 DRAM 시장 점유율이 26%(우시공장의 경우 전체 DRAM 공급량의 12%)인 만큼 이번 화재로 인한 생산 차질로 DRAM 재고가 줄면서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의 주요 D램의 현물가격도 10% 이상 올라 전 세계적으로 이번 사태 파장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