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회 곳곳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갑의 횡포’ 사건이 불거지고 있다. ‘땅콩회항’부터 시작해서, ‘주차장 모녀 사건’, ‘백화점 갑의 횡포’ 등이 그것이다. 흔히 ‘갑질’이라고 부르는 갑의 횡포는, 개인과 개인, 기업과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과 기업 사이에서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유통채널 갑질에 고통받는 중소기업

판로개척이 힘든 신생기업이나 중소기업은 갑의 횡포에 더 쉽게 노출되고, 더 큰 타격을 받는다. 하지만 일부 유통기업의 독과점 때문에 달리 방법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슈퍼 ’을’을 자처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유통구조의 비합리성 때문에, 획기적인 아이디어나 혁신적인 기술이 있는 중소기업들이 유통 채널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는 케이스가 허다하다.

유통채널의 갑질은 일반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차별적으로 이루어진다. 하도급 대금이 일방적으로 감액되거나, 납품단가를 부당하게 인하 당한 사례가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에서 두드러진다.

정부는 이러한 유통 ‘갑질’해결을 위해, 불공정거래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하도급법, 대규모 유통업법, 가맹사업법 등에 관련한 10여개의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새 제도에 근거한 제재 실적은 아주 미미해서, 사실상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유통채널 판매수수료는 인터넷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대형마트, 백화점, TV홈쇼핑 순으로 높다. 특히 백화점과 홈쇼핑은 평균 30% 이상의 수수료를 받고 있는데, 이는 중소기업에게 큰 부담이 되는 수치다. 그마저도 통계상의 수치일 뿐, 실제로 체감하는 수수료는 그보다 훨씬 높다.

신생 커머스의 출현과 ‘을’의 반란 “우먼스톡”

전문가들은 경제 선순환을 위해서는 유통에서의 문제점 개선이 우선한다고 입을 모아왔다. 스타트업 기업, 벤처 기업 등 영세기업이 가진 아이디어와 기술을 시장에 선보일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뿌리박힌 독과점 유통채널의 견고한 왕국을 단기간에 부수기는 힘들어 보였다.

그런데 최근, 신규로 출범한 한 커머스가 을의 반란을 자청하며 나섰다. 온라인 뷰티 홈쇼핑 ‘우먼스톡’이다. 우먼스톡은 공급업체에는 충분한 마케팅 리소스를 확보해주고, 소비자에게는 가격적 수혜를 보장해주는 ‘착한’ 정책으로 뷰티업계에서 작은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먼스톡은 타 유통업체와는 전혀 다른 유통구조를 가지고 있다. 판매 기간 동안 우먼스톡이 최저가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 하에, 입점 브랜드의 영상제작비 및 모델 개런티를 전액 부담하는 것이 그것이다. 타 인터넷 커머스 플랫폼의 경우에도 입점 수수료 할인은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지만, 이처럼 플랫폼 사업자가 입점 브랜드에 대해 직접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유통 구조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거래 형태이다. 그마저도 타 유통업체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수료로 서비스해, 중소기업의 입점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을의 반란을 주창하는 ㈜크라클팩토리 김강일 대표(35세)는 “다른 업계도 마찬가지겠지만, 뷰티업계는 특히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이 어렵다. 이미 시장의 상당부분이 국내 유명브랜드나 해외브랜드에 잠식당해 있어, 우수한 제품력을 가진 국내 중소기업이 외면받는게 현실이다. 우먼스톡은 중소기업의 마케팅 리소스를 확보해주고 일정기간만 최저가로 판매한다. 그러다보니 소비자는 최저가로 구매해서 만족을 하고, 공급업체도 마케팅차원에서 상당한 비용이 감소된다.”며, “좋은 제품을 가졌으면, 당당하게 제품입점을 요구할 수 있어야 한다. 상대가 갑질을 한다면 그에 대항할 수 있는건 ‘을질’뿐이다. 을의 반란을 기대해달라.”고 말을 마쳤다.

대규모 유통 괴물들의 갑질에 막혀, 상품력은 충분히 갖추고 있으나 유통경로를 찾지 못하는 중소기업에게 창구를 터주고, 동시에 쏟아지는 뷰티 제품 속에서 방향성을 찾지 못하는 소비자에게 길을 찾아주는 우먼스톡의 윈-윈 유통구조는, 갑질로 점철된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기 바란다. 업계 관계자 모두가 이들의 ‘을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만큼, 이 반란의 나비효과가 사회 전체에 변혁을 일으킬 그 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