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온라인 게임 인구가 1000만을 넘었다. 한 조사 기관에 따르면 국내에서 현재 온라인 게임을 즐기거나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유저의 수가 약 1800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인터넷 인구가 3천 만명을 훌쩍 넘긴지 오래라고 하니 이 중 절반 가량은 게임을 하는 셈이다.

또한 지난 2012년 5월 서울 왕십리에서 열렸던 디아블로3 한정판 행사에 무려 5천 여명의 게임 유저들이 몰리는 진풍경을 빚어 전세계적인 이슈가 되기도 했다. 그야말로 게임 공화국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PC를 매개체로 하는 게임이 범국민적인 유흥문화가 될 수 있었던 데에는 PC의 보급이 큰 영향을 끼쳤다. '1가족 1PC'의 시대를 넘어 '1인 1PC'의 시대로 들어서면서 온라인 게임을 비롯한 PC 게임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즐기는 '놀거리'의 일부분으로 정책되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게임과 PC는 악어와 악어새 같이 뗄래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이에 따라 게임 유저를 대상으로 하는 PC 업체들의 활발한 마케팅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 PC를 구매하는 유저들의 상당수가 게임을 목적으로 하다보니 업체들마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는 것.

제품을 구매하면 특정 온라인 게임에서 쓸 수 있는 쿠폰을 지급하거나 게임 패키지를 번들로 제공하기도 한다. 또한 PC 업체가 주최가 되어 게임 대회를 개최하는가 하면 유명 게임 리그나 프로게임단을 후원함으로써 게임 유저들에게 자사의 브랜드를 알리는 일종의 '브랜드 마케팅'에 열을 올리기도 한다.

- 침체된 PC 업계, 게임 시장에서 활로를 찾다.

PC 업체들이 적지않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게임 시장에 투자하는 이유는 게임이 침체된 PC 시장의 활로를 만들어줄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IDC 자료에 따르면 작년 한 해 PC 시장의 규모는 약 20% 가량 축소됐고, 이러한 추세는 점점 심해질것이라고 한다. 물론 세계적인 불경기에 따른 영향도 있지만, 무엇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영향이 가장 크다. 사람들은 더 이상 인터넷 검색을 위해 PC를 구매하지 않는다.

그러나 게임 유저들은 다르다. 모바일 게임이 유행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PC 게임을 즐기는 유저는 많다. 대형 모니터로출력되는 PC 게임의 웅장한 스케일은 작은 화면의 모바일 기기에서는 맛볼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게임을 원활하게 돌리기 위해서는 50만원 대 이상의 중고급형 PC가 필요해 업체 입장에서는 저가 부품을 판매하는 것보다 더 많은 마진을 볼 수 있다.

실제로 PC 시장이 불경기이기는 하지만, 디아블로와 LOL, 아키에이지, 배틀필드와 같은 대작 게임이 출시됐을 때 PC 업체들은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 가량 중고급형 제품의 판매량 상승 효과를 봤다. 이에 업체들은 'ㅇㅇㅇ에 최적화된 그래픽카드'나 'ㅇㅇㅇ에 어울리는 메모리'와 같은 타이틀로 자사의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최근 주목할 만한 PC 업체들의 게임 마케팅 전략으로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봤다.

그래픽카드 사면 게임 주는 'AMD, 네버세틀 : 리로디드 번들 프로모션'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게임 마케팅으로 AMD가 진행 중인 '네버세틀 : 리로디드(Never Settle: Reloaded)' 프로모션을 꼽을 수 있다. 이는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모았던 프로모션으로 라데온 HD7800/7900 그래픽카드를 구매하면 게임을 번들로 제공하는 것이다. 게임 마니아들의 무한 사랑을 받고 있는 크라이시스3, 전문가들의 극찬을 받은 바이오쇼크 인피니티, 화제작인 툼레이더 등의 게임이 제공된다.

AMD 라데온 HD 7800 시리즈 그래픽을 구매하는 고객은 해당 지역의 구매처를 통해 AMD 라데온 네버세틀:리로리드(Never Settle:Reloaded) 패키지에 들어 있는 툼 레이더 쿠폰을 받을 수 있으며, AMD 교환 포털 사이트 에서 게임으로 교환할 수 있다.

엔비디아, 리그오브레전드 대회 개최 및 월드 오브 탱크 쿠폰 증정 행사

엔비디아 역시 게임 대회를 주최하고, 글로벌 화제 게임의 쿠폰을 증정하는 등 활발한 게임 마케팅으로 유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는 지난 6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지포스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GeForce eSports League of Legends)' 아마추어 최강전의 결승을 진행했다. 총 1천 만원의 상금이 걸린 이번 대회에는 총 234개 팀이 참가했으며, 국내 대표 그래픽카드 업체인 이엠텍아이엔씨와 조텍코리아, 제이씨현이 협찬해 주목을 큰 주목을 받았다.

또한 그래픽카드 제조사들과 함께 지포스(GeForce) GTX 660, 650 Ti, 650 구매자들에게 글로벌 인기 게임 '월드 오브 탱크(World of Tanks)'에서 사용 가능한 골드 쿠폰을 증정하는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해 이슈가 되기도 했다.

티뮤, 각종 게임 리그 스폰으로 활발한 활동 펼쳐

이노베이션티뮤는 PC 부품 유통 업체들 중에서 게임 마케팅을 가장 잘하는 대표적인 업체로 꼽힌다. 지스킬과 커세어, 벤큐의 국내 유통사로 잘 알려진 티뮤는 최근 '스타크래프트 II:군단의 심장'을 비롯해 리그오브레전드 등 국내 대표 게임 리그의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으며, 프로게임단을 후원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먼저 벤큐(BenQ)와 지스킬(G.SKILL) 브랜드를 통해 온게임넷을 통해 방송되는 '올림푸스 LOL 챔피언스 2013'의 프리미엄 스폰서로 활동하고 있다. 'LOL 챔피언스 스프링 2013' 시즌을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약 1년간 진행되는 스프링, 서머, 윈터 3시즌 전체를 후원하게 됐다. 또한 곰TV가 주최하는 '스타크래프트 II 월드 챔피언십 시리즈(WCS)' 리그에서도 서브스폰서로 활동하게 됐다. 이에 따라 벤큐는 팀 리그인 2013 BenQ GSTL 시즌1의 타이틀 스폰서 뿐 아니라 개인 리그까지 후원하게 됐다.

이승태 이노베이션티뮤 전략기획부장은 "재작년부터 국내 유명 게임 리그의 메인/서브 스폰서로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고, 이 덕분에 지스킬과 커세어, 벤큐의 인지도가 크게 올랐다. 게임 유저들에게 이들 브랜드가 게임에 최적화된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고자 한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라며, "물론 비용 부담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브랜드 마케팅의 긍정적인 효과를 믿기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엠텍, 나이스게임TV LOL 리그 공식 후원사로 주목받아

국내 그래픽카드 1위 업체인 이엠텍아이엔씨는 나이스게임TV에서 진행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리그 NLB의 스프링 시즌 공식후원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에 차기 시즌 리그의 명칭을 '이엠텍 NLB 스프링 2013'로 정해지기도 했다.

지난 윈터 시즌에서 아마추어팀의 우승으로 이슈를 만들었던 NLB 리그는 지난 4월 2일 스프링 시즌 골드리그를 시작으로 강호들의 불꽃튀는 대결로 게임 유저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시즌마다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NLB가 PC 시장의 대표 주자인 이엠텍과의 만남으로 더 큰 시너지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뉴젠, 프로게임단 IM과 스폰서 계약 체결

PC 파워서플라이를 유통하는 업체로는 드물게 뉴젠씨앤티가 글로벌 프로게임단 IM (Incredible Miracle)팀과 스폰서 계약을 체결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IM 팀은 2010년 10월 창단된 프로게임단으로 스타크래프트2팀에 이어 2012년 리그오브레전드팀과 월드오브워크래프트팀을 창단해 종합 e-sports 게임단으로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다. 정종현, 임재덕 등 정상급 프로게이머와 e-sports 유망주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뉴젠은 IM 팀의 공식 스폰서로 팀 홍보와 리그 후원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게 된다.

로지텍, 프로게임단 CJ 엔투스 프로게임단 후원

개인용 주변기기 업체 로지텍 코리아는 지난해에 이어 CJ 엔투스 프로게임단을 후원하고 있다. CJ엔투스는 지난 3월 상암동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2012 대한민국e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지난 해를 빛낸 최고의 프로게임단으로 뽑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특히 CJ 프로스트와 CJ 블레이즈는 IEM 월드 챔피언십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올리기도 했다. 로지텍은 이번 후원을 통해 CJ 엔투스에게 로지텍 키보드와 마우스, 헤드셋 등 다양한 제품을 후원하게 된다.

 쿨러마스터, 스타2 게이머 'Polt' 최성훈 공식 후원

PC 주변기기 업체 쿨러마스터는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인 'Polt' 최성훈을 후원하고 있다. Polt는 2011 GSL 슈퍼 토너먼트 우승과 ASUS ROG 어셈블리 윈터 2012 챔피언 자리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이번 계약을 통해 그는 전 세계 Starcraft 2 토너먼트에서 CMStormPolt라는 이름으로 쿨러마스터의 CM Storm 게이밍 라인을 사용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