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사이 새로운 레시피를 개발해 공유하거나, 인기 레시피를 따라 요리한 후 인증하는 홈쿡 문화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먹을거리에 개인의 취향을 담아 만족스러운 한 끼를 즐기는 하나의 식문화가 형성된 것. 이중 몇몇 레시피는 유튜브를 비롯한 SNS를 중심으로 크게 주목을 받아 인기를 얻으며 실제 식품기업들의 신제품 출시로 이어지고 있다.

SNS에서 화제가 된 레시피는 이미 맛과 인기가 증명된 것은 물론, 출시만으로 입소문을 타는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어 식품업계에는 기민하게 소비자 수요를 반영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요알못도 레시피 그대로 구현 가능한 ‘밀키트’
레시피가 있더라도 식재료를 준비하고 정량하는 등 요리를 위한 준비는 필요하다. 이러한 번거로운 과정 없이 바로 요리에 돌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이 있다. ‘밀키트’다. 기존에 밀키트는 바쁜 일상 속 간편하게 가족 식사를 준비하고자 하는 3040세대의 이용률이 높았으나, 최근에는 나를 위해 가치 있는 한 끼를 요리하는 20대의 이용률이 높아졌다. 실제로 마이셰프의 자사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대비 올 상반기 20대 회원 수는 약 26%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을 반영해, 밀키트 전문 기업 마이셰프(대표 임종억)는 농심과 손잡고 SNS에서 MZ세대 사이 인기 레시피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청양크림 사리곰탕 파스타’ 밀키트를 출시했다.

청양크림 사리곰탕 파스타는 설렁탕을 모티브로 개발된 농심의 ‘사리곰탕’ 라면에 우유와 치즈, 청양고추를 넣어 한국인이 선호하는 매콤함과 진한 크림의 꾸덕함을 담은 제품이다. 5개월 전 한 예능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농심의 스프 개발 팀장이 소개한 요리로, 유튜브에서 관련 영상은 400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에 마이셰프는 해당 레시피를 별도 검색이나 계량 없이 편리하게 즐길 수 있도록 자사 노하우를 담아 가장 맛있는 식재료 비율을 맞춰 제품을 개발했다.

이 제품은 쿠팡잇츠, 배달의민족과 같은 퀵 커머스(Quick Commerce) 시장을 선도하는 '굿테이블'에 선 론칭되었다. 굿테이블은 마이셰프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밀키트와 신선식품을 59분 만에 밀착 배송해 준다.

마이셰프 제품개발팀 관계자는 “최근 집에서 식사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쉽게 시도해볼 만한 SNS 상의 이색 레시피들이 주목받고 있는 추세”라면서, “마이셰프는 MZ세대의 문화와 트렌드를 반영해 식품 기업은 물론, 이종 업계와 협업하며 맛과 재미를 담은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쿠캣마켓도 SNS 상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레시피를 토대로 ‘쿠캣마켓 김치닭쫄면’과 ‘쿠캣마켓 스노우콘치즈새우’ 밀키트를 선보인 바 있다. 두 제품 모두 쿠캣의 유튜브 채널 ‘쿠캣’을 통해 높은 인기를 끈 콘텐츠를 상품화하여 출시됐다. 먼저, 김치닭쫄면은 당시 조회수 7만회를 기록한 제품으로, 쫄깃한 닭다리살과 부드럽고 고소한 닭가슴살을 7대 3의 황금비율로 조합한 뒤 아삭한 김치와 소스를 곁들여 출시됐다. 스노우콘치즈새우 역시 조회수 10만회를 돌파한 마약콘새우 콘텐츠를 토대로, 버터와 다진 마늘로 볶은 새우에 달콤하고 고소한 콘옥수수와 치즈를 듬뿍 얹어 쿠캣마켓만의 시즈닝으로 마무리한 제품이다.

라면의 진화... 하나의 ‘요리’로 즐기는 라면
끼니를 대충 때우기 위해 라면을 먹는 시대는 지났다. 최근 라면도 음식점 요리 못지않은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라면은 재료가 간단한 만큼 소비자가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어 다양한 레시피가 존재한다. 이 중에서도 여럿 소비자의 인정을 받은 몇몇 레시피가 실제 제품으로 출시되어 주목받고 있다.

농심은 최근 국내외에서 국물 없는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반영해 볶음면 형태의 신제품 ‘신라면볶음면’을 출시했다. 영화 ‘기생충'에 등장해 인기를 얻었던 짜파구리뿐만 아니라 SNS에서 신라면을 국물 없이 조리하는 ‘로제 신라면’ 레시피가 화제가 되고 있다. 신라면볶음면은 파와 고추 등으로 만든 조미유를 추가해 볶음면 특유의 매콤한 감칠맛을 살린 것이 특징이며, 한자 매울 신(辛)자를 새긴 빨간 어묵도 건더기로 넣었다. 봉지면과 큰 사발면 두 종류로 출시되었으며 오는 8월부터 수출을 시작할 예정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SNS에서 오뚜기 스테디셀러인 ‘진짬뽕’ 제품에 우유와 치즈를 넣어 매콤함과 고소한 맛을 함께 즐기는 조리법으로 화제를 낳은 레시피를 반영해 ‘크림진짬뽕’을 출시한 바 있다. 크림진짬뽕은 진한 해물맛과 화끈한 불맛이 특징인 진짬뽕에 황금비율의 생크림, 체다치즈, 마스카포네치즈를 넣어 꾸덕하고 고소한 크림맛을 더해 고급 레스토랑에서 먹는 매콤한 크림 파스타의 맛을 재현했다. 용기면으로 먼저 출시된 데 이어 봉지면으로도 출시돼 소비자에게 꾸준히 큰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