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 올바르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기르고자 다짐했지만 작심삼일에 무너졌다면 ‘넛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부드러운 개입으로 사람들이 더 좋은 선택을 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말하는 넛지는 2008년에 행동경제학자인 리차드 탈러와 카스 선스타인의 공동 저서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졌다.

차선을 안전하게 유도하는 도로 위의 분홍색 선 표시와 터널 속의 사이렌소리, 지하철의 분홍색 임산부석 등이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넛지의 사례다. 더 나아가 변기 속 파리 스티커, 피아노 계단, 농구대 쓰레기통도 넛지의 긍정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디지털 상에서도 소비자는 다양한 형태의 넛지를 만나볼 수 있다. 사람은 하루 3만 5천개의 선택을 한다고 알려졌으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게 이중의 상당수가 디지털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IT기술에 넛지가 활용되면 복잡하고 어려운 의사결정을 보조할 수 있고 자동화를 통해 실수를 최소화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동영상 플랫폼, 클릭 한번으로 소비자 스스로의 자발적인 선택 유도
디지털 상에서 잘 알려진 대표적인 넛지는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사례다. 인기 콘텐츠에 의한 일방적인 추천이 아니라, 사용자들의 시청 기록에 근거해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 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이 외에 넷플릭스가 소비자들이 아이디를 공유하고 동시 접속할 수 있도록 한 것, 유튜브가 광고 건너뛰기로 소비자가 광고를 볼지 말지 선택하도록 한 것 역시 넛지다.

업계 관계자는 “고객에게 어떤 것도 강요하지 않는 서비스는 고객들의 호감을 사게 돼 자발적인 참여를 더욱 높인다”며 “또한 소비자의 자발적인 의지로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에 스스로 선택한 결과에 만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상 속 건강관리를 위해 동기부여 해주는 모바일 앱과 디바이스
건강관리에 도움을 주는 모바일 앱과 디지털 디바이스 역시 넛지를 활용한 사례가 눈에 띈다. 건강에 대해 관심은 많지만 여러가지 이유로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일상 속에서 정신적·신체적 건강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한 장치들이다.

명상&휴식 모바일 앱 최초의 유니콘 기업인 ‘캄(Calm)’은 앱을 실행하면 첫 화면에 심호흡을 유도하는 문구가 뜬 후 바로 명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명상 및 취침시간에 대한 푸시알림, 기분기록 푸시알림을 원하는 대로 설정할 수 있어 체계적인 명상관리와 숙면이 가능하다.

또한 나에게 맞는 맞춤형 명상 콘텐츠인 데일리 캄은 7일 동안 매일 조금씩 업데이트 되는 콘텐츠를 통해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명상 프로그램을 완성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한다.

닌텐도의 ‘링 피트 어드벤처’는 게임을 하면서도 운동을 즐길 수 있다. 패키지에는 플레이에 필요한 주변기기인 링콘과 레그 스트랩이 있는데 신체 움직임뿐만 아니라 가슴과 배, 팔, 다리 등의 움직임과 힘을 인식시켜 게임 세계와 연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비바리퍼블리카의 '토스 만보기'는 이용자가 걸어다닌 만큼 소액을 지급하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휴대전화를 가지고 1만보를 걸으면 100원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많이 걸어 다닐수록 그만큼 지급받는 금액은 많아지는 셈이다.

온라인 구매 고객 대상 부드러운 개입을 통한 판매 유도
호텔예약 플랫폼에서 고객이 몇 군데의 상세 페이지를 보고 있을 때 뜨는 실시간 메시지 역시 넛지를 활용한 사례다. “현재 00명이 이 호텔을 확인 중입니다", “지난 10분 동안 00명이 같은 일정으로 이곳을 확인했습니다" 등의 메시지는 같은 예약을 한 사람들이 있다는 신뢰를 통해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부드러운 개입이다.

오픈마켓 검색 시 해당 제품 판매량도 노출하거나 ‘낮은가격순’, ‘높은가격순’, ‘신제품순’과 함께 ‘판매인기순’을 포함시키는 것도 부드러운 개입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을 유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넛지는 소비자들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순기능을 하는 경우도 많지만 기업의 마케팅 기능에만 충실한 경우도 있다”면서 “순기능을 가진 넛지는 이를 통해 유도된 행동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충분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