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를 모토로 성수동에서 여성 수제화를 판매하는 쓰담슈즈는 자사의 대표 제품인 ‘시그니처 스틸레토’의 두 번째 버전을 선보였다. 농구화에 사용되는 소재의 쿠션을 하이힐에 적용하여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첫 번째 시그니처 스틸레토를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신발 사이즈 추천 쇼핑몰, 맞춤 수제화를 거쳐 현재의 쓰담슈즈를 운영하게 된 백승민 쓰담슈즈 대표를 만나 고객을 맞이하는 각오와 계획을 들어봤다.

쓰담슈즈는 어떤 기업인가요?
쓰담슈즈는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를 만들고 있는 성수동 수제화 브랜드입니다. 높은 구두를 운동화처럼 편하게 신을 수 있도록,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제화 스타트업이기도 합니다. 펌프스뿐 아니라 블로퍼, 플랫슈즈, 슬링백, 샌들, 부츠 등의 품목을 판매하고 있고, 남성 구두라인도 일부 런칭되어 있어요.

말씀주신 것처럼 쓰담슈즈는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데, 구두와 관련된 다양한 사업을 거쳐 현재에 오기까지 어떤 점이 가장 달라졌을까요?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편한 구두’를 정의하는 관점이 바뀌었다는 것 아닐까요? 사업 초반에는 ‘사이즈’에 초점을 맞춰 제품을 정의했어요. 고객의 발 모양에 딱 맞는 구두를 추천하거나(사이즈 추천 쇼핑몰) 만들어드리면(맞춤 수제화) 편안해 하실 것이라고 생각했던거죠. 그런데 결과는 달랐어요. 아무리 사이즈를 딱 맞춰 제작해드려도 ‘딱딱하고 오래 신으면 아픈’ 구두 자체의 불편함이 해소가 되지 않으니 여전히 불편해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원점으로 돌아가 개발한 것이 농구화 소재로 만든 ‘테크니컬 인솔’이에요. 보통 구두에 들어가는 인솔(밑창)은 종이 한장 정도의 두께였는데, 저희는 이 인솔을 10mm 두께의 쿠션 인솔로 바꿔버렸어요. 진짜 편한 구두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디자인이든 구두 자체가 편안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쓰담슈즈의 가장 큰 강점은 ‘테크니컬 인솔’이라고 보면 될까요?
그렇죠. 단순히 두껍고 푹신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발바닥의 모양에 맞춰 구두를 신고 걸을 때 통증을 느끼는 부위들을 받쳐줄 수 있도록 설계했거든요. 특히 하이힐의 경우, 구두 안에서 발이 꺾여있다보니 발바닥 아치 부분은 허공에 떠있고, 발가락은 몸의 하중 때문에 강한 압력을 받게 됩니다. 테크니컬 인솔은 발바닥 아치 부분을 볼록하게, 몸의 하중을 가장 많이 받는 엄지발가락 지골과 중족골 사이 부분은 가장 두텁게 디자인했어요. 처음 신었을 때 잠깐만 편안한 구두가 아닌 매일 신어도 집에 돌아올 때까지 편한 구두를 위해, 지금도 꾸준히 연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에 출시한 ‘시그니처 스틸레토 버전2’의 반응도 뜨겁던데요.
네, 테크니컬 인솔이 적용된 첫 버전의 ‘시그니처 스틸레토’를 업그레이드 한 것이 버전2인데요, 발가락 보호 쿠션을 추가한 ‘세이브토(Save toe) 쿠션 스틸레토’, 굽 까짐 방지를 위해 방탄조끼 소재로 만든 방탄굽 구두, ‘불릿프루프(Bullet proof) 힐’, 발가락 보호 쿠션과 방탄굽을 모두 적용한 ‘올인원(All-in-one) 스틸레토’, 총 세 가지 종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출시한 지 3달만에 쓰담슈즈의 베스트 셀러로 등극할 만큼 많은 사랑을 주고 계셔서 고객님들께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또다시 업그레이드 된 새로운 구두를 선보일 예정이니 꾸준히 지켜봐주세요.

경기 침체 속에서 수제화 업체 및 공장의 폐업 등의 이유로 성수동 수제화 시장이 위기를 맞았다고 하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그리고 쓰담슈즈는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저희와 거래하던 업체 중에서도 성수동이 아닌 다른 곳으로 이전한 분들이 계세요. 고가의 명품 구두가 물밀듯이 밀려오고, 저가의 제품이 교묘하게 ‘수제화’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중저가로 고품질의 구두를 제공하는 성수동 수제화가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을 점점 느끼고 있습니다. 업계 종사자로서 3-40년간 성수동에 터전을 유지하시던 수제화 장인이나 업체 분들이 고령화나 열악해지는 상황 때문에 다른 곳으로 옮겨가시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이런 상황을 개선하려면 수제화 업계에서도 보다 다양한 디자인과 좋은 품질로 소비자와의 신뢰를 높여가야 하겠지만, 소비자분들도 전통을 고수하며 한 땀 한 땀 만들어진 수제화의 가치를 유심히 보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입니다.

브랜드 외적으로 쓰담슈즈가 가진 목표 중 하나도 수제화 시장의 상황 개선에 조금이라도 일조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에요.

쓰담슈즈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요?
운동화처럼 편한 구두를 넘어, 운동화’보다’ 편한 구두를 만드는 것이 쓰담슈즈의 최종 목표입니다. 말도 안되는 꿈이라고 생각하실 수 있지만,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편안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다보면 불가능해 보였던 꿈을 이루는 날이 언젠가는 오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