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노트북용 하드디스크는 가격과 용량에 있어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단위 용량당 가격은 하락하고, 저장 공간은 계속해서 늘고 있다. 가격대비 저장 공간을 따지면 현재로서는 가장 효율적이며, 합리적인 저장장치이다. 많은 소비자들이 하드디스크 대신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SSD로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하드디스크는 디스크 회전, 그리고 헤드의 움직임 등 물리적 구동장치에 의해 정보가 기록되는 제품이다 보니 크기 특히 두께에 있어서는 커다란 변화를 이루지 못했다. 이러한 기술적 한계점은 갈수록 얇아지고 가벼워지는 노트북의 진화 앞에서 걸림돌일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하드디스크의 이런 시련(?)도 이제는 좀 사라질 분위기다. 씨게이트에서 스마트폰보다도 얇은 ‘랩탑 울트라씬 HDD'를 새로 선보였기 때문이다. 슬림 노트북과 울트라북을 위해 디자인된 가장 얇고, 가장 가벼우면서도 하드디스크의 장점인 고용량,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까지 모두 챙겨 노트북을 비롯한 포터블 스마트 기기의 또 다른 변화가 예상되는 제품이다.

▲ 씨게이트 랩탑 울트라씬 HDD

모델명	랩탑 울트라씬 HDD
용량	500GB / 320GB
인터페이스	SATA 6Gb/s
캐시	16MB
Seek Average, Read	<13ms
Seek Average, Write	<15ms
Max. Sustained Data Transfer Rate	100MB/s
Max. Data Transfer Rate	600MB/s
Power, Seek	1.4W
Power, Idle	0.48W
크기	69.85x100.35x5.0mm
무게	93g

SSD의 공격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하드디스크가 매력을 잃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가격과 용량이다. 속도로 승부를 건 SSD의 공세 속에서도 가격은 낮아지고, 반대로 용량은 높아지는 꾸준한 발전을 보여 하드디스크의 기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분위기다.

그러나 슬림 노트북과 울트라북, 태블릿 등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 더 이상 가격과 용량만으로는 승부수를 내던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씨게이트는 하드디스크의 두께를 더욱 줄이는 혁신을 이뤄 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랩탑 울트라씬 HDD’가 그 주인공으로, 500GB/320GB 등 대용량이라는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기존 제품과 가격 차이도 크지 않아 초박형 노트북 제품 출시에 일정 부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2.5인치 폼팩터인만큼 기본적인 형태는 기존 노트북용 하드디스크의 큰 차이는 보이지 않는다. 내부 디스크와 헤드는 금속의 하우징이 단단히 감싸고 있으며, 뒤쪽에는 콘트롤러 등 PCB가 일반 하드디스크와 동일하게 자리 잡고 있다. 얼핏 보면 일반 노트북용 하드디스크와 차이점을 느끼기 어렵다.

▲ 2.5인치 폼팩터인만큼 기본적인 형태는 기존 노트북용 하드디스크의 큰 차이는 없다.

▲ PCB 구성도 거의 동일하다.

▲ SATA 6Gb/s를 지원한다.

하지만 측면을 보면 반응이 달라진다. 기존 하드디스크는 물론이고, 일반적인 SSD 보다 다 얇기 때문이다. 실제 측정을 해 봐도 두께는 정확히 5mm를 가리킨다. 7mm에 불과한 씨게이트의 기존 초박형 하드디스크인 모멘터스 씬(Momentus Thin)도 매우 얇다고 느껴지는데,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이게 하드디스크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얇다.

▲ 하드디스크가 맞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매우 얇다.

▲ 왼쪽이 두께가 5mm인 랩탑 울트라씬 HDD, 오른쪽이 7mm인 모멘터스 씬 HDD이다.

▲ 랩탑 울트라씬 HDD(좌), 모멘터스 씬 HDD(우)

▲ 백원짜리 동전 세개 정도 높이의 두께이다.

▲ 실제 측정을 해봐도 5mm로 매우 얇다.

PCB 한쪽에는 누르지 말라는 문구가 있다. 이 부분은 하드디스크가 비동작중(또는 파킹 상태)일 때 헤드가 위치하는 부분으로, 물리적 압력을 가하면 헤드가 손상될 우려가 있어 이와 같은 문구를 넣은 것으로 생각된다.

▲ PCB 한쪽에는 누르지 말라는 문구가 있다.

인터페이스는 SATA 6Gb/s를 지원한다. 일반 하드디스크와 동일한 규격으로 전원과 SATA 커넥터가 자리 잡고 있다. 다만 5mm에 불과한 매우 얇은 두께 때문에 커넥터 주변 가이드는 사라졌다. 어차피 케이블은 커넥터에 고정되기 때문에 이로 인한 문제는 없다.

▲ 매우 얇은 두께 때문에 커넥터 주변 가이드는 사라졌다.

두께가 얇아지다 보니 외형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가 하나 더 있다. 하드디스크 장착을 위한 ‘홀’이 측면은 그대로 나 있지만 PCB가 있는 부분은 제거되었다. 그러나 이 부분 역시 문제는 없다. 어차피 슬림 노트북 혹은 울트라북이나 태블릿 등에서는 두께를 줄이기 위해서 측면 장착방식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 하드디스크 하단 장착을 위한 나사구멍은 빠져있다.

'랩탑 울트라씬 HDD'는 제품에 따라 500GB, 320GB 용량의 제품으로 나뉜다. 따라서 운영체제를 설치하고, 오피스와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다보면 얼마 남지 않는 저용량의 SSD와는 달리 '랩탑 울트라씬 HDD'는 영화 파일이나 MP3 등 음악파일도 충분히 담을 수 있는 넉넉함을 보여준다. SSD로 부족한 용량을 수GB 혹은 16~32GB의 메모리카드로 조금씩 늘려갈 필요가 없다.

두께가 얇아졌다고 해서 성능이나 기능이 뒤쳐지지 않는 것도 이 제품의 장점. 다른 2.5형 하드디스크와 동일하게 캐시는 16MB 용량을 갖고 있고, 소비전력은 Seek 상태에서 1.4W, Idle 상태에서 0.48W로 기존 모멘터스 씬의 1.2W/0.45W와 거의 차이가 없다. 하드디스크 구동시 나타나는 소음도 모멘터스 씬과 동일해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다. 하드디스크의 무게는 93g으로 동일용량의 모멘터스 씬(95g)보다 2g 정도 줄었다.

역시 궁금한 것은 성능이다. 대개 크기나 두께가 작아지면 성능이나 기능도 축소되기 마련인데 '랩탑 울트라씬 HDD'은 과연 어떤 변화가 있을까? 500GB 용량을 갖는 모델명 ‘ST500LT032'로 테스트를 진행했다.

▲ 포맷하고 나면 윈도우에서는 465GB의 사용 가능한 용량이 나온다.

아래는 HD Tune Pro를 통해 본 하드디스크의 정보이다.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16MB의 버퍼를 가지고 있으며, 5400RPM의 디스크 회전 속도와 SATA3 인터페이스를 지원함을 알 수 있다.

▲ HD Tune Pro를 통해 본 하드디스크의 정보

저장장치의 대표적인 테스트 프로그램인 CrystalDiskMark 결과이다. 이 제품의 스펙에 표기된 전송속도 100MB/s보다 높은 읽기/쓰기 모두 약 114MB/s라는 성능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5400rpm으로 동작되는 기존 2.5형 하드디스크와 비교해 비슷하거나 혹은 더 빠른 속도이다.

▲ CrystalDiskMark 테스트 결과. 기존 5400RPM 노트북용 하드디스크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 ATTO DISK Benchmark 테스트 결과 - 이 역시 읽기/쓰기 모두 100MB/s 넘는 속도를 보여준다.

다음은 HD Tune Pro를 이용한 Read와 Write 성능 측정 결과이다. 아래 이미지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읽기, 쓰기 모두 100MB/s 넘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읽기 모드에서는 액세스 타임이 18.6ms로 기존 5400prm 노트북 하드디스크와 별 차이가 없는 성능을 보여준다.

▲ HD Tune Pro - Read 테스트 결과

▲ HD Tune Pro - Write 테스트 결과

HD Tune Pro_Random Access 테스트도 마찬가지, 테스트 결과 나타난 IOPS 수치와 액세스 타임이 기존 하드디스크와 비슷하거나 조금은 더 빠른 것을 알 수 있다.

▲ HD Tune Pro_Random Access 테스트 결과(Read)

▲ HD Tune Pro_Random Access 테스트 결과(Write)

 

‘초박형’, ‘대용량’ 모두 가능한 유일한 저장장치
이상으로 '랩탑 울트라씬 HDD'에 대해 살펴봤다. 읽기, 쓰기 등 하드디스크의 성능에 대해서는 특별히 테스트를 더 할 필요도 없이 동급의 기존 노트북용 하드디스크와 비슷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랩탑 울트라씬 HDD'은 태블릿과 초박형 노트북에 보다 자유롭게 장착할 수 있도록 더 얇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용량이나 가격 등은 물론이고, 성능에서도 기존 제품과 차이를 거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5mm 초박형 두께라는 장점을 살려 '랩탑 울트라씬 HDD'을 쓴 노트북이나 태블릿 등 포터블 스마트 기기들이 앞으로 다수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500GB라는 대용량으로 거침없이 동영상 재생이 가능한 태블릿, 혹은 운영체제로 SSD를 사용하고, 데이터 저장용으로 '랩탑 울트라씬 HDD'을 써 휴대성과 멀티미디어 기능을 모두 챙긴 울트라북 등.

한편으로는 고작 2mm 줄인 것으로 초슬림 컴퓨팅 디바이스 구현에 얼마나 보탬이 될까 의문을 던지는 이들도 있지만, 최근 제품 동향을 보면 불과 1mm 차이로 초슬림 서열이 뒤바뀌는 만큼 용량과 가격, 성능까지 모두 확보한 '랩탑 울트라씬 HDD'은 분명 장점을 지닌 제품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