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라는 수식어를 허락하는 것은 몇 되지 않는다. 품질이 되었건 명성이 되었건 말 그대로 정점에 올라 있는 것에 대해 비로소 최고라는 호칭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지난 2014년 8월 30일에 발표된 인텔 코어 i7 익스트림 프로세서도 여러 의미에서 최고라 불릴 만하다. DDR4 메모리를 처음 도입하게 되었고 인텔 프로세서 역사상 첫 옥타코어 프로세서이니 말이다.

이런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추는 메인보드 역시 최고라 할 수 있다. 정점에 오르길 원하는 PC 유저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메인보드 제조사 입장에서는 오버클럭 잠재력을 끌어내는 능력부터 확장성, 호환성, 품질 등 모든 면에서 수준을 한 단계 올려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하지만 이 메인보드 앞에서는 감히 최고라는 수식어를 당분간 꺼내기 어렵겠다. 에이수스가 선보인 플래그십 메인보드 'RAMPAGE V EXTREME'이 주인공이다.

에이수스 게이밍 브랜드 ROG(Republic Of Gamers)의 정점에 있는 익스트림 등급인 이 제품은 인텔 X99 칩셋을 품으면서 하스웰-E 계열의 4세대 코어 i7 익스트림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춘다. 칩셋 특유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음은 물론이지만 이 메인보드가 최고라 부르는 것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ASUS RAMPAGE V EXTREME 플랫폼 E-ATX (305 x 244mm) 소켓규격 LGA 2011-v3 지원 프로세서 4세대 코어 i7 익스트림 (하스웰-E) 기타 LGA 2011-v3 기반 코어 i7 프로세서 메모리 쿼드-채널 DDR4 슬롯 x 8 (최대 64GB) 2,133MHz~3,300MHz+(OC) Intel eXtreme Memory Profile(XMP) 지원 확장슬롯 PCI-Express 3.0 x16 슬롯 4개 (싱글 x16 / 듀얼 x16+x16 / 트리플 x16+x8+x8) (쿼드 x8+x8+x8+x8 / 마지막 PCI-E 슬롯 M.2(x4)와 라인공유) NVIDIA SLI, AMD CrossFire 지원 PCI-Express 2.0 x1 슬롯 3개 (28 Lane 코어 i7 프로세서는 3-Way로 제한) SATA 슬롯 SATA 6Gbps x 8 (RAID 0, 1, 5, 10) 인텔 래피드 스토리지(13), 스마트 리스폰스 기술 대응 인텔 고속 복구 기술 대응 SATA-Express x 2 (SATA 6Gbps 포트 4개로 활용 가능) M.2 소켓(M키) - 2260/2280/22110 타입 장치 지원 네트워크 인텔 I218-V 기가비트 이더넷 (과전압 방지, ROG GameFirst III 대응) 3T3R 무선 네트워크 대응 (Wi-Fi 802.11 a/b/g/n/ac 대응 듀얼 밴드) 블루투스 v4.0 후면 패널 USB 3.0 x 10, USB 2.0 x 2 PS/2 단자 (키보드, 마우스 콤보) 8채널 오디오 단자 (SupremeFX 2014) S/PDIF 출력 (Optical) RJ-45 랜 단자 (Intel I218-V) 3T3R 와이파이 네트워크 특징 Extreme Engine Digi+ IV (8-페이즈) (MicroFine Alloy Choke, PowIRstage IC, 10K Black Metallic Cap) O.C Socket / X-Socket II OC Panel (다양한 정보 확인 가능) 3T3R 2.4/5GHz 듀얼밴드 와이파이 KeyBot / BIOS Switch / OC Zone 가격 62만 5,880원 (2014년 9월 15일 다나와 최저가 기준) 문의 에이수스코리아 (kr.asus.com)

데스크톱 메인보드 중 최고 수준의 레이아웃

보는 순간 느껴지는 압도적 위용은 에이수스 플래그십 메인보드의 공통적인 특징. 최근 ROG 라인업도 선택의 폭을 넓히며 세를 늘리고 있지만 익스트림에 비하면 일반 메인보드처럼 평범하게 느껴질 정도. 그만큼 RAMPAGE V EXTREME의 플랫폼 레이아웃은 엄지 손가락을 들어주고 싶을 정도로 탄탄하고 완성의 정점에 다다랐다.

이 메인보드의 규격은 일반 ATX의 확장형인 E-ATX(Extended-ATX)다. 세로와 가로 기준 305 x 272mm로 일반 미들타워 케이스에 장착하면 대부분 확장베이에 겨우 맞는 수준일 정도로 큰 편에 속한다. 일반 ATX 규격이 305 x 244mm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큰 편이다. 메인보드의 면적이 넓으니 그만큼 더 많은 슬롯과 포트 등에 의한 확장성 확보가 가능하다.

실제로 메인보드의 대부분을 확장카드 슬롯과 메모리 슬롯, 여러 부품들로 가득 들어차 있음을 알 수 있다. 부품이 집적되어 있지 않고 휑한 부분을 전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알찬 구성이다.

▲ 큼직한 메인보드 속에 슬롯과 부품, 갖가지 버튼이 가득 집적되어 있다.

CPU 소켓부를 먼저 살펴보자. 소켓은 LGA 2011-v3 규격으로 하스웰-E에서 처음 적용됐다. 샌디브리지-E나 아이비브리지-E처럼 같은 LGA 2011 이라는 숫자를 쓰지만 버전이 다른 관계로 서로 호환은 되지 않는다. 소켓의 핀배열이 이전 소켓과 다르게 CPU 면적 대부분을 커버하도록 디자인 되었기 때문이다.

전원부는 8-페이즈 구성이다. 단순 구성만 따져보면 평범하다고 느껴질 정도인데, 왜 과거처럼 많은 전원부 구성을 하지 않았을까? 공간의 제약도 있겠지만, 하스웰-E 프로세서에 통합 전압안정기(VRM)가 내장되어 있고 메인보드의 전원부 기술도 Extreme Engine Digi+ IV로 업그레이드 되면서 효율이 더 강화되었기 때문에 많은 전원부를 구성하지 않아도 효과적인 운용이 가능하게 됐다.

Extreme Engine Digi+ IV에는 MicroFine 알로이 초크와 함께 기존 High-side, Low-side와 함께 3개가 한 쌍으로 이루던 MOSFET부가 PowIRstage로 통합되면서 전류가 거치는 경로를 단축하고 전압및 전류 흐름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이는 DIGI+ EPU 컨트롤러에 의해 이뤄진다.

▲ 세밀한 정보를 집적 확인하도록 도와주는 OC Panel

한 가지 재미 있는 부분은 이 제품에서 OC Panel이라는 보조 단말기가 제공되는 점이다. 이 OC Panel은 오버클럭을 할 때 필요한 주요 정보들과 제어 기능이 담겨 있다. 정보는 2.6인치 액정 패널에 표시되고 조작은 단말기에 있는 버튼을 가지고 진행한다. 전면 5.25인치 베이에 달아 쓸 수 있게끔 트레이도 제공되니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메인보드에 있는 ROG EXT 포트와 SATA 전원 포트를 가지고 연결하면 즉시 쓸 수 있으며, 냉각팬 속도 조절 같은 간단한 설정부터 슬로우 모드, LN2 냉각을 위한 극저온 측정, 그래픽카드 시스템 관리 버스 헤드(VGA SMB Head), 정지 스위치 등 고급 메뉴도 지원한다.

▲ 8페이즈 전원부는 Extreme Engine Digi+ IV 기술에 의해 완벽하고 세밀하게 관리

메모리 슬롯은 하스웰-E 플랫폼의 쿼드-채널 구조로 인해 4개씩 2쌍, 총 8개의 슬롯이 자리하고 있다. 이 덕분에 메인보드에 빈 틈이 없게 느껴진다. 중요한 점은 하스웰-E가 처음 DDR4 메모리를 지원했다는 것. 8개의 슬롯 모두 DDR4 메모리를 장착할 수 있기 때문에 여유만 있다면 최상의 메모리 버퍼를 확보하는게 가능해진다.

8GB DDR4 모듈을 모든 슬롯에 장착하면 64GB 용량 확보가 가능하다. 메인보드도 최대 64GB까지 인지하도록 지원한다. 하스웰-E 프로세서가 지원하는 2,133MHz 외에도 오버클럭을 통해 최대 3,300MHz 이상 쓸 수 있다는게 인상적이다.

▲ 8개의 DDR4 슬롯. 장착을 쉽게 유도하기 위해 색상을 구분 지었다

확장 슬롯은 총 6개가 제공되고 1개의 PCI-Express x1(2.0)을 제외하면 모두 PCI-Express x16 규격의 슬롯이다. 이 중 5개의 슬롯에서 1개는 x4 모드로 작동하는 PCI-Express 2.0 x16이고 검은색으로 분류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나머지 붉은색 슬롯은 모두 PCI-Express 3.0 규격으로 그래픽카드 장착을 위해 준비되었다.

붉은색 슬롯에서는 40레인을 모두 활용한 그래픽카드 장착 구성이 가능하다. 코어 i7 5960X와 5930K 프로세서가 40레인을 지원하는데, 슬롯에 따라 최대 16+8+8+8로 쓸 수 있다. 코어 i7 5820K 프로세서는 24레인을 쓰는데, 최대 8+8+8 구성이 가능하다.

마지막 PCI-E 3.0 슬롯은 메인보드에 내장된 M.2 슬롯과 4개 레인을 공유하게 된다. 고로 모든 슬롯에 그래픽카드를 연결했다면 가급적 M.2 슬롯은 쓰지 않는 편이 좋겠다. 아니면 3-Way까지 구성하고 나머지는 M.2에 할애하는 방법도 있다.

▲ SATA 6Gbps 포트 8개, SATA-E 포트 2개가 준비됐다. 총 12개의 SATA로 활용 가능

▲ 메모리 슬롯 옆에 있는 M.2 슬롯. 슬롯형 SSD는 여기에 장착

SATA 포트의 제공도 최고 수준이다. 기본적으로는 8개의 SATA 6Gbps 포트와 2개의 SATA-Express 포트가 제공된다. SATA-Express 포트는 SSD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쓰게끔 고안된 규격이지만 아직 이를 지원하는 제품은 미미할 정도이고 국내에서는 이를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 수준이기 때문에 활용이 어렵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SATA-Express는 SATA 포트와도 호환이 가능하다. 2개의 SATA 포트를 활용하기 때문인데, 두 포트를 쓰지 않으면 4개의 SATA 6Gbps 포트가 생기는 셈이다. 고로 RAMPAGE V EXTREME의 SATA 포트는 12개가 되는 셈이다.

메모리 슬롯 옆에는 M.2 슬롯이 자리하고 있다. SATA-Express와 함께 SSD를 장착하는 곳이다. 동일한 10Gbps의 대역폭을 지니고 있으며 전송속도로는 1.25GB/s. 일반적인 SATA 6Gbps가 750MB/s 정도이니 차이가 분명하다. 구할 수 있는 장치도 늘고 있고 속도 또한 최고치에 벌써 근접하고 있으니 저장장치 성능에 목마른 소비자에게 알맞은 장치라 하겠다.

▲ 후면 패널 공간을 가득 채울 정도로 연결 단자들과 와이파이 모듈 등이 자리하고 있다.

후면 패널의 구성도 알차다. 확장성이나 활용도 측면에서 아쉬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원장치로는 PS/2 키보드, 마우스 콤보 포트를 시작으로 USB 2.0 단자 2개, USB 3.0 단자 10개 등이다. 여기에 RJ-45 규격 기가비트 이더넷 포트와 오디오 입출력, S/PIDF 등도 포함되어 있다.

눈여겨 볼 부분은 와이파이의 지원. 3T3R 구성의 와이파이 모듈을 달았는데, 802.11 a/b/g/n/ac를 모두 지원한다. 2.4/5GHz 대역 주파수도 지원하고 있으며, 최대 1300Mbps 상당의 전송속도를 자랑한다. 최근 에이수스가 선보인 공유기 RT-AC68U와 조합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보지 않을까 생각된다. 블루투스 4.0도 지원하고 있으므로 장치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겠다.

▲ RAMPAGE V EXTREME의 CMOS 설정 화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기능도 충실하다.

CMOS 설정 화면에 진입하면 여느 에이수스 메인보드와 다를 것 없는 메뉴구성이 보인다. 하지만 하스웰-E 프로세서에 맞춰 전압 및 메모리 설정 관련 부분이 추가되거나 변경된 점이 눈에 띈다. 한글을 지원하는 것도 여전하고 글꼴이나 설명이 최대한 깔끔하게 반영되었다. 이런 점은 최근 변화하고 있는 국내 메인보드 트렌드이기도 하니 좋게 평가할 부분이라 하겠다.

오버클럭 설정 메뉴는 더 세밀하게 이뤄져 있지만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애를 먹기 쉽다. 이런 부분에 큰 관심이 없다면 자동 설정을 취하거나 필요한 일부만 변경하는 식으로 활용하면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정점에 오르려는 하이엔드 PC 소비자에게 바친다

최고라는 것은 단순히 비싸서 붙는 것만은 아닐 것이다. RAMPAGE V EXTREME은 분명 일반 소비자가 넘보기에 어려운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하드코어한 오버클럭을 겨냥하거나 또는 하스웰-E 프로세서의 진가를 100% 맛보고 싶은 하이엔드 PC 소비자에게 이 가격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평가된다. 메인보드의 구성부터 품질, 오버클럭 잠재능력, 호환성, 확장성, 이를 뒷받침하는 소프트웨어에 이르기까지 무엇 하나 흠잡을 곳 없는 완성도를 갖췄기 때문이다.

기대할 부분은 이런 기술의 적용이 차기 제품들에도 고스란히 녹을 가능성에 대한 것.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호흡을 맞출 메인보드는 Extreme Engine Digi+ IV나 O.C Socket 등은 물론이고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나갈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RAMPAGE V EXTREME 출시는 상징적이라고 표현해도 될 듯하다.

아무리 현재의 최신 기술을 탑재하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최고의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다른 메인보드에 그 자리를 넘겨줘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이 메인보드가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