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의 유행, ‘나’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Z세대의 성향과 코로나의 유행으로 인한 야외 활동의 제약이 맞물리며 실용성과 편안함이 패션 트렌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제화 업계에서도 ‘편한 구두’ 바람이 불고 있는데, 굽이 높아 불편한 하이힐 대신 플랫슈즈, 블로퍼, 뮬 등의 꾸민 듯 하면서 편하게 신을 수 있는 대체재를 찾는 것이다.

편안함이 트렌드로 자리잡자,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아찔하고 유니크한 디자인을 주로 어필하던 제화 업계도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 ‘쿠션 구두’, ‘말랑 구두’ 등 디자인보다는 편안함을 차별점으로 어필하는 추세이다.

제화 업계가 ‘편안함’에 눈을 돌리기 훨씬 전부터 이미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라는 슬로건을 모토로 편한 구두를 연구해온 쓰담슈즈의 백승민 대표는 ‘이런 현상이 반갑다’고 말했다.

쓰담슈즈가 국내 최초로 농구화의 인솔을 구두에 적용한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구두를 신을때 불편함을 감내하는 것을 모두가 당연하게 여기던 때라, ‘구두는 원래 불편하게 신는 것이다’라는 반응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업계의 냉담한 반응에도 불구하고, 쓰담슈즈는 농구화 인솔, 발가락 보호 쿠션, 까지지 않는 방탄굽 등을 개발하고 착화감을 위해 내피를 전면교체 하는 등 꾸준히 착화감을 발전시키는 데에 초점을 맞춰 사업을 펼쳐왔다. 살다보면 구두를 꼭 신어야 하는 순간이 생기기 마련이고, 그 상황에서 불편함을 당연하게 감내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라는 슬로건도 내걸었다.

그런데 편안함과 실용성이 패션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하나 둘씩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라는 쓰담슈즈의 메인 슬로건을 사용하는 업체가 생기기 시작했다. 똑같이 사용하기도 하고, 운동화처럼 ‘발’편한 구두와 같이 교묘하게 바꿔서 사용하기도 했다.

이에 백승민 대표는 “‘슬로건’은 특정한 누군가의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기 때문에 ‘왜 우리의 슬로건을 그대로 따라 쓰느냐’며 따질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편한 구두’라는 슬로건을 내건 모든 브랜드들이 진정으로 편한 구두를 위한 연구를 했으면 좋겠다”며, “중국산 제조 제품을 저렴하게 수입해서 간단한 수제 공정을 거친 것 만으로 고급 수제화라 칭하며 비싼 가격을 받는 것이 아닌 좋은 품질의 부끄럽지 않은 구두로 한국 수제화의 퀄리티가 얼마나 좋은 지, 함께 증명하며 한국 수제화를 같이 키워나가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편, 쓰담슈즈는 성수동에 위치한 수제화 브랜드이며, 국내 최초로 농구화에 사용되는 소재의 인솔(깔창)을 구두에 적용하면서도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2030 직장인 여성들에게 발편한 구두로 인기를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