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짧다. 줄줄이 적어둔 신년계획들을 시작하기도 전에 찾아 온 2월은 마음이 급해진다. 2월이 끝나기 전에, 짧아진 날짜 만큼 욕심을 덜어내고 한 가지에만 집중해보는 것은 어떨까? 덜어내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중인 서촌의 ‘한권의 서점’을 들려보았다.

‘한권의 서점’은 서촌의 풍경을 헤치지 않고 3평 남짓한 공간에 자리 잡고 있다. 지난 6월 스테이폴리오(stayfolio.com)에서 서촌 여행객들을 위해 오픈한 곳이다. 서촌스러운 나무색으로 둘러 쌓인 서점에는 2월의 책인 <20킬로그램의 삶(박선아, 2019)>만이 공간 곳곳에 진열되어 있다. 오래된 야채가게에서 보던 빨간 저울에는 ‘무게를 재어보세요’라고 적혀있다. 사람들은 휴대폰, 눈꺼풀의 무게 등을 적어 두며 각자의 무거운 것들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 달 서점에서 책과 함께 선정한 단어는 ‘-20kg’이다. 너무 많은 무게를 지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제시하는 단어이다. 왼쪽 벽면에는 -5kg, -10kg 등 무게 별로 덜어내는 방법을 책 속에서 발췌해 소개 중이다. 한권의 서점은 한 단어를 제시하며 한 가지에 집중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말한다. ‘서촌은 꼭 유럽의 골목 풍경과 비슷해요. 추우면 잠시 쉬어가는 상점도 있고, 늦은 저녁에는 문을 닫고 내일을 준비하죠. 한권의 서점도 가볍게 들려 비워낼 수 있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라고 서점큐레이터는 말했다. 이번 전시는 이 달 27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